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 영양사는 엄마와도 같은 존재다
[카페테리아] 영양사는 엄마와도 같은 존재다
  • 김민경 영양사
  • 승인 2019.07.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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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영양사 충남 아산 송곡초등학교
김민경 영양사
김민경 영양사

최근 미세먼지가 발생하고부터 그 전에는 몰랐던 공기의 소중함을 느끼고 산다. 왜 대다수의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해야지만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 걸까? 아마도 늘 곁에 있었기에 소중함보다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기 때문일 것이다.

엄마라는 존재는 알게 모르게 가정에서 많은 일을 한다. 요즘에는 맞벌이 부부가 증가해 워킹맘들은 예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그 엄마가 하는 일이나 존재에 대해 소중함보다 당연함으로 느끼고 살고 있지는 않을까? 여기에 엄마에게 더 많은 일을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는 않을까?

나는 한 아이의 엄마이자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영양사다. 흔히 영양사를 소중함보다 당연함으로 느끼는 엄마에 비유하는 경향이 있다. 영양사라고 하면 대다수 모르는 사람들은 밥해주는 사람이나 식단 짜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 일만하는 사람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많은 일을 하는 슈퍼우먼인데도 그냥 엄마인 것처럼 말이다.

요즘은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에 의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급식을 먹고 있다. 어린이집을 시작으로 학교, 회사, 병원 등 적어도 1일 1끼 이상은 단체급식에 의존하고 있다. 그리고 단체급식이 있는 곳에는 당연히 영양사가 근무를 하고 있다. 영양사는 식단 및 레시피 작성, 식재료 검수부터 조리·배식관리, 영양관리 및 급식지도, 조리원 위생· 안전교육과 같은 기본적이 업무 외에도 식재료 회계정산, 조리원 근무관리, 식재료 품의 및 입찰 관련 업무 등 다수의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영양사 업무를 하다보면 생각하지도 못했던 내·외부적, 환경적 등에 따라 사건사고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조리 중 실수로 음식을 제공하지 못하거나, 조리원이 근무 중 다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기도 하며, 급식을 먹고 탈이 나거나, 단수나 정전 등으로 불가피하게 급식이 중단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영양사는 급식을 진행하는 그 전보다 더 바쁠 수밖에 없다.

단체급식을 진행함에 있어 영양사라면 기본적이 영양만 신경 쓰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건 기본이며, 그 밖에 신경 써야 할 내·외적인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급식에 요구하는 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늘어만 가고, 그와 비례하게 업무량도 계속 늘어만 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급식이 중단될 경우 영양사는 쉬겠구나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다. 급식이 중단될 경우 그에 따른 대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영양사의 하루하루는 더 바쁠 수밖에 없다. 급식이 왜 중단이 되었는지 안내장이 나가야 하고, 납품업체에 미리 주문한 발주를 취소해야하며, 새로운 대체식 제공 또한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2017년 전북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영양사가 과도한 학교급식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로 인해 자살을 했다는 안타까운 사건도 있었다.

영양사는 급식을 통해 이용객의 건강과 영양을 책임진다. 즉 가정에서의 엄마처럼 매우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엄마의 소중함을 이제는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프고 나서 소중함을 알기보다, 이제는 아프기 전에 감사함과 행복감을 느끼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회적 변화와 함께 단체급식에도 많은 변화가 왔듯이 이제는 영양사라는 직업과 업무에 대해 정부를 비롯한 국민들의 관심과 인식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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