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식당, 위생 점수는 몇점?”
“우리 식당, 위생 점수는 몇점?”
  • 대한급식신문
  • 승인 2009.09.24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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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희망업체 직접 현장 찾아 오염상태 점검·개선 지도

단체급식소의 불청객, 식중독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식중독 예방 진단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 지난 4월부터 실시하고 있는 이 서비스는 말 그대로 식중독이 발생할 수 있는 요소들을 사전에 미리 체크해 개선하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단체급식소나 음식점 등에서 서비스를 신청하면 식약청 관계자가 현장을 직접 찾아가 즉석에서 위생상태를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사항을 일러준다.

◆ 조리실 오염원인 미리 진단
서울의 C호텔 조리실에 식약청 식중독예방관리팀이 떴다.주방 구석구석 식중독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을 찾아내기 시작한다. 식재료를 제일 먼저 다루는 칼과 도마가 점검 대상 1순위다. 식중독균 간이키트를 이용해 오염 정도를 체크하자 다행히 음성반응이 나왔다. 여러 사람의 손을 타는 냉장고 손잡이도 피해갈 수 없는 점검 대상. 세균 오염정도를 측정하는 ATP검사를 해보니 예상보다 오염도가 높다. 운반용 카트 손잡이, 식기, 조리원들의 손은 정상수치로 나왔다. 도시락을 제조해 급식으로 제공하고 있는 경기도 포천의 S업체에도 식약청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하루1,600인분의 도시락을 만들고 있는 이 업체의 냉장고 손잡이에서 세균 오염 정도가 기준치의 20배나 됐다. 방충망도 부실하고 녹슨 소화기가 전처리장 내에 비치돼 있었다. 보존식은 날짜가 적혀지지 않았고 포장실 내 천정엔 틈이 벌어져 있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았다. 식약청 직원들이 집중 단속 기간도 아닌데 불심검문처럼 단체급식소를 급습한 이유는 식약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식중독 예방 진단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다. 물론 사전에 호텔측과 도시락업체의 요청에 의해 찾아간 것이다. 이 서비스는 말 그대로 식중독 위험도가 높은 곳의 위생상태를 미리 진단해 개선하는 식약청의 식중독 예방사업 중 하나다.

◆ 업체별 맞춤형 점검
사후관리까지 조리실의 위생상태를 점검해보고 싶었다는 C호텔 관계자는 “조리실은 위생관리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곳이라 꼼꼼하게 관리하고 있지만 미처 생각지 못한 곳에서 지적사항이 나와 깜짝 놀랐다”며 “이번 진단 서비스를 통해 조리실의 위생 상태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이 서비스의 특징은 영업자가 직접 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사안이 있더라도 이에 대한처벌은 없다. 오히려 개선해야 할 사항을 체크해 일러주고 이후 오염 정도를 사항 별로 분석해 영업장에 전달한다. 영업장에서는 식약청의 지적 사항을 개선하고 이후 다시 한 번 위생상태를 점검 받게 된다. S도시락 업체 관계자는 “단속에 걸렸다면 영업정지 처분까지 받을 수 있는 사안인데 이렇게 사전에 진단을 해 개선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며 “막연히 알고 있던 위생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식중독 예방 진단서비스는 신청 후7일 이내에 영업장이 속해 있는 지방식약청에서 신청인에게 미리 연락을 하고 현장을 방문하게 된다. 점검 방법은 위생 지도·단속과 그리 다르지 않다. 식재료 검수 단계부터 보관, 조리, 배식, 최종 섭취단계까지 위생 상태와 오염 정도를 꼼꼼히 체크한다. 식약청 관계자는 “영업장의 종류에 맞게 과학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맞춤형 위생수준 진단 및 평가서비스로 신청자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 시간·인력 부족 한계
점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사후관리가 이 서비스의 핵심이다.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분석해 개선사항을 전달하면 영업장은 그에 맞게 조치를 하게 된다. 그 후 2차에 거쳐 개선사항에 대해 점검하는 등 끝까지 책임진다. 귀찮을 수도 있지만 서비스를 받은 곳에는 특전이 있다. 지자체에서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위생점검을 면제받을 수 있다. 또한 참여 업소 중 모범 사업장은 우수사례로 선정해 홍보까지 해준다. 진단 서비스를 받은 단체급식소 관계자는 “검증도 되지 않은 사설 업체에 의뢰해 진단받는 것보다 공인된 정부 기관에서 체계적인 위생 관리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전했다. 한계점도 있다. 신청을 하게 되면 그에 따른 개선 조치와 확인절차 등 최소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과 전담 인력 부족으로 많은 곳을 서비스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한 사업이라 어려움도 있지만 식중독을 사전에 예방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서비스인 만큼 많은 업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이 서비스는 오는 10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지만 자체 평가 후 신청인들의 반응과 사업의 효율성 등을 평가해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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