영양(교)사 희생양 만들기 “가슴이 문드러진다”
영양(교)사 희생양 만들기 “가슴이 문드러진다”
  • 편집팀 기자
  • 승인 2016.09.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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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조정실 발표 내용 들여다보니…부실한 시스템과 학교장 및 행정실 책임이 더 커긴급 현장상황 감안없이 무조건 ‘비리 낙인찍기’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이하 국조실)의 ‘학교급식 실태점검 및 개선방안’ 발표로 다시금 학교급식이 전 국민의 도마 위에 올랐다. 하지만 학교급식 관계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은 점검결과가 다소 과장됐고, 개선방안은 학교급식의 몰이해가 낳은 ‘빛 좋은 개살구’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일부 관계자들은 ‘학교급식이 더 후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는 가운데,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영양(교)사들이 학교급식 비리의 핵심이라는 왜곡된 시각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본지가 국조실이 발표한 학교급식 실태점검 내용 중 영양(교)사와 관련이 있는 ‘학교급식 회계 및 급식관리’ 분야를 전문가들과 분석해 본 결과, 상당부분이 부실한 시스템이나 학교장 및 행정실장의 책임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타 분야 실태점검 내용은 우측 박스 참고>

▲ 계약법령 위반 = 국조실은 4가지 적발사례를 예시로 발표했다. 구체적인 예시내용은 ▲사례1-인천 ○○고교는 최근 2년간 5천만 원 이상인 공산품 구매를 하면서 3~4개 업체를 미리 지정하여 그 업체들만 입찰에 응찰할 수 있도록 함 ▲사례2-강원 ○○여고는 학교급식 식재료를 집단급식소 판매업 신고를 받은 업체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아야 함에도 교내 매점과 수의계약으로 최근 2년간 1억2천1백만 원의 음료수를 구입 ▲충남 ○○여고는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월 단위 식재료 구매 원칙을 무시하고 동일 품목을 2주 단위로 분할하여 최근 2년간 3억 8,600만 원의 계약을 체결 ▲사례4-경북 ○○초교는 원산지표시 위반으로 입찰 참여 제한기간 중에 있는 ○○업체에 대하여 부정당업자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2015. 7~10 기간 중 총 6,900만 원의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위 4가지 사례 모두 명백한 위반사항에 해당된다. 사례1~3을 보면 계약관련 절차를 의도적으로 무시한 사항으로 ‘학교급식의 계약업무 당사자인 학교장 또는 행정실장이 개입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학교 현장의 반응이다.

서울지역 A초등학교 영양교사는 “분명 잘못된 계약이지만 만약 학교장과 행정실장이 지시한다면 영양(교)사로서 거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특히 비정규직인 영양사의 경우 학교장과 행정실장에게 찍혀 업무 관련 트집잡기 등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털어놓았다.

사례4의 경우는 향후 언제든 모든 학교가 적발 대상자가 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진 문제의 예로 분석된다. 서울지역 B초등학교 영양사는 “eaT시스템, 나라장터 등 학교급식 식재료 구입 시스템은 정부가 권장하는 곳으로 부정업체가 입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태만한 정부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영양(교)사에게 책임져라고 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 예산 부당집행 = 국조실은 4가지 적발 사례를 예시로 발표했다. 구체적인 예시 내용은 ▲사례1-부산 ○○고교는 2015. 2 기존의 계약 품목 외 후식류 등을 입찰 과정 없이 납품업체로부터 추가로 1,200만 원을 구매하여 당초 계약금액(3,260만 원) 대비 36.5% 증액된 금액 4,460만원을 업체에 지급 ▲사례2-대구 ○○초교는 2015. 1. 21 수익자 부담금 집행 잔액으로 식단 변경이나 계약 절차 없이 한우갈비 23kg 120만 원을 구입하여 교직원에게 갈비찜을 중식으로 제공 ▲사례3-경북 ○○중학교는 2015. 2 교원휴게실 설치공사를 발주하면서 학교급식 운영비에서 공사대금 669만 원을 부당하게 지출 ▲사례4-서울 ○○고교는 식수인원이 적다는 이유로 매일 6:30이전에 식재료 공급업체들이 배송을 완료하고 그때 영양사가 대면 검수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례1의 경우 2월에 구매가 진행된 것으로 보아 학년도 최종 급식비 정산을 잘못해 남은 급식비로 추가 구매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경북지역 중학교 C영양교사는 “급식비 정산은 원칙적으로 행정실에서 하는 것이며 특히 사례1 학교가 고등학교인 점을 감안하면 수익자 부담금이기 때문에 행정실의 업무 과실을 벗어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만약 행정실의 과실이 없었다면 평소 급식비 미납 학생들이 많은 학교로 학년을 마칠 때까지 원활한 급식운영을 위해 계획적(업체의 식재료 대금 정산을 해야함으로)으로 급식비를 남겨뒀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사례2의 경우 사립학교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유는 초등학교에서 학부모 수익자 부담금 집행 잔액이 발생했고, 교직원들만 따로 특정 메뉴 제공이 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D학교급식 관계자는 “사례2의 경우 교직원도 수익자 부담 급식비를 내고 있고 금액도 120만 원 정도의 소액으로 계약절차 없이 제공했다는 것이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닌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특히 초등학교는 교직원과 학생 메뉴를 따로 마련하지 않기 때문에 더 문제가 될 게 없다는 것.

사례3에 대해서는 영양(교)사들도 분명 잘못된 부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교장과 행정실장이 업무를 몰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실제 감사에 걸리지 않으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사례4는 소규모 학교들이 공통적으로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점을 정부는 감안해야 한다는게 공통적인 의견이다. 전북지역 초등학교 E영양사는 “업체들이 소규모 학교는 이익이 적어 오히려 학교에서 납품해달라고 사정해야 한다”며 “영양(교)사가 반드시 검수토록 하려면 오전6시 30분 이전에 출근하고, 이에 대한 초과근무 수당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조실의 적발사례 분석에 다양한 의견을 내놓은 학교급식 영양(교)사들은 계약 이후 식단변경 등으로 추가로 식재료를 구매하는 경우 재입찰을 거치지 않고 업체 견적만으로 구입해 납품가액 상승을 초래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계약 업무는 보통 매월 15~20일 전에 완료되고 식재료 추가가 일어나는 경우는 급식 당일 임박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재입찰은 현실적, 행정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 현재 학교급식에서 계약 이후 식재료를 추가로 구입해야 하는 사례는 학사일정 변경, 납품업체의 납품과정 상의 문제, 영양(교)사의 업무실수 총 3가지의 경우로 분석된다.

이들 영양(교)사는 “천재지변으로 인한 학사일정 변경이나 교내 사정 등 각종 이유로 간혹 발생할 수 있는 식재료 추가는 불가피하며, 납품된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납품회사가 당일 교환이 불가능할 때 다른 회사 제품이라도 조달해 급식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 한다”며 “약속된 메뉴가 제공되지 못하면 부실급식 논란에 휩싸이기 때문에 학교 영양(교)사라면 긴급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쓰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촉각을 다투는 상황에서는 긴급하게 대체 제품을 가져다 준 업체에게 입찰 시 낙착률에 맞춰 견적을 요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 역시 업체 입장에서는 ‘학교의 갑질’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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