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당시 보건복지가족부가 발표한 ‘아동·청소년 종합실태조사’에 따르면, 아토피와 함께 편식이 아이들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가장 우려되는 항목 중의 하나로 나타났다. 편식으로 인한 불균형적인 영양섭취는 건강과 성장, 인지 발달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채소 섭취는 비타민과 무기질의 급원이며, 식이섬유소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비만·변비 예방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채소에 대한 편식은 꼭 예방해야 한다.
영·유아기는 두뇌와 신체의 모든 기능이 발달되어 가는 매우 중요한 때다. 아기는 성인의 3배 정도되는 약 1만개의 미뢰를 가지고 태어나 그만큼 맛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8세 이하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잘 감지하지 못하는 채소의 쓴맛을 강하게 느끼고 거부감을 가지는 경우가 많다. 특유의 질긴 식감과 파·미나리·쑥갓·당근 등의 향, 입안에서의 익숙하지 않은 감각에 의해 아이들은 채소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단맛에 대한 선호도는 높아지면서 편식이 시작된다.
최근 어린이들의 채소 편식예방을 위해 푸드브릿지(Food Bridge)를 활용한 편식개선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푸드브릿지는 처음에는 식재료를 만져보고 관찰하는 방법과 다양한 놀이 활동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시킨 다음, 요리를 통해 채소를 단계별로 제공하여 아이들이 싫어하는 채소와 친숙하게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1단계는 채소를 이용한 도장찍기 놀이 등을 통하여 싫어하는 식재료와 친해지는 단계로 아이에게 억지로 먹기를 강요하거나 권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2단계는 채소 형태를 완전히 없애 다른 종류의 음식을 만드는 단계로 요리과정에 아이를 참여시켜 채소의 색과 향에 친숙하게 하면 더욱 효과적이다(예: 파프리카를 갈아 밀가루 반죽을 한 칼국수). 3단계는 소극적 노출 단계로 채소를 다른 재료와 섞어 요리하면서 조금씩 채소의 비율을 높여준다. 이때 최소 5회 이상 같은 비율로 음식을 제공해 친숙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예: 파프리카두부스테이크). 4단계는 적극적 노출 단계이다. 채소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는 셰이크, 셔벗 형태 등이 적당하며 아이가 잘 먹으면 생채소를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다(예: 파프리카주스, 파프리카스틱).
파프리카, 콩, 양파, 당근, 생선류 등 아이들이 싫어하는 식재료를 푸드브릿지에 적절하게 적용시켜 아이들의 편식예방을 돕는 것이 중요하다. 또 다른 방법으로 싫어하는 음식에 대해 또래 친구들과 함께 놀거나 운동하면서 같이 먹게 하는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푸드브릿지 활동에서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첫째는 같은 재료를 활용하여 똑같은 요리를 반복해서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조리법을 통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먹는 즐거움을 줘야한다. 둘째는 부모의 조바심으로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가거나 아이를 재촉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받아들이기 까지 최소 10~20번의 반복적 노출이 필요하다. 푸드브릿지의 4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6개월 이상도 걸리는 대장정이므로 아이의 평생 식습관을 만들어준다는 생각으로 ‘조금씩, 천천히, 즐겁게’ 진행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으로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해 나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