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 작업환경 ‘위험수위’ 개선 시급
학교 급식실 작업환경 ‘위험수위’ 개선 시급
  • 이의경 기자
  • 승인 2017.02.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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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급식실 조리종사자 산업재해 실태조사보고회90.2% 근골격계질환 경험 “배치기준 조정해야”
▲ 지난달 24일 학교급식실 조리종사자 산업재해 실태보고서 설명회가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경기도 내 학교 급식실 작업환경이 위험수위에 달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승남 경기도의원과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하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24일 경기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급식실 조리종사자 산업재해 실태조사보고서 설명회’를 열고 실제 급식실에서 발생한 산업재해 사례를 발표하고 위험성을 지적했다.

안 의원은 “학교급식에 대한 학부모들의 요구는 높아지는 데 반해 이를 담당하는 조리종사자들의 작업환경은 나아지지 않고 오히려 산업재해 발생률이 다른 업종에 비해 월등히 높은 실정”이라며 “이런 현실을 사회적으로 알리고 문제해결을 위해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말했다.

학비노조 경기지부가 지난해 11월 급식실 산업재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학교별로 급식실 조리종사자 1인당 담당하는 학생수는 초등학교 169명, 중학교 150명, 고등학교 145명으로 전국 평균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의 ‘2014년도 학교급식 실시현황자료’에 따르면 1인당 급식인원 평균은 초등학교 159명, 중학교 145명, 고등학교 142명이다.

또 급식실에서 사고나 질환으로 치료경험이 있는지 묻는 항목에서는 근골격계질환은 90.2%(1133명)가, 사고 경험은 68.2%(829명)가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조사결과 근골격계질환 의심자(당장 치료가 필요한 수준)가 63.8%로 타 교육청 급식실 조리종사자나 자동차 부품사업장 근로자보다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병원이나 약국에서 치료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경우 근골격계질환(허리, 어깨, 손목, 무릎 등 통증) 90.2%, 사고(넘어짐, 부딪힘, 칼로 베임, 화상 등) 68.2%, 피부질환 34.6%, 난청질환 34.1% 등이었다.

또한 ‘근무 중 정해진 별도의 식사시간이 있는지’에 대해 55%가 없다고 응답했다. 심지어 별도의 식사시간을 부여받은 경우에도 평균 식사시간은 28분이었다.

이 밖에도 지난 한 해 동안 개인적인 일로 휴가를 신청하고 싶었으나 신청하지 못하고 나와서 일한 날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90.5%가 그런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병가, 휴가 사용불가 사유에 대해서는 ‘동료들한테 미안해서’, ‘대체를 구하지 못해서’ 등으로 응답해 현 급식실 배치인원 중 단 1명이라도 빠질 경우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정도로 열악한 근무환경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급식실 종사자는 주로 여성, 중·장년층으로 화기와 날카로운 도구 사용으로 인한 사고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직종별로 평균 연령은 조리사가 50.3세, 조리원은 40세 등이다.

집단 직업병 발생 사례로는 2011년 서울의 한 고등학교 급식실 조리종사원들이 자외선 살균소독기에 의해 눈과 피부질환 증상이 집단 발생하기도 했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산재사고 사례와 관련한 현장발언도 있었다.

A학교 조리종사자는 전보발령 후 3일 만에 야채절단기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이는 학교 급식실마다 방식이 다른 작업공정 및 작업기구 등이었음에도 적응할 수 있는 적절한 시간과 교육 등이 이뤄지지 않아 발생하는 산업재해라고 지적했다.

또 급식실 근속연수가 18년차인 B조리실무사는 20kg의 쌀을 혼자 들어 올리다 힘줄이 끊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대체 근무자를 구하지 못해 병가조차 사용하지 못하고 일을 하다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돼서야 산업재해 신청을 한 경우도 있었다.


학비노조 경기지부 관계자는 “학교 급식실의 산업재해 및 안전문제는 이미 폭발 직전”이라며 “높은 재해발생율을 낮추기 위해 급식실 배치기준 조정 등을 위한 협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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