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 급식의 기본, 질 좋은 식재료 확보부터
[카페테리아] 급식의 기본, 질 좋은 식재료 확보부터
  • 최석철
  • 승인 2018.09.07 17: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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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난우중학교 김정화 영양교사

선생님 오늘 뭐 나와요?, 맛있어요, 다음에 또 해주세요, 오늘 제 생일이라 미역국이 나온 거에요?”

하루에도 몇 번씩 듣게 되는 학생들의 목소리다. 이제 아이들에게 급식이란 학교생활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렇게 학교생활의 즐거움이 되는 급식을 질 높은 영양적인 급식’, ‘안전한 급식’, ‘교육적인 급식으로 운영하려면 여러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식품비다. 식단 구성은 식품비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많은데, 가장 먼저 정해진 급식단가에 기초해 식단의 조화·기호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다. 대체로 시민들이나 학부모, 학생들은 급식비에 식품비뿐만 아니라 인건비·관리비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급식비=식품비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급식비가 오르긴 하는데 급식 질은 별반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급식비 인상은 앞서 말한 3가지가 모두 포함되어 오른 금액이라 급식의 질은 제자리에 머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즉 인상된 급식비에 비해 식품비 인상 폭은 작아 식재료 사용이 크게 나아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서울시는 급식 인원수에 따라 급식비를 차등 지원하는 적정 무상급식비 지원방법을 도입해 학교의 어려움을 해소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급식비를 구간별로 나눠 식품비 차등을 두었다고는 하지만 급식비 중 식품비 비율이 낮고(중학교 전 구간 평균 62.4%), 매년 물가상승률 대비 식품비의 상승 폭이 낮은 탓에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기란 쉽지 않다. 참고로 현재 난우중학교는 급식 인원수 501-800명 구간으로, 식품비 3106/1(전체 급식비 대비 62.2%)에 맞춰 사용하고 있다.

학교급식은 단순히 점심이란 의미를 넘어 다양한 피급식자의 요구에 부합함과 동시에 교육적 활동까지 이루는 중요한 의미로 많은 학교들은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예로 난우중학교는 급식의 맛을 좌우하는 기본 양념들을 높은 사양으로 사용하고 있으며(우리쌀고추장·우리콩된장·유기농설탕·국산참깨·고춧가루 등) 그 외 무농약·친환경·NON-GMO 식재료, 2-3회 과일 제공, 4찬 식단, 수제 음식 등으로 식단을 구성한다.

또한 우리 전통식을 잊지 말자는 의미의 절기식 하루만큼은 지구환경을 위해 고기를 멀리하자는 건강 채식의 날 환경사랑데이 각국 식문화를 접할 수 있는 세계음식의 날 등 다채로운 식단도 제공하지만, 이 모든 것을 고려하다 보면 식품비가 매번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 올해는 폭염과 태풍으로 농산물 가격이 전월대비 상승(30-50%)해 이미 9월 식품비가 예정금액 대비 초과한 상태다. 뿐만 아니라 입찰로 구입하는 공산품마저 해마다 인상되는 등 날로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만족도 높은 급식을 위해서는 재정적 지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급식의 기본은 질 좋은 식재료라는 것을 감안할 때 식품비를 후순위로 미뤄서는 안 된다. 영양교사인 동시에 학부모인 필자는 우리 자녀들에게 질 높고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일정금액 이상의 식품비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학교급식은 안전에서 시작해 식생활교육으로 이어질 때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연결된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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