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에 사용되는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등급을 조작해 납품한 급식 재료 납품업체들이 경찰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 대는 지난 7일 학교급식법 위반등 혐의로 15개 납품업체를 적발, A푸드 대표 조모(50)씨 등 6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3월부터 지난 5월까지 광명과 평택등 경기 남부지역 10개 시·군 19개 학교에 725차례에 걸쳐 등급을 조작한 국내산 쇠고기 5,888㎏과 돼지고기 2만 8,425㎏을 납품, 3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조사결과 학교급식용으로 납품할 수 없는 등외 등급의 쇠고기와 3등급 이하 돼지고 기의 축산물 등급판정확인서를 위· 변조해 높은 등급으로 속여 판매했다. 또 육우도 한우로 둔갑시켜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학교급식법에 따르면 학교급식 축 산물의 경우 쇠고기는 3등급 이상, 돼 지고기는 2등급 이상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축산물 등급판정확인서 원본의 등급 및 품종을 칼과 고무인등을 사용해 높은 등급으로 고친 뒤 대량 복사해 학교에 제출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축산물등급판정소는 쇠고기의 경우 등급판정확인서를 소 1마리당 1장 씩 발행하지만 돼지고기의 경우 여러 마리를 도축해도 당일 도축된 돼지 전체의 등급을 등급판정확인서 1장에 모두 담아 업체당 1장씩만 발행한다. 납품업자들은 이 점을 악용해 도축된 축산물이 저등급으로 판정돼 납품이 불가능할 경우 등급판정확인서 원본의 등급 및 품종을 위·변조했다.이들은 심지어 자신의 회사에 등급판정확인서가 보관돼 있지 않을 경우 다른 업체가 발행받은 등급판정확인 서를 이용, 회사명을 고쳐 학교에 제출하기도 했다.
적발된 업체들은 쇠고기의 경우 주로 등외 등급의 쇠고기를 납품기준등급 이상으로 조작했으며 육우를 한우로 둔갑시켜 납품한 것도 1건 조사됐다.돼지고기의 경우 청소년들의 비만 등을 막기 위해 학교급식법에 지방 두께 30㎜ 이하인 2 등급 이상만 납품하도록 한 점을 고려, 3등급 이하의 돼지고기를 납품등급 이상으로 변조했다.한편 전국 경찰서와 공조해 유사사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글 _ 한상헌 기자 hsh@f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