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테리아] 수요자 중심의 급식 만족도에 관하여
[카페테리아] 수요자 중심의 급식 만족도에 관하여
  • 충남 아산 송곡초등학교 김민경 영양사
  • 승인 2020.07.17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남 아산 송곡초등학교 김민경 영양사
김민경 영양사
김민경 영양사

영양사는 건강과 질병 치료를 목적으로 개인 및 단체에 균형 잡힌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식단 계획, 조리 등과 함께 공급을 감독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학교에서는 급식, 식생활 지도 및 교육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영양(교)사로 정의되기도 한다. 이처럼 영양(교)사가 있는 모든 학교는 학생들에게 건강과 영양을 충족시키며, 올바른 영양교육을 통한 교육급식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매년 학교급식위원회와 소위원회를 구성해 식단 작성, 식재료 발주, 급식예산, 식생활 교육 등에 관한 급식 운영계획을 심의받으며, 쌍방향 소통을 위해 학부모 모니터위원(검수, 조리과정, 배식과정에 학부모 참여)과 학생 참여를 위한 급식 소리함, 학부모 공개 급식 등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 학생 및 학부모, 교직원들에게 상·하반기 급식 만족도 등 선호도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학교급식에 반영해 홈페이지와 가정통신문으로 발송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위생·운영평가 점검 시 모두 반영하도록 되어있다. 현행 법령에도 학교급식 운영에 관한 평가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으며, 위생·영양·경영 등 급식운영과 학교급식에 대한 수요자 만족도 등은 그 평가 기준으로 되어있다.

학교급식에서 제공되는 음식이 학생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와 어떤 영양소가 들어가 있는지 등 우리 몸에 필요한 영양분을 균형 있게 섭취하기 위해서는 여러 식재료들과의 조화와 영양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영양은 사전적 의미로 생물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몸을 구성하는 성분이라 정의되듯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요소이다. 그만큼 정말 중요하다. 특히 자라나는 학생들의 경우 필요한 영양이 제때 충족되지 못하면 다양한 질병을 야기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2019년부터 영양사도 보건의료인으로 법에 명시되면서 중요성이 그만큼 커졌다.

병원에 의사가 있듯 학교에는 영양(교)사가 있다.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에게 약을 처방받고, 영양사에게는 치료식을 처방받는다. 병원에서 영양사에게 치료식을 처방받아야 할 만큼 영양은 건강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자가 알고 있는 현행 의료법에는 병원 처방에 관하여 환자, 즉 수요자 중심의 만족도를 평가해 만족도가 낮은 병원을 ‘개선병원’으로 지정하고, 운영개선을 위한 컨설팅을 지원하는 법은 없다. 이건 주객이 전도되어 병의 원래 치료 목적이라는 근본이 흔들게 되는 것이다.

특히 만족도(satisficing)라는 것은 인간의 만족 의식에 관한 사회조사의 하나로, 생활이나 일종의 만족감을 일정 척도에 의해 측정하는 것이다. 따라서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며, 전문적이지 않을 수 있어 수요자에 개인 만족도만으로 교육급식의 척도를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학생에게 중요한 생명·건강·영양·교육과도 직결되는 학교급식을 전문가가 아닌 단지 수요자 중심의 만족도만 가지고 법제화해 평가하고, 등급화하여 반영한다면 자칫 이는 영양교육급식이라는 목적의 근본이 흔들릴 수 있다.

앞으로 학교급식법을 개정하고, 제안하는 국회에서는 학생들의 생명과 영양 그리고 건강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본 가치가 흔들리지 않고 올바른 교육급식으로 나아갈 수 있는 내용의 법안을 제안해주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