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직접 생산’한 조리기기, 덜미 잡힐까
말로만 ‘직접 생산’한 조리기기, 덜미 잡힐까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0.11.09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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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생산 오븐으로 둔갑시킨 업체, 부정당업자 지정 취소 소송 선고 ‘코앞’
부정당업자 처분 확정시 조달시장서 사실상 ‘퇴출’… 관련 업계 지각변동 올 듯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학교급식 등 공공조달시장 공급을 제한하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의 ‘부정당업자’ 지정에 반발하며 소송에 나선 오븐기기(이하 오븐) 업체가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어떤 판단이 내려질지 귀추가 모아진다.

외국 유명 오븐을 수입·판매하는 업체 관계사로 알려진 해당 업체는 공공조달시장 진출을 위해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등 관련 법을 피하는 수법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어 조리기기 업계의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린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법원 판결을 앞둔 R업체는 지난 3월 오븐을 직접 생산한다는 증명서인 ‘직접생산확인증명서(이하 직접생산증명서)’를 중기중앙회로부터 발급받았다.

하지만 몇 개월 후 중기중앙회가 확인한 결과, R업체는 오븐을 직접 생산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직접생산증명서의 효력 정지와 함께 직접생산증명서 발급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근거로 R업체를 부정당업자에 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R업체는 여기에 반발하며 즉시 ‘부정당업자 지정 취소 가처분 신청’을 내고 서울행정법원에 직접생산증명서의 효력을 인정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오는 27일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중기중앙회가 R업체에 문제 삼은 것은 오븐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R업체는 지난해 3월 직접생산증명서를 받기 위해 관계사와 별도 분리해 법인을 세웠다. 신규 법인이 된 R업체는 경기도 모 지역에 생산공장을 갖추고 오븐 제조와 유지보수 등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기중앙회 확인 결과, R업체는 해외 브랜드 오븐을 들여와 이른바 ‘껍데기’만 교체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것. 

이토록 R업체가 직접생산증명서를 받아야 했던 이유는 학교급식 등 공공조달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국가계약법, 지방계약법 등 관련 법에 따르면, 오븐 등의 일부 품목은 국내 유망 중소기업을 육성·보호하기 위해 직접생산증명서를 발급받은 업체 제품만 조달청 나라장터에 등록해 입찰을 거쳐 공급된다.

즉 직접생산증명서가 없으면 공공조달시장에 등록할 수가 없는 셈이다. 따라서 오는 27일 1심 선고공판에서 부정당업자 처분이 확정되면 R업체는 사실상 오븐 시장에서 퇴출된다고 봐야 한다.

현재 업계에서는 오븐 공공조달시장 규모를 연간 300억 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 문제가 된 R업체 점유율은 50억 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 실적은 지난 3월 직접생산증명서를 발급받은 직후부터 쌓은 단기간의 실적이어서 사실상 업계에서는 R업체가 오븐 시장의 ‘신흥 강자’라는 평가를 서슴지 않았다. 반면 R업체의 이 같은 실적은 사실상 ‘해외 브랜드의 높은 인지도’ 덕분이라는 평가도 나와 이미 업계에서는 R업체에 대한 의혹이 어느 정도 사실로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와중에 R업체가 최종 퇴출되면 그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타 업체들의 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급식업체 관계자는 “R업체는 오븐 시장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인지도를 빌미로 중소기업체들의 생존권을 위협해왔다”며 “오븐을 주로 다루는 R업체뿐만 아니라 타 조리기구 분야에서도 R업체와의 같은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이번 처분이 조리기기 시장의 정상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사자인 R업체 측은 자세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R업체 강모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억울한 부분을 충분히 소명했다고 여기고 있으나 재판 중인 사안이라 어떠한 답변도 하기 어렵다”며 (항소 여부 및 직접생산확인서 기간 연장 신청 등에 대한 질문에)“마찬가지로 재판 결과가 나오면 검토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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