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 ‘환골탈태’하는 eaT를 기대하며
[카페테리아] ‘환골탈태’하는 eaT를 기대하며
  • 전 성 영양사
  • 승인 2019.07.05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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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교육대학교 부설초등학교 전 성 영양사
전 성 영양사
전 성 영양사

얼마 전 인천지역에서 매우 의미 있는 소식이 있었다. 학교 영양(교)사들에게 폭언과 갑질을 하며, 모욕적인 언행을 일삼아온 A업체가 마침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으로부터 회원자격 정지 3개월의 처분을 받은 것이다.

A업체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어느 업체인지 타 지역 영양(교)사들도 꽤 많이 알고 있는, 그야말로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방식을 악용하여 부정당하게 이익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업체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 A업체의 행태는 너무 심해 필자뿐만 아니라 인천의 많은 영양(교)사들이 A업체를 제재해달라며 eaT에 수차례 요구했지만, 그동안 eaT는 묵묵부답이어서 일선 영양(교)사들을 참 답답하게 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조치에 나서줘 매우 감사할 따름이다.

당초 eaT는 농축산물 등 학교급식 식재료 구매계약에 특화되어 있으며, 국가전자조달시스템(G2B)과는 차별화되어 있다고 홍보해왔다. 교육청에서도 aT와 청렴을 위한 ‘그린클린 협약’을 맺고, eaT 사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해 초기 eaT가 학교급식에 정착하는데 영양(교)사들의 노력도 컸다고 생각한다.

영양(교)사뿐만 아니라 행정실 구매담당자 역시 eaT가 시스템 운용면에서는 G2B에 비해 계약 관련서류 징구 등 계약완료까지의 시간과 절차에서 비교적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를 했었다.

하지만 식재료 품질관리로 넘어오면서 그동안 eaT는 엄청나게 문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었다. 지난해까지 eaT는 시스템 운용만을 맡아왔을 뿐 학교급식 식재료 품질관리에 대한 어떠한 전문성과 책임감도 없었다고 느꼈다. 납품과정에서 업체들이 부정당한 계약이행 행위를 반복해 이를 신고해도 eaT는 어떠한 조치도 하지 않았다. eaT 회원약관과 회원관리규약을 근거로 회원자격 정지 처분을 요구해도 납득할만한 해명 없이 처분을 회피해왔다. 영양(교)사들은 실망했고, 또 기대했다가 실망하는 일이 반복됐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 eaT가 인천지역에서 가장 문제가 많았던 A업체를 고소·고발의 부담을 무릅쓰고 회원자격 정치 처분을 내리는 것을 보고 작은 희망을 갖게 됐다. eaT가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eaT는 올해부터 난립하는 eaT 납품업체을 정리하고, 학교급식을 위협하는 불량 식재료 납품을 근절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회원등록 방식 강화, 회원규약 개정 등을 통해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도 보였다. 최근 인천지역 문제 업체의 회원규약 위반사항에 대해 응당한 처분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조심스럽게 그 가능성을 기대해본다.

eaT가 손 놓고 지내온 지난 10년 동안 학교급식 현장은 식재료업체의 난립으로 인해 매우 어지럽혀졌고, 영양(교)사들은 손발이 묶인 채 업체들의 ‘갑질’에 시달려야 했다.

인천지역에서 문제가 된 A업체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건강을 단순한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보고 가성비 우선을 주장하는 업체들이 아직도 많다. eaT가 내놓은 계획이 계획에만 그치지 않고 의지 있는 실천으로 발전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eaT의 명성에 대한 기대를 실망이 아닌 진정한 학교급식 발전의 결과로 되돌려 받고 싶다. 아마도 필자를 비롯한 전국의 많은 학교 영양(교)사들은 이런 기대에 부흥하고자 노력하는 eaT를 분명 뜨겁게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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