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사 직무규정 신설 강력 반발
조리사 직무규정 신설 강력 반발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8.12.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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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사協, “고유권한 침해·절차상 하자” 원천 무효 주장

학교영양(교)사와 학교조리사의 직무규정 관련 협의가 쉽게 진행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한영양사협회는 학교급식법 시행령 개정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교육과학기술부 압박에 들어갔다. 지난 9월 19일 양 단체가 서명한 ‘직무규정 조정 합의서’의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원천 무효화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 대한영양사협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전국대학교식품영양학과교수협의회, 한국대학식품영양관련학과교수협의회 등 4개 단체는 지난 3일 교과부가 있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교과부의 학교급식법 시행령 개악 추진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한영양사협회(이하 영양사협회)를 비롯해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와 전국대학교식품영양학과교수협의회, 한국대학식 품영양관련학과교수협의회 등 4개 단체는 지난 3일 교육과학 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있는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교과부의 학교급식법 시행령 개악 추진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전국 8,700여 명의 학교급식 영양(교)사의 역할 축소에 따른 급식관리 업무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고 학생 760여만 명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학교급식법 시행령상 조리사 직무규정 신설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학교급식법 시행령상 규정된 영양교사의 고유 직무와 권한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조리사 직무 신설을 즉각 중단할 것을 수차례 촉구했으나 교과부에서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교과부가 제시한 안에 대해 의견수렴 절차도 없이 참석자를 몰아붙여 ‘합의서’를 작성해 충분한 논의의 기회를 원천 봉쇄한 처사는 졸속행정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장에서 고명애 영양사협회 정책국장은 “교과부는 협의회 당일 합의서를 작성한다는 사전통보도 없이 영양교사 와 조리사 대표 2명씩 참석시킨 1차 업무협의회를 주재하면서 회유와 압력으로 협의를 종용해 불과 몇 시간 만에 조리사 직무 신설을 추진했다”며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인데, 시간 을 주지 않고 의견수렴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은 분명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또한 고 국장은 “영양사는 영양을 책임지고, 조리사는 조리를 책임지는 업무로 자격증이 다르다”며 “맛내기를 담당하는 조리사에게 영양사의 권한인 관리업무를 넘겨주는 것은 안되며 현장의 소리를 들어보고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쳐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경련 한양여자대학 식품영양과 교수는 “조리사는 위생적인 면을 전문적으로 교육받지 않는다”며 “영양사의 경우에는 대학에서 HACCP와 같은 위생에 관한 전문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하지만, 기능직인 조리사는 그런 교육을 받지 못한다”고 밝혔다. 또한 조 교수는 “운전면허증이 있다고 해서 자동차를 정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듯, 총괄적인 관리 업무는 영양사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영양사협회 김경주 회장 등은 단체를 대표해 교과부 학생건강안전과를 항의방문해 단체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방문을 통해 영양사협회는 “지금까지 교과부에서 이야기는 영양사와 조리사의 직무 조정 합의라는 문구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영양사의 직무는 이미 법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영양 사와 조리사의 직무조정이 아니라 ‘조리사 직무 신설’로 정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3시 영양사협회와 한국조리사회중앙 회(이하 조리사회)는 교과부 학생건강안전과에서 ‘직무규정 관련 조정회의’에 참석해 지난 9월에 이어 두 번째 협의회를 가졌지만 서로의 입장만 전달했을 뿐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3시간 여의 긴 회의를 통해 양 단체의 회장단은 서로 의견을 나누기는 했지만 ‘합의안’에 대한 어떠한 합의점도 찾지 못하고 회의는 끝이 났다.
영양사협회는 “이날 회의에서 직무규정 합의안의 조리사 직무 신설 5가지 항목 중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5번 항목이다” 라며 “이 항목은 ‘그밖에 학교급식에 관한 사항’이라는 표현을 ‘그밖에 조리 실무에 관한 사항’으로 바꾸는데 어느 정도 합의 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2, 3, 4번 항목은 문구 하나 넣고 삭제하는데 양 단체 모두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 동안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직무규정 합의의 핵 심인 1번 항목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했다. 교과부는 회의 참석 요청 공문을 통해 회의 목적을 ‘영 양교사와 조리사의 직무규정 합의안 재검토 및 최종 조정회의’라고 밝혔다. 그러나 교과부의 예상과는 달리 최종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법령 개정은 쉽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내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인 교과부 입장에서는 난감하다.

교과부는 입법예고는 양 단체가 어느 정도 합의가 진행돼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양 단체가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연내 개정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교과부 학교급식 담당 사무관은 “정부 부처에서 법령을 개정하는데 이견이 있다고 해서 모두의 입맛에 맞게 법을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며 “의견 조정을 하는 것은 학교급식소에서 매일 만나는 사람들끼리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 전에 최대한 의견을 맞춰 진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금주 내에 다시 한 번 양 단체의 대표와 함께 조리사 직무 신설 관련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교과부 민원 답변은 모두 똑같다?
A4 두장 분량 민원, 답변은 “참고하겠다”뿐


청와대와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의 게시판에 학교급식 조리사 직무 신설 관련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민원의 주요 요지는 지난 9월 19일 학교영양사회와 학교조리사회의 ‘직무규정 조정 합의서’에 대한 부당성을 제기하는 것으로 청와대 국민신문고 홈페이지 ‘공개제안’에 이와 관련된 글이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해당 부서인 교과부의 답변은 초지일관 똑같다. 답변을 보면 “제시하신 의견은 관련 업무에 참고하도록 하겠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라고 돼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민원을 제기한 서울의 모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청와대 홈페이지에 직무신설 문제와 관련해 5가지 질문을 A4 용지 두 장 분량으로 적어 민원을 넣었는데 답변은 인사성 멘트밖에 없었다”며 “공개제안 페이지를 찾아보니 다른 민원들도 나와 똑같은 답변이 적혀 있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에서는 “추진 중인 정책이나 확실히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라 답변이 같을 수밖에 없다”며 “이번 건도 대부분 민원 내용이 같고 어떠한 내용의 답변을 하더라도 영양사와 조리사 양 단체가 모두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교과부는 “민원에 대한 답변이 다를 경우 그에 대한 2차, 3차 민원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교과부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민원인들은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한 초등학교 영양교사는 “민원을 제기하는 것은 그 사안에 대한 정부 부처의 추진 사항이나 그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서인데 이렇게 성의 없는 답변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글_한상헌 기자 hsh@f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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