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인간도 기업도 키운다”
“사랑이 인간도 기업도 키운다”
  • 대한급식
  • 승인 2011.02.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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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이 만난 사람- 문은숙

 

“사랑이 인간도 기업도 키운다” 편집국장이 만난 사람- 문은숙 (주)매일해오름 대표 

“사랑을 먹고 자란 나무는 가지도 나뭇잎도 무성하지요. 사랑 받지 못한 나무는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앙상하잖아요. 사람도 같다고 생각해요. 환경이 중요하다고들 말하는데, 이는 생활형편이 아니라 사랑을 받느냐 못받느냐를 강조하는 얘기라고 믿어요.”

 

 

 

 

 

맞다. 사랑은 사랑을 낳고 증오는 증오를 낳는다. 우리는 이 평범한 진리를 잊고 살아가기 쉽다. 문은숙 (주)매일해오름 대표의 얘기를 들으며 참 오랜만에 사랑 속에 자란 사람만이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말을 떠올렸다. 그가 성남시 결식아동을 위해 희망콘서트를 여는 배경이 어렴풋이나마 짐작이 갔다. 상술의 일환이 아닐까 의구심을 가졌던 내 자신이 민망하다. “어려서부터 주변의 사랑을 넉넉히 받아, 이제 그 사랑을 돌려주고 싶다”는 문은숙 대표의 얘기에선 진정성이 묻어난다. 그의 눈이 증명했다.

“희망콘서트가 결식아동들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길 바란다”

-희망 콘서트를 열었다. 취지는 무엇인가.
“모든 지자체가 방학기간 중 여러 형태로 결식아동을 돕는 행사를 벌였고, 지원도 아끼지 않았으나 결식아동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경기 침체와 지원정책의 변화로 우리 회사가 속한 성남시에도 우리가 모르는 결식아동들이 있어, 이를 돕고자 희망콘서트를 기획했다.”

-콘서트 결과에 만족하나. 제1회 공연이라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이번 1회 결식아동 돕기 희망콘서트가 지역 내 결식아동들에게 그야말로 희망의 불씨가 되길 바란다. 우리 회사 역시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고 나눔의문화를 지속적으로 펼치는 전기로 삼을 것이다. 물론 이번 공연에 아쉬움이 많지만 이는 첫 시도에서 나오는 결과로 보고 앞으로 많은 기업과 연대해 더욱 알찬 나눔행사를 기획하고 싶다.” 

-무엇이 그리도 아쉽나.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시민의 마음을 움직여 동참의 물결이 좀 더 크게 일었어야 했는데, 다소 미흡했다. 그래도 지원 받는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결식아동 문제는 당국은 물론 모든 국민이 참여해 풀어야 할 숙제”

-박원순 변호사도 방학 중 결식아동을 돕기 위해 한끼를 굶는다는 글을 올렸고, 이는 트위터를 통해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며 단 며칠만에 수억원의 기금이 모였다. 민간이 결식아동까지 챙겨야 하는 현실을 어찌 바라보나.
“신문 기사를 통해 보았다. 많은 이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분이며, 존경하는 분이다. 우리 또한 같은 마음으로 콘서트를 기획했다. 사실 박원순 변호사 측과 연대해 콘서트를 기획해볼 마음도 있었지만 일단 우리 매일해오름이 속한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지원을 하는 게 낫겠다 싶어 자체적인 기획 운영에 나섰다. 여기에는 지속적이고 전국적으로 희망콘서트를 전개해 나갈 수 있는 회사 내 기획능력을 키우고자 하는 바람도 있다.”

-민간이 결식아동들을 지속적으로 돌보는데는 한계가 있다. 정책 당국이 어찌 움직여야 한다고 보나.
“정치적으로 이를 풀려고 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은 이런 상황 속에서 상처받을 수 있다. 이를 풀기 위해선 지역 별 네트워크, 봉사단체 등을 활용해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어 풀어나가야 한다. 이를 기업들이 뒷받침할 경우 더욱 좋을 결과가 나올 것이다. 이런 문제는 정책 당국도 중요하지만 모든 국민이 생각해야 할 숙제라고 본다.”

-올해 안에 또 다른 이웃사랑 나누기 행사를 벌일 계획이 있나.

 

“이번 공연을 통해 더욱 마음이 굳어졌다. 회사가 위치한 지자체를 벗어나 전국 대리점이 속한 지역 별로 추진할 계획이다. 앞으로 희망콘서트를 지속적인 나눔의 행사로 키워나가고 싶다. 많은 기업이 지역사회의 일원으로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한다.”

“초록동색이란 친환경 브랜드로 지역 농산물 판매에 노력할 것”


-학교급식에 유독 애착을 보이는 경향이 짙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미래의 원동력이 될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는 식품이 그 어느 것보다 중요하다. 때문에 학교급식 전문 식자재 업체로서 10여년 동안 내 아이가 먹을 수 있는, 내 아이에게 자랑스럽게 권할 수 있는 정말 좋은 식품을 만들고자 연구와 개발을 거듭하면서 아이들과 같이 성장해 왔다.”

-혹시라도 산업체나 병원, 외식업체 쪽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은 아닌가.
“아니다. 우리는 오랜 세월 학교와 프랜차이즈, 대형공장, 식품공장에 우리 농산물을 공급해 왔고 지역 대리점을 통해 대형병원, 대학교, 산업체 급식센터에 지속적으로 제품을 공급해 왔다. (주)매일해오름은 친환경 전처리공장 설립을 통해 더욱 우리 농산물 유통에 박차를 기할 것이다.”

-매일해오름이 공급하는 식자재의 특성은 무엇인가.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을 선물한다는 생각으로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 식품은 자연 그대로의 맛을 느끼고 정성으로 키워 먹는 것이다. 나와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고 식재료를 공급하는 게 우리의 기업철학이다.”

-학교급식에 친환경농산물을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당장 올해부터 친환경쌀 등을 학교급식에 쓰려는 지자체도 생겼다. 현실을 고려할 때 우려되는 점은 없나.

 

“3년 전부터 친환경 농산물이 학교에 적극적으로 공급되고 사용 빈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초록동색’이란 친환경 브랜드로 지역 대리점과 연계해 친환경 농산물 먹기를 기획 판매하는데 박차를 가할 것이다. 지자체가 친환경 농산물을 지원하고 친환경 무상급식이 전면 시행된다면 유통 채널이 정비되고 농산물 관리가 더욱 강화돼야 한다.”


-그런 문제점을 제거하기 위해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투자다. 생산자가 친환경 농법으로 농산물을 생산하기에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힘든 상황에서도 굳은 의지로 생산하지만 유통과정에서 가격이 생성돼 실질적인 이익은 생산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이런 유통구조를 없애고 지역 생산자단체와 대형 유통업체가 협약을 맺고 정부가 지원에 적극 나서면 우리 친환경 농업이 더욱 발전할 것이다.”

“친환경 전처리 공장을 1월말에 열고 전남의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한다”

-급식시장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친환경 제품의 제작‧유통 선진화가 시급하다. 그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이라 보나.
“지원이다. 헌데 요즘 지자체는 무분별한 지원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 정확한 자료와 판매망 등을 고려해 지원하고 육성할 경우 큰 수확을 얻을 것이다.”

-전남과 친환경 쌀을 도내에 공급하기로 협약식을 맺었다고 들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전라남도와 협약을 통해 도내 생산되는 친환경 농산물을 공급받아 유통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우리는 경기도 이천에 친환경 전처리 공장을 1월말에 오픈하고 학기가 시작되는 2월부터 전국 학교와 오프라인 매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앞으로 품목과 대표 상품을 만들어 전남의 친환경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다.”

-친환경 제품만 다루는 전문숍을 충남 대전에 연다고 들었다. 구체적 내용이 궁금하다.
“2011년 1월 말에 오픈한다. 1호점을 시작으로 전국에 체인 형태의 전문점을 계획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공급하고 유통하는 업체의 전문매장들이 늘어나고 있으나 아직도 부족하다. 앞으로 우리 농산물, 친환경 농산물이 더욱 확대되고 시장이 커가는 중이니 이제 우리는 작은 시작에 나섰을 뿐이다. 앞으로 지역브랜드, 지역상품 개발과 함께 친환경 제품 공급에 더욱 힘을 보탤 것이다.”

-친환경, 이것 역시 웰빙 바람에 편승한 상술이 아닌가.
“그렇지 않다, 도시에서 살다 보면 패스푸드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우리 아이들이 아토피 등 피부질환, 성격장애 등으로 고통 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음식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이제라도 친환경 농산물로 식단을 바꾸고 건강한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을 섭취해야 한다. 우리 몸에는 우리 농산물, 우리가 자라고 뛰노는 땅에서 자라는 농산물만이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확신한다.”

-직접 생산하기보다 OEM 방식에 주로 의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한 배경이라도 있나.
“우리가 유통하는 품목이 420여 가지에 이른다. OEM 방식이 필요하다. 다만 협력 업체를 선정할 때 우리는 위생과 시설 등을 철저히 검증하고 생산업체 대표들의 개인적인 면모까지 따진다. 그 덕에 매일해오름이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것 아닌가. 물론 직접 생산하는 제품도 있다.”

-제작과 유통을 겸하면 매출은 물론 이윤 창출이 더 많지 않나.
“욕심은 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나보다 남이 더 잘하면 그 부분은 차용하고 협력을 구하는 게 좋다. 문어발식 확장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은숙 대표는 인터뷰 내내 믿음과 사랑을 강조했다. 사실 믿음 없는 사랑은 위선에 불과하고, 사랑 없는 믿음은 모래성과 같다. 사람도 기업도 믿음을 안겨주지 못하면 뿌리 없는 나무에 불과하다. 문 대표는 그동안 사랑이 담긴 신뢰를 전파한 듯하다. 기업 운영과 별도로 온갖 행정 관련 처리를 책임지는 경기도 농생명기업인협의회 사무처장직을 무리 없이 운영하는 걸 보면 그렇다. 물론 본인은 “부회장단이 너무 잘 도와줘 직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이는 겸손으로 들린다. 사업은 나눔과 동의어 아니냐고 그의 깊고 맑은 눈이 말하고 있다.


정리=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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