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이야기] 전복죽
[한식 이야기] 전복죽
  • 한식진흥원 · 한국외식정보(주)
  • 승인 2019.09.0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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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류의 황제가 녹아든 황홀한 맛

맛과 영양 면에서 다른 해산물을 압도하는 전복을 넣어 끓인 전복죽은 죽의 황제라 부를 만하다. 불로장생을 꿈꾸던 진시황이 강장제로 애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전복은 워낙 귀하다 보니 실제로도 임금에게 바치는 진상품 목록에서 빠지지 않았던 식품이라고 한다. 양식 전복이 흔해진 요즘도 몸이 허하다고 느끼거나 가족 중에 환자가 생기면 큰맘 먹고 준비하는 음식이 바로 전복죽이다.


■ 영양 만점의 건강 보양식, 전복죽 

   미역과 다시마 등 해초를 뜯어 먹고 사는 전복은 ‘바다의 생명력’을 그대로 담고 있는 식품이다. 전복은 단백질과 비타민 외에도 칼슘과 인 등 무기질이 풍부해 건강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다. 전복죽은 흰 쌀과 전복만으로 만드는데 뽀얀 국물과 쫄깃쫄깃하게 씹히는 전복살이 어우러져 고소하고 진한 특유의 향과 함께 입에 감기는 맛이 기막히다. 

■ 초록빛 바다 색깔을 품은 내장이 별미 
   조선시대 학자 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살코기는 맛이 달아서 날로 먹어도 좋고 익혀 먹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말려서 포를 만들어 먹는 것이다. 그 내장은 익혀 먹어도 좋고 젓갈을 담아 먹어도 좋다’는 말로 전복을 소개하고 있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제대로인 전복회와 전복구이는 최고의 별미로 통한다. 갖가지 채소와 함께 초고추장에 버무리면 비릿하면서도 독특한 향기를 맛볼 수 있으며, 전복을 껍데기째 굽거나 데치면 살은 살짝 오그라들면서 훨씬 부드러워진다. 
   특히 전복 내장은 전복의 향을 진하게 품고 있는데다 영양도 풍부해 전복을 먹을 줄 아는 사람들은 모두 이 내장을 탐낼 정도다. ‘가웃’ 또는 ‘게우’라고 부르는 전복 내장은 수컷은 초록색, 암컷은 노란색을 띤다. 전복죽을 끓일 때도 이 내장 부분이 들어가야 ‘초록빛 바다 색깔’이 제대로 살아난다. 전복 내장으로 만든 젓갈은 귀한 손님에게만 내놓는 별미이며, 소주를 담은 주전자에 생전복을 통째로 넣어 한참을 우려내는 초록빛 전복주는 애주가들의 입맛을 다시게 한다. 하지만 전복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역시 전복죽이다. 워낙 귀하다 보니 잘게 썰어 죽이라도 쑤어야 여럿이 맛볼 수 있어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최고의 맛을 낸다. 

 * 『자산어보(玆山魚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어류학서로 1814년에 정약전이 쓴 책이다. 전라남도 흑산도 근해의 수산생물을 실제로 조사하고 채집한 기록으로 어류 155종에 대한 명칭과 형태, 습성, 이용법 등을 기록했다. 

■ 누른 전복은 자연산, 푸른빛 전복은 양식산 

   전복은 전라남도 완도와 제주도에서 많이 난다. 자연산 전복은 해녀가 일일이 손으로 딴 것이다. 자연산 전복은 누른빛이 도는데 비해 양식 전복은 푸른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자연산 전복의 크기는 어른 손바닥만 한데 살이 쫄깃쫄깃하다 못해 딱딱할 정도라 이가 약한 사람은 먹기 힘들 정도지만, 미식가들은 일부러 딱딱한 전복을 호기롭게 뜯어 먹는 그 맛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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