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좋은 ‘결명자’ 유전체, 세계 최초 해독
눈에 좋은 ‘결명자’ 유전체, 세계 최초 해독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0.12.15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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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명자 기능성 성분 안트라퀴논의 생합성 경로 밝혀
결명자의 항산화 효과, 다른 콩과 식물에 비해 뛰어나

◆ 연구자 - 강상호 연구사  농촌진흥청 유전체과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전통의학서 동의보감에 ‘눈을 맑게 한다’고 기록되어 있는 결명자의 유전체를 해독하고, 결명자 내 기능성 성분인 안트라퀴논의 생합성(유기물질을 합성하는 물질대사) 경로를 국내 연구진이 밝혀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결명자의 생리활성물질 합성을 증가시키거나 안트라퀴논 고함량 품종 육성에 도움될 것으로 기대된다.

농촌진흥청(청장 허태웅, 이하 농진청) 유전체과 강상호 연구사와 연구진이 지난달 23일 결명자의 유전체를 세계 최초로 해독하고, 결명자에 함유된 안트라퀴논의 생합성 경로도 밝혀냈다고 발표했다.

최근까지 결명자는 항암, 혈관질환 개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차, 기능성 식품, 항암제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생합성 대사경로는 규명되지 않아 연구진은 국산 품종 ‘명윤결명’의 유전체 해독 연구를 실시했다. 명윤결명은 1994년 국립식량과학원에서 육성한 품종으로, 전국 재배면적은 약 20ha, 생산량은 약 42t이다.

연구 결과, 결명자 유전체 547Mb 중 526Mb를 조립해 96% 해독을 완료했으며, 총 4만5268개의 유전자를 발굴해 그 정보도 등록했다. 또한 결명자와 같은 콩과에 속하는 대두 등 16개 식물과 비교 분석해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성화합물(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 카테킨, 탄닌 등을 총칭하는 물질) 생합성 유전자 수가 다른 콩과 식물보다 더 많은 것을 확인했다. 즉 결명자가 다른 콩과 식물에 비해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다.

결명자 유전체 정보를 해독하면 우수하거나 불량한 형질을 만드는 유전자를 파악할 수 있어 새로운 품종을 육성할 때 우수 품종을 정확하게 선발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결명자 유전체 정보를 기반으로 맞춤형 정밀육종이 가능하다. 또한 결명자와 유사한 종 ‘석결명’을 판별할 수 있는 분자마커 개발로 결명자와 혼입되는 원인도 차단할 수 있다.

결명자의 주요 물질인 안트라퀴논은 눈 건강 증진, 항암 등 기능성을 가진 식물 유래 물질로 식품첨가제, 변비약, 염료, 화장품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안트라퀴논 유도체는 제약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으며, 세계 시장규모도 약 12.5억 불로 매년 7%가량 증가하는 추세다.

연구진은 유전체 해독 정보를 통해 안트라퀴논의 생합성 과정도 과학적으로 해석했다. 분석 결과, 안트라퀴논 계열의 한 종류인 에모딘 중간물질의 생합성에 ‘CHS-L9’ 유전자가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특히 에모딘 생합성에 관여하는 후보 유전자 ‘CHS-L’ 16종을 분석해 현재까지 알려지지 않은 식물의 안트라퀴논 생합성 과정을 유전자 수준에서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연구진은 안트라퀴논 유도체 개발과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하고, 안트라퀴논 고함량 종자 개발로 농산업적 활용기반 구축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진청 안병옥 유전체과장은 “이번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결명자의 생리활성물질 합성을 증가시키거나 안트라퀴논 고함량 품종 육성을 지원하는데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저널 Nature Communications (IF : 12.121)에 게재됐으며, 특허출원도 마쳤다. 그리고 연구 성과는 농진청 국립농업생명공학정보센터와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에 정보를 등록해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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