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 ‘전문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영양사, ‘전문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08.17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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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의 건강과 생활습관 등 살피며 상담하는 전문 영양사 주목
전문 영양사 요구하는 급변하는 사회… “영양사 스스로 노력해야”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1. 풀무원건강생활이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위해 론칭한 서울 송파구 올가홀푸드 매장. 이곳에 근무하는 유정윤 영양사는 예약 상담을 신청하고, 매장을 방문한 고객들을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퍼팩(PERPACK)’이라는 브랜드로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론칭하고, 올가홀푸드에 ‘Shop in Shop’형 매장을 열었다.

유 영양사는 이곳 매장을 찾는 고객을 상대로 건강상태, 평소 식습관 및 생활습관 등을 세밀히 상담하고, 고객에 걸맞은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한다. 앞서 지난달 10일 열린 개소식에서는 이의경 식약처장도 방문해 상담을 받고 갔다. 당시 유 영양사는 이 처장에게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루테인과 골다공증 위험 감소에 도움을 주는 비타민 D, 체내 에너지 생성에 효과가 좋은 비타민 B2 등 3종을 추천했다.

#2. 영양관리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계층인 노인들을 위해 영양사들이 나선다. 부산 동의과학대(총장 김영도)가 노인 신체 상태, 보유 질환 등의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개인맞춤형 식단 처방과 영양관리를 하는 ‘건강한 밥상, 온마을 사랑채’ 사업이 그것.

일종의 ‘커뮤니티급식’으로 볼 수 있는 온마을 사랑채는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통합돌봄 선도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특히 기존 커뮤니티급식과 이 사업이 다른 점은 노인 등 이용자에게 식사뿐만 아니라 ‘전문 영양사’가 건강상담을 실시해 노인들의 저영양 상태를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적합한 급식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 노인이라면 더 많은 혜택이 주어진다.

#3. 전국 보건소를 중심으로 실시되어 왔던 건강취약계층 스마트 건강관리 사업이 정부 정책으로 더욱 확대된다. 스마트 건강관리 사업은 보건소에 소속된 영양사들과 의사, 간호사, 운동 전문가가 함께 건강위험요인이 있는 대상자에게 맞춤형 관리를 하는 사업이다.

스마트 건강관리 사업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한국판 뉴딜’ 사업에도 포함됐다. 이처럼 향후 비대면 및 디지털 돌봄시범사업 추진 확대에 따라 영양사들은 더 많은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영양사들이 ‘전문인’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전통적인 영양사의 영역인 식단작성과 급식운영을 넘어서 ‘건강관리 전문가’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역할은 의료인처럼 직접적인 치료가 아닌 ‘상담을 통한 관리’와 ‘질환 예방’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영양사의 전문영역 확대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화두였지만, 최근 풀무원건강생활이 도입한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사업 도입을 계기로 영양사의 역할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풀무원건강생활 유정윤 영양사가 고객을 대상으로 영양상담을 하고 있는 모습.

풀무원건강생활 유정윤 영양사는 “식단작성과 급식운영 등과 같은 영양사의 영역보다 앞으로 건강관리 전문가 역할이 더욱 비전이 있을 것으로 판단해 대학 때부터 준비를 해왔다”며 “의사나 간호사·약사는 할 수 없는, 영양사만이 할 수 있는 전문영역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제시된 사례에서 보듯 영양사들이 참여하고, 영양사만이 할 수 있는 전문영역에는 ‘사전예방’과 ‘사후관리’가 포함되어 있다. 의료진이 ‘직접 치료’를 담당한다면 영양사는 ‘회복’과 ‘관리’에 중점을 둔다.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추천이 그 시작이라고도 볼 수 있다.

기존 전문 영양사였던 ‘임상영양사’들 또한 보다 큰 강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임상영양사들이 그동안 수행하던 영양상담 및 영양진단은 그들만이 가진 강점이다.

서울 대형병원의 한 임상영양사는 “환자를 보는 관점이 의사·간호사와 영양사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치료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의사와 간호사와 달리 영양사는 식품과 식이조절, 체력관리 등에 초점을 맞춰 상담을 진행하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양사 사회에서는 이번 출발점에 대해 영양사를 둘러싼 외부 환경이 변하고 있다는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보건의료인력에 관한 법률’에서 영양사를 ‘의료인’으로 명시한 것에 이어 전문 영양사들이 활약할 수 기회가 점차 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사)대한영양사협회 이영은 회장은 “급변하는 사회는 영양사에게 전문가로서의 역량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전문 영양사들을 요구하는 사회 분야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며 “영양사 스스로 단순히 ‘식단 짜는 사람’이 아닌, ‘건강관리 전문가’로 불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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