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선 조사 식품의 유해성 논란
방사선 조사 식품의 유해성 논란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4.0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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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선 “안전”, 시민단체 “검증안돼” 맞서방사선 조사로 비타민 B·C 등 파괴…영유아 급식엔 사용 말아야

 

이달 초 국내 유명 유업체 4곳이 이유식 제품에 방사선을 쬔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농수산가공식품 분야의 국제통용규격인 코덱스(Codex)에 따르면 영유아식에 방사선 조사 식품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을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이 권고에 따르고 있는데, 이번에 방사선 조사 원료가 이유식에서 검출된 것이다. 그중에는 유기농 제품으로 표기된 것도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은 매일유업, 파스퇴르유업, 일동후디스, 남양유업의 이유식 제품에서 방사선 조사 식품의 원료가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매일유업의 ‘3년정성 유기농맘마밀 12개월부터’, 파스퇴르유업의 ‘누셍앙쥬맘2’, 일동후디스의 ‘후디스 하이키드(고소한 맛)’, 남양유업의 ‘남양 키플러스 바닐라맛’ 등이다.
현행 식품 공전에 따르면 영·유아용 이유식에는 방사선 조사 원료를 사용할 수 없다.특히 매일유업의 ‘3년정성 유기농맘마밀’과 파스퇴르의 ‘누셍앙쥬맘2’는 유기농 표시 제품으로 현행 유기농 표시규정까지 중복 위반했다. 식품위생법 제10조 규정에 근거한 ‘식품등의표시기준’의 유기가공식품의 기준에서“유기가공식품에는 방사선 조사 원료를 사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이제는 유기농 제품도 믿을 수 없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방사선 조사 식품이란 발아 억제, 살균·살충, 숙도 지연 등의 목적으로 방사선 에너지를 쪼인 식품을 말한다. 방사선 에너지는 식품을 통과하여 열에너지로 소멸되므로 방사선이 남지는 않는다. 흔히 소비자들이 착각하는 방사능 오염과는 다르다. 식약청에 의하면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식량농업기구(FAO), 국제원자력기구(IAEA), 미국식품의약품청(FDA) 등이 50년 이상 걸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안전성을 인정했다고 한다. 이에 한국을 포함한 세계 52개국이 230여 종의 식품에 조사를 허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감자, 양파, 마늘, 밤, 건조향신료, 조미식품, 소스류 등 26개 제품이 방사선조사 허용 품목이다. 반면 일본은 감자 1개만허용하고 있다.

정부는 방사선 조사 식품이 안전하다고 하지만, 소비자단체들의 생각은 다르다. 유해성이 아직 100%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방사선 조사 식품의 경우, 식품에 높은 에너지를 투과함으로써 독성 물질이 배출되거나 일부 영양소가 변질될 수 있다. 김자혜 소비자시민모임 사무총장은“WHO에서 식품에 방사선을 쬐는 기준만 마련되어 있을 뿐, 방사선 조사 식품을 어느 정도 먹어도 안전한지 측정된 자료는 없다”며, “국제소비자기구도 방사선 조사 식품은 안전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았으므로 될 수 있으면 로컬푸드를 먹으라고 행동강령에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덱스에서 영유아 이유식에 방사선 조사식품을 금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주운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에 의하면 방사선 조사로 열에 약한 비타민 B, C가 파괴되기 때문에 완전한 영양성을 보장받아야 하는 영유아에게는 제한하는 것이라고 한다.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는 어른과 달리 영유아들은 이유식으로만 영양을 섭취하기 때문이다.
한편 식약청 발표에 따르면 이번 유아식 사건에는 방사선을 과잉 조사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유해 물질인 ACB(AlkylCyclobutanone)는 검출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방사선 조사 식품 실험이 아직 이루어진 바 없는 만큼 소비자들은 안심할 수 없다.

방사선 조사 식품의 안전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특히 위생을 강조한다. 방사선 조사는 식품에 존재하는 대장균, 살모넬라, 황색포도상구균 및 노로바이러스 등 미생물을 효과적으로 사멸시킬 수 있어 식중독 예방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현재 미국은 55개 식품에 방사선 조사를 허가하고 있다. 또한 미국 농무부(USDA)는 식중독 사고를 원천봉쇄하기 위해 2003년 5월국립학교 점심 급식 프로그램에 방사선 조사된 쇠고기(햄버거 포함)의 공급을 승인, 2004년부터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방사선이 조사된 햄버거를 급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일각에서 식중독 예방에 좋다며 방사선 조사 식품의 단체급식 사용을 주장하고 있다.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는 방사선조사기술이 적용된 새로운 형태의 단체급식 관리체제인‘RT-HACCP(Radiation Technology based Hazard Analysis Critical Control Point, 방사선조사기술 기반 위해요소중점관리)’ 구축을 위한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어느새 우리 삶에 바짝 다가온 방사선 조사 식품은 앞으로 단체급식에서도 중요한 논란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사선 조사 식품의 유해성에 대해서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알고 먹는 것과 모르고 먹는 것은 다르다. 작년 12월에는 면류와 가공식품에서 방사선 조사 원료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소비자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그러나 이들 제품 가운데 방사선 처리를 표시한 제품은 하나도 없었다. 원재료에 방사선을 쬔 경우에도 이를 표시하도록 한 선진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최종 완제품에 방사선을 조사한 제품만 표시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우리나라도 2010년부터 방사선 조사 식품의 원재료 표시도 의무화된다. 소비자의 알권리를 위해서다.
소비자들이 지금 믿지 못하는 것은 방사선조사 식품의 안전성보다 본인 의지와는 상관없이 방사선 조사 식품을 섭취하게 되는 허술한 관리 구조다. 당국은 방사선 조사 식품임을 정확히 구별해낼 수 있는 검지법 기술의 향상과 방사선 조사 식품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방사선 조사 식품 불안하다” 75.3%

최근 방사선 조사 분유 사건으로 이유식에 대한 불안감이 다시 높아졌다. 이에 행복한 학부모 포털 부모2.0(www.bumo2.com)과 대한급식신문이 공동으로 ‘방사선 조사 식품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그 결과 ‘방사선 조사 식품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있는 만큼 먹기가 불안하다’는 의견이 75.3%(360명)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인체에 해롭기 때문에 먹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16.9%(81명)나 차지해 대부분의 부모들이 방사선 조사 식품의 유해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농산물의멸균 효과, 발아 억제 등을 위해 ‘오히려 위생적이고 필요하다’는 의견이 6.3%(30명), ‘국가에서 허용하고 있으니 먹어도 별 위험이 없다’는 의견이 1.5%(7명)로 긍정적인 답변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아이디 ‘혼돈속으로’는 “7개월 된 둘째 아이가 한참 이유식을 먹고 있다”며 “방사선 조사 식품의 안전성이 100% 확인되지 않은 이상 내 아이에게 먹일 수 없다”고 강력히 반대했다.
또한 “알지 못하는 유전자 변형이 있을 수 있고, 그것을 먹은 2차 3차의 피해가 언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는데, 현재 정부 및 조사기관에서 발표하는 내용을 100% 믿을 수 없다”고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방사선 조사 식품이 영유아급식이나 학교급식에 사용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물음에 ‘절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의견이 74.3%(355명)로 반대 의견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사용해도 된다’는 의견은 3.8%(18명)에 불과했다.
방사선 조사 식품의 인지도를 묻는 질문에‘한번쯤 들어본 것 같다’는 의견이 49.8%(238명), ‘처음 듣는 생소한 식품’이라는 의견38.5%(184명)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는 부모2.0 홈페이지에 실명인증을 받은 전국 유·초·중·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난 3월 13일부터 18일까지 온라인으로 진행한 것으로 총 478명이 설문에 참여했다.

글_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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