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 병사 부실 급식 폭로, 결국 사실로…
격리 병사 부실 급식 폭로, 결국 사실로…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1.05.07 17: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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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원인 ‘배식 실패’와 ‘부식수령 불량’ 등 지목
국방부 장관, “책임 통감하며, 적극 개선에 나설 것”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휴가 복귀 후 일정기간 격리되는 병사들에게 부실 식사가 제공됐다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급기야 국방부(장관 서욱)가 긴급 현장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 부실 급식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서욱 장관은 국회에 출석해 유감 표명과 함께 실태 개선을 약속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휴가 복귀 후 격리 조치된 병사들에게 제공된 급식 사진이 잇따라 게재됐다. 게재된 사진에는 반찬 대신 대부분 밥만 있거나 식판에 특정 반찬이 빠져 있는 등 비정상적인 급식이 담겨 큰 파문이 일었다.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해군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격리 장병에게 지원되는 도시락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서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해군2함대사령부를 방문해 격리 장병에게 지원되는 도시락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해당 부대를 직접 조사했고, 이를 국회에서 공개했다.

지난달 28일 이채익 국회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가 조사한 4개 부대에서 모두 부실 급식이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육군 12사단 4건, 51사단 1건, 특전사 11공수여단 1건, 공군 방공포 3여단 1건이었으며, 이 중 ▲배식 실패가 4건 ▲부식수령 불량이 2건 ▲기타 불가피한 사유 1건까지 총 7건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중 육군 12사단 부실 급식 실태가 매우 심각했다. 다른 부대와 달리 일반 병사가 폭로한 4건 모두 배식 실패와 부식수령 불량이 원인이었다. 먼저 지난달 15일 저녁은 ‘군대리아’ 메뉴로 ▲햄치즈버거 ▲감자튀김 ▲야채샐러드 ▲혼합시리얼이 제공돼야 했다. 하지만 해당 부대 급양관은 총 식수인원 110명 중 60명분의 빵만 수령해 반으로 잘라 배식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점심에는 메인 메뉴인 ‘소불고기당면볶음’을 배식하는 과정에서 소고기가 조기 소진돼 뒤에 배식할 때는 당면만 제공됐다.

또 그날 저녁에는 경계 근무자에게 제공해야 할 ‘버섯제육볶음’이 없어 햄 2장을 대체해 제공했는데 이마저도 해당 병사는 1장의 햄밖에 제공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19일 점심에도 급양관이 ‘돈까스 덮밥’에 제공돼야 할 돈까스를 청구하지 않아 결국 돈까스 수량이 부족해 잘게 잘라 배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육군 특전사 11공수여단은 12일 아침 메뉴로 제공할 꼬리곰탕을 정상적으로 수령했음에도 급양관의 관리 소홀로 휴가 복귀 격리자에게는 제공되지 못했다. 또한 공군 방공포 3여단도 배식을 담당하는 급양 간부의 관리 소홀로 23일 저녁 메뉴로 제공돼야 할 계란후라이와 양념장이 격리 병사에게는 배식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모 특전사 예하부대 격리 장병에게 제공된 도시락.
지난달 22일 페이스북에 올라온 모 특전사 예하부대 격리 장병에게 제공된 도시락.

이 의원은 “육군 12사단의 경우 부식수령 불량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간부 자질과 능력 문제 이면에 군납 비리마저 의심되고 있다”며 “혈기 왕성한 20대 청년들이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는데 먹는 것이 부실하다는 논란 그 자체만으로도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방부는 전수조사 과정에서 배식 실패 문제를 비롯해 군납 비리는 없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지적에 서 장관은 지난달 28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최근 발생한 격리 병사 부실 급식 제공 건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해 병사들의 생활 여건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도 밝혔다.

서 장관은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조치과정 중 일부 부대에서 발생한 격리 병사 급식 부실, 열악한 시설, 입영 장정 기본권 보장 미흡 등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며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국방부와 각 군은 현재 운용하고 있는 방역관리대책본부의 임무수행 체계를 보완하고, 현장과 소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최단기간 내에 부모님의 마음과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격리 병사의 생활 여건 등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지난달 26일부터 격리 병사 급식 지원실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야전 부대의 식당과 병영생활관을 방문하여 식재료 정량 수령 및 균형 배식 여부 등을 확인하는 등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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