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구제역 몸살을 앓고 있다. 지방 도축장이 폐쇄되어 가락동 도축장이 포화상태가 되는가하면 단체급식인 병원, 학교, 교도소와 식품업계까지 파장이 미치고 있다. 각 분야의 일선에 있는 관계자를 통해 구제역 그 이후 분위기를 살펴봤다.

병원급식
정성만 가지고는 만들 수 없어

 

구제역에 의한 식자재 단가상승도 문제지만 연이은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2005년 물가를 기준으로 책정된 병원급식의 단가는 제자리 수에 멈춰있다.

 

그 이유에 대해 김형미 신촌세브란스병원 영양팀장은“환자들을 위한 식단은 일반급식과 개념이 다른데 보험공단과 관계 연구원들은 이를 비싼 것으로 인식하고 의료수가에 반영해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6년간 올라간 물가가 반영이 안 되는 상황에서 정성만 가지고 급식을 책임을 지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며 이미 병원에서는 구제역 여파 이전부터 식자재비 상승과 단가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식자재 공급에 대해 김형미 팀장은‘급식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도 기후변화, 전염병의 범람에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하며 떠오르는 전략적 대안 중의 하나가 냉동식품이라고 전했다.

냉동 식품은 장기보관이 가능하므로 단기적인 기후변화로 인한 작황 감소, 구제역이나 조류독감과 같은 전염병에 영향을 덜 받기 때문이다. 단체급식은 하나의 거대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안정적인 식재료 공급을 위한 장기적인 투자와 연구가 요청되고 있다.

교정급식
수요가 증가되는 3월 이후가 변수

 

“올해 6월까지는 입찰 된 대로 식재료 공급을 받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피부로 와 닿는 어려움은 없다. 그러나 현재 공급업체들의 말에 의하면 일부 식품의 물가는 2~3배 뛰었고 3월 개학이후 학교급식으로 인한 식자재의 수요증가가 전국의 단체급식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봄소풍이 다가오는 4월경에는 도시락 업체가 소모하는 식자재의 양이 적은 편이 아니어서 식자재 납품업체도 긴장하고 있다.”며 김중섭 서울구치소 식품위생 계장은 교정급식의 분위기를 전했다.

또 김계장은“작년 배추값 폭등으로 김치 납품업체들이 납품을 포기하고 위약금으로 처리한 사례가 있어 금년 3월 이후의 식자재나 우유의 조달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학교급식
공동구매, 대체식품 적극모색

 

전국 학교가 개학하는 3월 이후 구제역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학교급식 분야에서는 소, 돼지고기를 닭고기나 생선 등으로 대체하거나 인근학교끼리 공동구매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대안이 나오고 있다.

 

서울 A초등학교 영양교사는“소, 돼지, 우유 등 축산물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지만 최소한의 학교급식 물량은 우선적으로 공급해 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식단을 구성하고 있다”며 다만 이 같은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고자 “기존식단에 제공되었던 축산물을 최소화하고 식물성 단백질류의 식품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런 상황일수록 영양(교)사들이 지혜롭게 대처해 영양(교)사의 위상 제고에도 함께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표에서 보다시피 각종필수 영양소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소, 돼지고기를 대체할 수 있는 메뉴의 개발이 가능하다.

식품업계
단백질 대체식품 뜰 것인가?

 

급식업계나 식품업계에 단백질 대체 식품은 공통의 관심사항이다. 최근 햄이나 돈가스, 스테이크 대신
콩을활용한‘콩햄’과‘콩가스’‘, 콩스테이크’등 다양한 제품이 등장하고 있다.

 

콩 가공식품 제조업체인 베지푸드는 금년 들어 월 온라인 매출만 3,000만원 이상을 기록했다. 작년에 비해 약 3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베지 푸드 관계자는“구제역의 여파로 콩고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며“최근 식자재 유통업체에서부터 식당, 일반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콩고기에 대한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친환경상품 전문 쇼핑몰의 한 관계자는“앞으로 콩류와 콩고기는 물론 현미나 통밀 등 의 전곡류가 유제품 대체 식품으로 부상할 것”이라며“유제품을 대체할 식품들의 판매가 증가 할 것으로 예상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