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곤충 먹인 돼지로 영양과 환경 모두 챙긴다
식용곤충 먹인 돼지로 영양과 환경 모두 챙긴다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1.05.30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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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체급식 노리는 식용곤충 - ③ 급식 분야의 시장성
‘곡물 사료’ 대신 ‘식용곤충 사료’ 먹은 고기… 영양 우수해
소비자가 느끼는 혐오감은 줄이고, 친환경이라는 이점도 있어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최근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 급식에 식용곤충 가공식품이 제공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식 관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식용곤충은 단백질 함량이 높고, 동물 사육에 비해 환경파괴가 적다는 장점으로 수년 전부터 차세대 식량자원으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특유의 생김새와 곤충을 먹는다는 부정적인 인식은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되기도 했다. 본지는 세 차례에 걸쳐 ① 식용곤충의 현황 ② 정부의 식용곤충산업 활성화 계획  ? 급식 분야의 시장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 편집자주 -


“식용곤충의 영양학적 가치는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그것으로 만든 가공식품을 단체급식에 제공하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러나 사료용으로 재배된 식용곤충을 먹인 소·돼지·닭 등은 섭취하는데 거부감이 들지 않아 단체급식에서도 문제없이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기도 A초등학교 영양교사

소비자들이 식용곤충에 갖는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과 제품 개발 등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단체급식에 식용곤충으로 만든 가공식품이 제공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는 아직 시원스런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

이 같은 시장 반응에 대안으로 식용곤충을 소·돼지·닭 등이 먹는 사료로 활용한다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은 불식시키면서 나아가 급식시장 진입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육류 가격 인상… 결국 ‘사료값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이하 농식품부)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000년 31.9㎏에서 2019년 54.6㎏으로 71% 급증했으며, 이로 인해 가축에 먹이는 사료의 양 또한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동물용 사료의 단백질원으로 주로 사용되는 곡물 소비량 증가와 가격 상승 폭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한국사료협회(회장 조충훈)에 따르면, 동물용 배합사료 생산량은 연간 약 2000만t이며, 이 중 수입산 사료용 옥수수는 약 900만t 정도다.

지난달 1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수입산 사료용 옥수수 가격은 t당 247달러로 전월 대비 5.9% 올랐다. 이는 전년 대비 약 2배 가까이 오른 수치다. 인상 원인으로는 전 세계 옥수수의 45%를 생산하며, 교역량의 80%를 차지하는 미국이 기후위기로 인해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에 이어 옥수수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도 엘니뇨나 라니냐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다. 심지어 코로나19에 따른 해상운임비의 상승 등도 옥수수 가격의 상승을 이끄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했다.

축산업에 사용되는 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로선 세계 곡물 가격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되고, 이는 곧 육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이런 상황은 식재료 가격 인상으로 연결돼 대량 식재료를 구매하는 단체급식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식용곤충, 급식에 가능할까

최근 식용곤충으로 만든 사료가 곡물 사료를 대체할 수 있으며, 영양학적으로도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관련 시장도 성장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로 인해 급식시장 진입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식용곤충을 직접 섭취하는 것이 아닌 소나 돼지 사료로 활용한다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불식시키고 급식시장 진입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제공 = 경상북도교육청
식용곤충을 직접 섭취하는 것이 아닌 소나 돼지 사료로 활용한다면 소비자들의 부정적인 인식도 불식시키고 급식시장 진입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 제공 = 경상북도교육청

글로벌 동물 사료 산업에 대한 뉴스와 분석을 제공하는 ‘feednavigator’에 따르면, 메뚜기를 육계 사료로 사용할 경우 항산화 기능과 단백질은 증가하는 반면 콜레스테롤은 감소하는 등의 효과가 있었다.

또 누에 단백질은 소 사육에 사용되는 땅콩 성분 사료의 33%를, 그리고 돼지 사료에 포함되는 콩과 어분은 100%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동애등에를 비롯한 거저리, 귀뚜라미, 메뚜기, 번데기 등이 동물성 사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사료용 곤충 시장이 점차 확대돼 지난 2019년 기준 11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식용곤충의 급식시장 진출은 ‘필수불가결’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채식급식이 강조되고 있지만, 성장기 청소년에게 필요한 동물성 단백질 섭취 또한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용곤충 사료로 사육한 육류를 급식으로 제공한다면 탄소 배출 저감과 영양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는 것.

서울의 한 급식 관계자는 “성장기 청소년에게 동물성 단백질 섭취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는 기후위기 대응 등을 위해 식용곤충 사료를 먹인 육류를 학교급식에 사용한다면 친환경적이면서 혐오감도 적어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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