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선진급식 현장 탐방 - 제8보병사단 독수리연대 ‘독수리식당’
군부대 선진급식 현장 탐방 - 제8보병사단 독수리연대 ‘독수리식당’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7.2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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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최초 HACCP설비 갖춰에어건·전투화세척장 등 군급식만의 특별 위생 관리

 

군급식이 진화하고 있다. 최근 군대에 HACCP 설비를 갖춘 급식소가 들어서고 있다. 군대에서 발생하는 식중독 사고는 특히 군인의 건강은 물론 군 전체의 전투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치명적이다. 이러한 식중독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군급식이 HACCP 설비를 갖추며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육군 최초로 HACCP 설비를 갖춘 ‘제8보병사단 독수리연대 독수리식당’의 다양한 면모를 통해 군급식의 선진화 모델을 살펴본다.

 

 

 

점심시간, 강경민 일병은 에어건으로 군화의 먼지를 깨끗이 털고 급식소 안으로 들어간다. 입구에 들어서면 전투화세척장과 손세척장이 먼저 장병들을 맞는다. 장병들은 그곳에서 손을 씻고 전투화의 미세한 먼지까지 물로 씻은 후 비로소 식당 안에 들어간다.
문 옆에는 오늘의 메뉴와 식중독 예보 지수가 적혀 있다.이렇게 위생을 철저히 점검한 상태에서 장병들은 식판을 들고 배식을 받는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급식소 안에서 먹는 밥은 꿀맛이다. 흘러나오는 최신가요에 기분까지 흥겹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들은 꿈 같은 얘기라고 하겠지만 이미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의 군급식이 선진화되고있다. 최근 경기도 포천시 제8보병사단 독수리연대(이하 독수리연대)에 ‘육군 HACCP 설비 식당 1호점’이 들어섰다. 국방부는 앞으로 육군 전체에 새로 짓는 식당은 HACCP인증을 받을 계획이다.

 

 

HACCP 설비 갖춘 선진 군급식소


독수리연대는 올해 4월 급식소를 새로 개장했다. 일명 독수리식당으로 불리는 이곳은 육군 최초로HACCP 설비를 갖춘 군급식소다. 이곳은 특히 군급식만의 특별한 HACCP 설비가 있어 더욱 눈길을 끈다.
바로 에어건과 전투화세척장이다. 야외에서 전투훈련을 많이 받는 군인들의 군화와 군복에는 대부분 먼지 등의 오물이 묻어있다. 이런 상태로 급식소에 들어가면 군화에 묻은 각종 먼지와 세균이 급식소 내부에 날려 위생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식당 앞에 에어건을 비치해 간편하게 군화나 군복의 먼지를 털고 들어갈 수 있게 했다. 에어건은 강한 공기 바람을 방사해 먼지를 깨끗이 제거한다.

이것만으로도 부족해 독수리연대는 급식소 입구에 전투화세척장과 손세척장도 설치했다. 분무기에서 시원하게 나오는 물로 군화를 한 번 더 씻고 손을 닦는다. 식중독 예방 관리의 1순위인 ‘손 씻기’ 외에도 군화를 청결하게 해 위생관리에 완벽을 기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소독발판에 군화를 찍고 들어가는 것도 잊지 않는다. 출입구 벽에 붙은 ‘식중독 예보 지수판’도 눈에 띈다. 대한급식신문이 취재 갔던 지난달 24일 식중독 예보 지수는 ‘경고’ 단계로 게맛살볶음이 주요 관심 메뉴였다. 매끼마다 식중독 위험성이 높은 음식을 관심 메뉴로 적어놓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이날 점심 메뉴는 된장찌개, 쌀밥, 감자조림, 게맛살볶음, 총각김치였다.직접 맛을 보니 기업체급식이나 학교급식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맛있었다. 강경민 일병은 “식당이 새로 지어져 쾌적한 환경에서 기분 좋게 식사할 수 있어 좋고 위생적으로도 안전합니다”라며 여유롭게 밥을 먹었다. 강 일병은 이곳 메뉴 중 닭고기, 쇠고기 등을 넣고 끓인 미역국을 최고로 뽑았다.

식사 외에도 매일 우유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과일, 주스, 떠먹는 발효유, 식혜, 아이스크림 등 다양한 후식도 제공된다. 이날은 햇볕이 쨍하게 더운 날이었는데, 시원한 수박이 후식으로 나왔다. 위생관리도 철저하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식품방역장교가 분기마다 신속미생물검사를 한다.
도마, 식판, 칼 등 조리도구와 조리병들의 손에서 대장균이 나오는지를 검사기를 이용해 점검한다.한편 이곳 식판에는 이름표가 없다. 보통 군대에서는 자기가 먹은 식판은 자기가 닦기 때문에 식판에 이름을 붙여놓는다. 그러나 독수리식당은 식기세척기를 도입해 식판을 통합관리하고 있다.
먼저 각자 먹은 식판의 잔반을 비우고 물로 가볍게애벌 세척하여 건네면 취사지원병이 세제로 설거지한 후 식기세척기에 넣는다. 그러면 깨끗이 닦인 식판이 식기세척기에서 자동으로 나온다. 박기민 상병은 “식판을 직접 닦지 않아도 되니 남는 점심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 좋다”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식당을 나갔다.

설문조사 등으로 만족도 높여

독수리식당은 식수 인원이 430명이다. 식단은 군단 5급양대에서 일괄 제공한다. 하지만 매달 만족도 조사를 통해 장병들이 선호하는 메뉴를 선정해 이를 식단에 반영한다. 지난번 설문조사에서 선호도가 높은 메뉴로 닭죽과 쫄면이 뽑혔다. 이렇게 장병들의 의견을 반영해 급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독수리식당은 급식을 총괄하는 분대장, 쌀과 부식을 담당하는 1종 계원 그리고 조리병 5명 등 7명이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어머니 손맛을 내주는 조리원 1명이 있다. 이처럼 대대별로 조리원이 있어 맛을 내고 조리를 총괄한다고 한다. 이 밖에도 취사지원병 6명이 있다. 취사지원병은 순번제로 배식, 증·후식 배분, 식판설거지, 식당청소 등을 담당한다. 이전에 고등학교 급식소에서 5년간 근무했다는 김영매 조리원은 “아들에게 밥 주는 것 같아 즐겁게 일하고 있다”면서 “밖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취사병들이 요리를 잘하고 일도 힘들지 않아 좋다”고 말했다.
김 조리원은 아들 2명이 있는데 현재 아들 1명은 군에 가 있다고 한다. 조리병인 김기동 상병은 칼솜씨가 아주 능숙했다. 피망, 감자등 채소를 써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았다. 입대하기 전에 식품영양학과 푸드스타일리스트 전공을 했던 김 상병은 “전에는 김치찌개정도만 끓일 수 있었는데 이곳에서 웬만한 요리는 다 할 정도가 됐다”며 요리 솜씨에 자부심을 보였다.

조리병 지원자들 중에는 식품영양학과나 조리학과 출신들이 많다고 한다. 한편 독수리식당을 총괄하는 조관연 급양담당관은 육군종합군수학교에서 HACCP 팀장 과정 교육을 수료했다. 조 급양담당관은 “전처리실 출입구와 식당 출입구를 구분해 오염을 방지하고 생선과 채소용 도마를 분리해 교차오염을 방지했다”며HACCP 설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줬다.
독수리연대 부대장은 “군대에서 HACCP 설비 도입은 이번이 처음이라 몇 가지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이번 독수리식당의 현대화를 기반으로 HACCP 설비 도입을 육군 전체에 확대할 예정”이라며 “위생 관련 병사들의 인식수준도 높아지고 자부심도 커져 전투력이 올라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부대장은 “앞으로 급양담당관뿐 아니라 조리병들도 HACCP 시스템에 맞는 전문교육을 통해 이 시설이 더욱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글_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허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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