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케팅으로 일군 또 하나의 경영성과
문화마케팅으로 일군 또 하나의 경영성과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10.12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새싹종합식품 김해경 대표

국산 참기름은 수입산에 비해 값이 비싸다. 그러나 품질만 믿을 수 있다면 소비자는 다가온다. 가격은 판매의 걸림돌이 아니다. 웰빙시대에는 때론 가격보다 질을 더 중시하기 때문이다. 새싹종합식품은 ‘100% 국산 참기름’으로 소비자의 신뢰를 얻으며 기업을 키우고 있는 강소(强小)기업 중 하나이다. 고품질 경영에 이어 새롭게 문화마케팅을 전개해 다시 한 번 소비자의 마음을 끌고 있는 김해경 대표(51). 정부는 그의 문화마케팅 성공사례를 호평하며 내년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신규 사업으로 채택했다.


 

 

- 문화마케팅의 일환으로 마련한 퓨전음악회의 공연성과가 컸다는 평가다.

▶ 식품사업에 문화를 더하면 회사의 품격과 브랜드 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해 영양사들을 초청, 지난 5~7월 서울과 부산, 광주, 대구에서 피아노와 가야금의 앙상블 ‘퓨전음악회’를 열었다. 음악회 이후 우리 회사의 주 고객인 영양사들의 새싹을 바라보는 인식이 달라졌다.“경험하기 어려운 기회를 줘 고맙다”는 e메일을 보내준 영양사들도 있었다. 작은 기업이니까 적극적인 홍보·광고 대신 기획한 것인데, 회사 이미지 향상과 매출 증대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 문화마케팅이란 문화를 매개로 고객의 감성을 자극해 기업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경영활동인데 뭔가 ‘씨앗’이 있었을 것 같다.

▶ 그렇게 거창하지는 않다. 5년 전부터 사내외에서 펼쳐 온 작은 문화행사를 조금 확대한 것뿐이다. 고객의 생일·출산 등의 선물로 음악CD를 건네기도 하고, 직원들 가족과 영화를 보고 저녁식사를 하는 등의 수준에서 초청 음악회로 조금 격상시킨 것이다. 물론 앞으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더 확대할 방침이지만…. 고객이든 직원이든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회사”라는 느낌을 주는 일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 아이디어가 있어도 규모가 작은 회사로서는 현실로 옮기기 어려운 프로젝트인데.

▶ 여러 가지 경영자과정 교육을 받은 학습효과라고 생각한다. ‘씨티코스리 여성기업 아카데미’에 이어 지난 15일부터 4개월 과정의 문화경영아카데미 강좌를 듣고 있다. 자기계발에 대한 지속적인 노력 덕분에 ‘기업을 어떻게 경영하느냐’에 대한 시각을 넓혔고 문화예술분야에 대한 평소의 관심과 결합해 현실로 옮길 수 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생각은 실현을 위한 기초’이다.

- 김 대표가 직접 기획하고 추진하는 것인가?

▶ 우리 회사 홍보이사로 근무하는 딸(황금실. 27세-남편 황씨와 김 대표가 맺은 열매란 뜻의 이름)이 처음부터 끝까지 행사를 주도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고, 재작년 미국 줄리어드음대에서 공부를 더하고 돌아와 4명으로 구성된 칼리아그룹을 결성하고 올해 초 문화마케팅의 기획부터 연주까지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클래식도 대중이 즐겨야 하고 그래야 진정한 음악’이란 신념으로 고객, 서민과 함께 하는 ‘해설이 있는 퓨전음악회’를 만든 것이다.

 

 

▲ 지난 7월에 열린 칼리아그룹의 퓨전음악회 모습.

 

- 중소기업청에서 새싹의 문화마케팅 성공사례를 보고내년도 새로운 중기 지원사업 아이템에 포함 시켰다는 것이 사실인가?

▶ 그 동안 중기청과 중소기업중앙회, 문화관광부, 예산심의위원회 등에서 ‘중기 문화경영 성공사례’란 제목으로 발표했다. 중기청은 예산확보를 통해 내년도 새 사업 아이템으로 결정해놓았고, 중소기업 문화경영사업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다. 메세나 협의회에도 우리 회사를 소개했다. 조만간 메세나 활동으로 인정받아 정부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으면 11월쯤 구로디지털단지에서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영양사들은 물론 중소기업 CEO들과 유관기관의 VIP 등을 초청할 생각이다. 내가 직접해 보니까 너무 좋아서 다른 중소기업 대표들에게도 문화체험을 시켜주고 싶었다. CEO들의 체험이 선행돼야 그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자각하고 기업의 문화활동이 확산될 것이라 생각한다.

- 일반적으로 문화마케팅의 전제조건으로 경영 안정을 꼽는다.

▶ 제조업은 원자재의 안정적인 확보가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이다. 우리 기업들은 언제나 국제원자재 가격의 변동에 크게 영향을 받는 약한 체질이라 원자재를 적정한 가격으로, 적절한 시기에 80% 이상을 구입하는 것이 성공조건이라고 배웠다. 국산 참깨는 기후와 인력(고령화된 농민)에 따라 수확량이 크게 달라진다. 우리 회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계약재배를 통해 전량수매 하면서 재배면적을 늘리고 있다. 전국의 500여 농가와 10여개의 농협과 참깨 계약재배 약정을 맺고 있어 원재료의 수급은 안정적이고, 신뢰 품질로 학교급식시장을 45% 정도 점유하고 있어 매출도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 영상회의시스템을 일찍 도입한 것도 중소기업으로서는 남다른 결단으로 보인다.

▶ 우리가 투자한 것 중에 가장 잘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전국의 대리점과 인천, 광주로 2원화된 공장 임직원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고 있어 매우 다행스럽다. 집에서 CCTV를 통해 각 공장의 모든 부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도 있어 업무 의질과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처음에 수천만 원의 투자비가 너무 부담돼 고생 끝에 400만 원대의 소기업형을 개발해 설치하게 됐다. 중소기업 관련 프로그램을 기획한 모 공중파 방송에서 우리 회사를 IT기술을 이용해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인 사례로 보도하기도 했다.

- 직원들에 대한 직무교육에도 적극적이라고 들었다.

▶ 사람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좌우하는 자원이다. 이들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하는 회사는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방법만 잘 찾으면 큰 투자 없이 기대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가장중요한 것은 직원들과의 대화, 소통이고 그들에 대한 애정 담긴투자는 늘 필요하다. 지난 7월부터 관리자는 경영교육, 인사부서 직원들은 회계·노무 관련 교육을 시키고 있다. 노동부, 중소기업진흥공단의 무료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한 것이다. 업무 공백이 없도록 두사람씩 교대로 교육시키고 있고, 직원들의 직무능력이 향상돼 전문 인력을 새로 쓸 경우 들게 되는 인건비를 2,000만 원 정도 절약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정부도 중소기업에게 재정적인 지원을 하기보다 교육을 통한 맨 파워 제고 쪽으로 지원방향을 바꾸고 있다.

- 다른 식재료 업체는 이제 학교급식시장에 진입하느라 애쓰는데 새싹은 대조적이다.

▶ 남편이 양념업체에서 오래 근무해 참깨에 대한 관심이 많아 공부를 하게 됐다. 그때 참깨를 껍질 채 먹으면 체내 흡수가 잘 안 된다는 것을 알았고 참깨를 갈아서 조리에 사용하던 우리 조상들 지혜에 착안해 ‘껍질 벗긴 청결 참깨’를 개발해 주목을 끌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이니까 자연스럽게 아이들을 위해 학교급식부터 넣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성공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국민 1%만 믿고 먹어줘도 승산 있겠다”싶어 ‘제대로 된 것. 믿을 수 있는 것’을 모토로 본격적인 국산 참깨와 참기름을 생산하게 된 것이다.

- 본격적으로 시판에 가세한 것은 언제인가?

▶ 올 들어 일반 유통에 참여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명절선물세트 등을 판매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신세계백화점에도 입점했다. 백화점 측에서 우리와 장기적인 독점공급 계약을 맺자고 제안했지만 1년간만 하기로 합의했다. 육종연구가의 도움을 받아 개발한 황금색 참깨 ‘황금실’을 올해 첫 수확했다. 갈색보다 기름도 더 많이 나오고 항산화 물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국산 참깨시장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앞으로의 경영계획을 말해 달라.

▶ 지난달 경영비전을 마련했다. 모토는 ‘국산 농산물 토탈솔루션 1위 기업’으로 정했다. 참깨이력제를 준비 중이다. 제품에 표기된 시리얼 번호를 본사 홈페이지에서 검색하면 재배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농림수산식품부의 기술과제로 선정된 참깨 신품종(F1) 개발에도 전사적인 힘을 쏟고 있다. 경희대, 목포대와 3년간 공동 연구하게 될 F1 품종 은다수확과 기계화 재배가 가능하고 기능성이 뛰어난 종자이다. 내년에 미국의 대형 참깨 재배업체 세사코를 방문하기로 돼 있다. 수확할 때까지 땅에 떨어지지 않는 세스코의 종자를 보고 돌아오면 또 하나의 큰 경영목표가 생길 지도 모르겠다. 국산 참깨의 생산기반을 굳게 다져 계약농가에는 안정적인소득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고품질의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외국산에 잠식당하고 있는 국산 참깨시장을 확대 시켜나갈 것이다. 그 다음에는 나의 진짜 꿈인 어린이집을 운영해볼 생각이다.

 대담_김경호 편집국장 kkh@fsnews.co.kr 사진_ 김승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