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야기] 미역국
[한식이야기] 미역국
  • 김기연 기자
  • 승인 2019.07.05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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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일상에 빠지지 않는 국 -

혈액 순환을 돕고 피를 맑게 하는 미역국은 산모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미용식으로도 인기가 많다. 미역국은 ‘태어난 날’을 상징한다. 아이를 낳은 산모가 제일 먼저 먹는 음식이 바로 미역국이며, 해마다 생일에 먹는 음식 또한 미역국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미역국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도 생일에는 대부분 미역국을 먹는다.

■ 아이를 낳은 산모의 처음 식사
산모와 미역국 풍습은 옛날부터 전해져 내려온 것임을 고문헌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초학기』라는 문헌에 보면 ‘고래가 새끼를 낳은 뒤 미역을 뜯어먹은 뒤 산후의 상처를 낫게 하는 것을 보고 고려사람들이 산모에게 미역을 먹인다’고 적혀 있다. 또 조선시대 여성들의 풍습을 기록한 『조선여속고』에는 ‘산모가 첫 국밥을 먹기 전에 산모 방의 남서쪽을 깨끗이 치운 뒤 쌀밥과 미역국을 세 그릇씩 장만해 삼신(三神)상을 차려 바쳤는데 여기에 놓았던 밥과 국을 산모가 모두 먹었다’고 기록했다.

산모가 먹는 미역은 해산미역이라고 해서 넓고 길게 붙은 것을 고르며 값을 깎지 않고 사는게 관례다. 산모가 먹을 미역을 싸 줄 때는 꺾지 않고 새끼줄로 묶어 주는 풍속도 있다. 미역을 꺾어서 주면 그 미역을 먹을 산모가 아이를 낳을 때 난산을 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 미국 병원에서도 인기 메뉴
미역에는 칼슘과 요오드가 풍부해 산후에 늘어난 자궁의 수축을 돕고 조혈제 역할을 한다. 이런 사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미국의 유명 병원에서도 산후 건강식으로 미역국을 내놓아 화제가 되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퀸 오브 에인절스 할리우드 장로병원에서 산모와 수유부는 물론 일반 환자들도 즐겨 찾는 메뉴로 미역국이 당당히 이름을 올린 것이다.

미역국은 산모뿐만 아니라 여성들의 미용식으로도 손꼽히는데 여성들이 많이 찾는 찜질방에 가면 미역국을 파는 코너가 반드시 있을 정도다.  『초학기(初學記)』 중국 당(唐)나라의 서견(徐堅) 등이 편찬한 유서(類書:일종의 백과사전). 『조선여속고(朝鮮女俗考)』 1927년 이능화(李能和)가 쓴 조선 여성들의 세속적인 이야기에 관한 책.

■ 시험 보는 날은 피하는 미역국
‘미역국 먹었다’는 말은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하나는 생일이고, 또 한 가지는 ‘시험에서 떨어졌다’는 의미다. 과학적인 근거는 없지만 미끌미끌한 미역은 ‘미끄러진다’, ‘떨어진다’는 연상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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