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수입 김치 늘면 국내 식재료 가격 오른다
[연구] 수입 김치 늘면 국내 식재료 가격 오른다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1.03.29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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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뿐만 아니라 고추와 마늘 등의 가격에도 영향
단체급식 분야의 국산 김치 소비 장려 정책 요구돼

◆ 연구자 문한필 연구위원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식재료비 상승과 급식 단가 압박 등으로 중국산 김치를 식단에 많이 반영하면 장기적으로 고추와 마늘 등 국내산 식재료의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단체급식 등 사회 전반에서 국산 김치 소비 증진을 위한 식생활교육 등이 확대·시행되면 궁극적인 식재료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농촌진흥청의 중국국가통계국 중국 농산품 원가수익 자료(2018)에 따르면, 국내산 김치의 도매가격은 중국산 수입 김치 가격보다 3∼4배 이상 높은 상태다. 여기에 중국산 김치에 대한 국내 소비마저 확대되고 있어 수입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이하 통계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서도 2009년 14만8124t이던 중국산 김치 수입이 2018년 24만4741t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된다.

중국산 김치 가격 경쟁력은 주원료인 배추와 부재료인 양념·채소류 생산에서 중국이 비교우위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인데, 이는 2000년대 초반부터 한국 김치업체가 중국에 단독 또는 합작 형태로 진출해 가공공장을 세우고, 원료 농산물을 현지 계약재배를 통해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에서 시작됐다.

이에 연구자는 김치 수입과 국산 채소류 가격의 인과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지난 2007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의 월별자료를 활용했다. 그리고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통계진흥원 자료를, 국산 배추·건고추·마늘·양파 등의 가격은 가락동 도매시장 자료를 활용했다.

분석 결과, 중국산 김치 수입은 배추뿐만 아니라 고추와 마늘 등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기적으로는 중국산 김치 수입이 고추와 마늘 가격 상승에 영향을 주었고, 이로 인한 배추 가격 상승은 다시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를 유발시킨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반면 양파 가격은 비교적 중국산 김치 수입량과 연관성이 적었다. 이에 대해 연구자는 양파가 김치 원료 중 활용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가 2017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김치류 제조업체의 원료 사용 비중은 배추 72.4%, 무 16.5%, 고추 2.7%, 마늘 1%, 양파 0.9%였다. 또한 중국산 김치 수입량에 외부 환경적 요인이 발생할 경우 국산 배추 가격은 24개월 후까지 일정 수준(약 10%)의 가격변동 효과가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연구자는 중국산 김치 수입 증가는 김치 생산업체와 소비자뿐만 아니라 김치 원료인 채소류 생산자에게까지 직간접적 영향을 미치며, 이들 경제주체의 후생 변화도 초래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김치 소비기반을 유지·확대해 나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연구자는 “연령이 낮을수록 김치 소비가 줄고 있는 추세”라며 “이를 반전시키기 위해 유년층과 청소년에 대한 식생활교육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체급식에서 국산 김치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해 김치 원료인 채소류 수급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며 “나아가 국내 김치산업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까지 적극 개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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