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유치원 조리실에 필요한 기구, 뭐가 있을까?”
“우리 유치원 조리실에 필요한 기구, 뭐가 있을까?”
  • 정지미·김기연 기자
  • 승인 2021.05.10 08: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급식전 이즈백’ (2) 유치원급식 위한 제안 ‘유치원 조리실 모델관’
학교급식보다는 작은 규모, 유치원급식소를 위한 실체적 조언
각계각층의 전문가 고견 담아 유치원급식 조리실 모델관 제시

# 1. “제가 일하는 유치원은 지하에 조리실이 있어 조리는 지하에서 하고 배식은 각 교실에서 합니다. 그런데 참 곤란한 게 덤웨이터(식당의 요리·식기 운반용 소형 승강기)가 없어 매번 조리된 음식을 조리실에서 1층까지 들고 옮겨야 했어요. 원아가 150여 명 정도라 그리 큰 국통은 아닌데 만약 학생 수가 1000여 명이 넘는 학교였다면 훨씬 컸을 테고, 그 국통을 어떻게 옮겨야 하나 막막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올해부터 우리 유치원도 학교급식법 적용을 받는다고 하는데 조리실이 지하에 있는 게 법에 저촉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서울시 A공립유치원 조리사)

# 2. “불과 15년 전까지만 해도 급식은 유치원 운영 조건 중 최하위 순위였어요. 월급을 제공하며 영양사를 채용하기는 너무 부담됐고, 급식용 반찬은 그냥 마트에서 구매해 원장이나 조리원 1명이 조리해 주는 것이 당연했죠. 당연히 조리실의 위치와 공간 효율성 등은 생각하지도 못했죠. 지난해 교육지원청에서 다녀갔는데 조리실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너무 좁대요. 조리실을 넓히려면 리모델링 수준의 비용이 들어갈 텐데 걱정입니다. 그리고 조리실을 어느 수준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도 막막하고요. 혹시 임의로 공사했다가 나중에 교육지원청에서 잘못됐다고 다시 하라고 하면…”
  (서울시 B사립유치원 원장)


[대한급식신문=정지미·김기연 기자] 올해부터 학교급식법을 적용받는 유치원. 실제 유치원 현장에서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가장 골치 아프고 어렵게만 여기는 주제는 의외로 ‘급식소 조리실’ 구성이었다.

유치원급식과 관련한 지방재정 통합시스템(K-에듀파인) 도입, 급식을 관리할 영양교사 채용, 식재료 구입과 식단작성, 급식소위원회 운영 등 수많은 이슈가 있지만, 이런 주제들은 이미 적용을 마쳤거나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될지라도 어떻게든 완료가 될 수 있는 것들이다.

서울시내 한 유치원의 조리실 모습. 다수의 유치원 원장들은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유치원급식 조리실을 지목했다.
서울시내 한 유치원의 조리실 모습. 다수의 유치원 원장들은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사안으로 유치원급식 조리실을 지목했다.

하지만 급식조리실 준비는 다르다. 현재의 시설보다 조금 보완해 학교급식에 준하는 설비를 갖추기는커녕 조리실이 아예 없는 사립유치원들이 적지 않다. 원아가 50인 이상 유치원은 집단급식소로 신고한 뒤 의무적으로 보존식을 보관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유치원이 허다했다. 그만큼 급식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고, 관련 법령 숙지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반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에 없던 급식실을 설치하고, 조리기기와 설비를 갖춰야 하는 유치원 입장에서 막막함을 느끼는 것은 오히려 당연하다. 여기에 유치원을 지도하고, 자문해야 할 교육 당국 역시 막막하기는 마찬가지. 학교급식법과 유아교육법의 틈새에서 오랫동안 ‘사각지대’에 방치됐던 유치원급식은 제대로 된 관리에서 이미 멀리 있었다고 봐야 한다.

지난해 1월 이른바 ‘유치원 3법’이 국회를 통과했고, 즉시 시행된 유아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 비해 학교급식법은 1년이라는 유예기간을 두었다.

영양교사 확보와 급식실 설비 등에 막대한 예산이 필요했고, 적합한 기준 마련 또한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한 국회 차원의 배려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학교급식 현장과 유치원들이 피부로 느끼는 혼란 정도는 여전하다. 17개 시·도교육청이 각자 내놓은 유치원급식 관련 정책과 지침 등은 제각각이고, 제일 중요한 시설 관련 기준은 국가 예산과 사립유치원의 형편을 고려하느라 아직 윤곽조차 나오지 않았다.

매년 단체급식산업의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선도해온 ‘우수급식·외식산업전(이하 급식전)’이 올해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 중 하나로 준비한 ‘유치원 조리실 모델관(이하 모델관)’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러한 유치원들의 상황 덕분이다. 주최 측은 유치원급식 종사자와 교육청 담당자, 병설유치원 학교장, 영양교사, 급식시설 관계자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실제 유치원 현장에서 요구하는 조리실 모델을 도출하고 있다. 그리고 급식전 특별관에서 도출된 모델관을 선보이기 위해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