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d Tech서울 여의도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의 선택식
Food Tech서울 여의도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의 선택식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9.2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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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 환자들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병원 급식의 올바른 모델 제시…“질환별 특성화 식단 필요”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은 올해 5월부터 당뇨병 환자를 위한 선택식을 도입했다. 기존에도 당뇨병 환자들에게 맞춤식을 제공했지만 일품요리 코너를 새롭게 만든 것이다. 당뇨병은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항상 먹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대개 당뇨병 환자들은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오히려 영양 불균형이나 저혈당이 오기도 한다. 이는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당뇨병 환자 선택식으로 올바른 식사모델을 제공하고 있는 성모병원에 찾아가봤다.

▲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의 조리원이 당뇨병 환자들에게 줄 점심을 나르고 있다.

여의도에 있는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의 점심시간. 이곳에 입원한 당뇨병 환자들은 한식과 일품요리 중 골라서 밥을 먹는다. 지난달 14일 일품요리는 동치미물냉면 & 달걀, 제육불고기, 김치, 귤이다. 당뇨병에 대해 좀 안다는 사람들은 이 메뉴를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국수류가 혈당을 높이기 때문에 냉면을 금지식품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혜진 성모병원 영양팀장은 “냉면은 무조건 못 먹는 음식이 아니라, 식사량을 조절하면 충분히 먹을 수 있다”며 환자들의 잘못된 상식을 짚어준다.

당뇨병 환자들 식사 만족도 높여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은 올해 5월 당뇨병 환자식에 선택식을 도입했다. 식사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당뇨병 환자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주고 올바른 식사교육을 하기 위해서다. 한식과 함께 비빔밥·쌈밥정식·오므라이스·삼계탕·메밀국수 등 다양한 일품요리를 선택식으로 제공한다.
산채비빔밥과 삼계탕은 인기 메뉴라고 한다. 이로써 식품 선택의 폭이 제한돼 있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퇴원 후 가정이나 직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올바른 식사모델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성모병원 영양팀은 다양한 식품을 고르게, 그렇지만 적절하게 먹는 방법을 교육하는데 중점을 둔다. 환자들의 눈높이에 맞춰 밥 1/3공기, 국수 1/2공기, 불고기 3~4점 등 어디서나 쉽게 알고 먹을 수 있도록 교육한다.

종합전문병원 최초로 실시하는 것이라 시행착오도 겪었다.혈당에 민감한 환자들은 선택식이 칼로리가 더 높을 거라는 생각에 잘 먹지 않았던 것이다. 이를 파악해 영양팀이 환자들에게 칼로리를 충분히 설명하자, 선택식을 먹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그 결과, 선택식단제 도입 후 환자식사 만족도와 섭취율은 각각 10.5%와 10.6%로 올라갔다. 또 병원식사 부적응으로 인한 금식율은 7.4%에서 6.4%로 감소됐으며, 영양불량 환자가 12%에서 7%로 감소돼 영양불량 개선 효과가 있었다.

▲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이 당뇨병 환자들을 위해 마련한 ‘당뇨뷔페’.
당뇨뷔페와 원스탑 당뇨교육

당뇨병 환자들의 평균 입원기간은 6.6일이다. 일주일이 채 안 되는 것이다. 이마저도 고령층이 대부분이거나 합병증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왕성한 사회생활을 하는30~40대는 오랫동안 입원하기 어렵다. 성모병원은 이들을 위해 원스탑(One-Stop) 당뇨교육을 제공한다.
반나절이면 모든 검사와 처방, 영양교육까지 끝난다. 특별히 한 달에 세 번 ‘당뇨뷔페’를 열어 교육효과를 높이고 있다. 환자들에게 식사요법을 교육한 후 다양한 음식을 차려놓고 본인이 원하는 만큼 덜어먹게 한다. 각자 덜어온 음식에 대해서는 영양사가 영양의 불균형이나 식사량 조절 등 도움말을 준다.

이렇게 환자들이 직접 먹어보면서 식사요법을 제대로 습득하게 된다. 협력병원의 환자들도 와서 들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한다. 병원급식은 환자 개개인의 질병 종류와 증상에 따라 적절한 식사를 제공하는 치료의 일환이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병원들은 운영비 부담을 토로한다.
김혜진 영양팀장은 “현재 환자식의 보험급여화로 환자들에게 있어서 식비가 싸졌다는 좋은 점은 있지만 식단이 일률화됐다”며 “정말 환자 중심의 서비스로 가려면 질환별로 특성화한 식단이 필요하다”고 말해 환자들의 눈높이 서비스를 강조했다.

인/터/뷰 - 김혜진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영양팀장
“먹을 수 있는 식품교육이 더 중요”


현재 국내 병원들은 당뇨병 환자들에게 먹는 식품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환자들도 금지식품만 키면 당뇨병이 완쾌될 것이라 기대한다. 그러나 김혜진 성모병원 영양팀장의 지론은 다르다. 외국의 경우, 식품을 제한하기보다 먹을 수 있는 식품을 교육하는데 힘씁니다.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당뇨병 환자들에게 먹을 수 있는 식품을 알려주고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영양교육이 더 필요합니다.
”육류 섭취가 많아 당뇨병에 걸리는 서양과 달리, 우리나라는 탄수화물의 과다섭취로 인한 한국형 당뇨병이 대부분이라는 것. 특히 밥, 김치, 된장찌개 등 간소하게 한 끼를 때우는 고령 환자들이 많다. 간혹 김치와 밥만 먹었는데 왜 내가 당뇨병에 걸렸느냐며 억울해 하는 주부도 있다고 한다.
“고기를 안 먹으면 탄수화물을 통해 부족한 칼로리를 섭취하기 때문에 영양 불균형으로 인해 당뇨병이 발생합니다. ”김 팀장은 그런 사람들에게는 상담을 통해 균형적인 영양섭취를 권장하고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도록 조언한다고 말했다.

글_ 이제남 기자 ljn@fsnews.co.kr 사진_ 이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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