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식재료 미식 기행 - 경기도
지역 식재료 미식 기행 - 경기도
  • 한식진흥원
  • 승인 2021.05.25 0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봄을 부르는 쑥과 민들레

■ 쑥, 먹거리이면서 귀한 약재  
요즘은 아프면 쉽게 병원을 가지만 옛날에는 쑥이 참 고마운 존재였다. 먹거리인 동시에 다양하게 쓰이던 귀한 약재였다. 쑥은 다른 나물에 비해 향이 강해 생으로 먹기보다는 국이나 전, 튀김 등으로 요리하는데 가장 익숙한 음식은 누가 뭐래도 쑥국이다. ‘봄 도다리, 가을 전어’라고 할 만큼 봄철 최고의 생선으로 대접받는 도다리를 넣은 도다리쑥국은 보양식으로까지 대접받는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도다리가 산란을 위해 지방까지 축척했으니 맛이 최고인데 쑥의 풍미까지 더했으니 안 먹어본 이는 있어도 한번만 먹어본 이는 없다고 할 정도다.


이 밖에도 쑥은 떡으로도 많이 활용된다. 쑥버무리나 쑥개떡은 어렵지 않아 여느 집에서 손쉽게 해먹는다. 쑥떡, 쑥절편, 쑥가래떡도 흔한 먹거리다. 초봄에 나는 작은 쑥은 주로 국과 같은 음식에 쓰이고 떡에 들어가는 쑥은 자란 쑥을 활용한다. 약재로 쓰는 쑥은 5월 단오에 채취하여 말린 것이 가장 효과가 크다고 한다. 약으로 쓸 때는 탕으로 하거나 생즙을 내어 사용하며, 술을 담가서도 쓴다. 다만 시력이 약한 경우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고, 남자가 장기간 복용하면 양기가 준다고 하니 여성에게 양보하시길 바란다.

쑥을 끓인 물에 목욕하거나 말린 쑥으로 훈증 또는 뜸을 떠서 몸의 혈액순환을 돕고 체온을 올리는 방법은 일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웃자란 쑥은 말려 여름날 모기를 쫓는 용도로도 사용했다. 봄철 산천에 쑥이 쑥쑥 자라니 수시로 가서 뜯어 그늘에서 말리면 쓸 곳이 많다. 봄을 놓쳤다면 가을쑥도 채취가능하다.

‘대한민국 식재총람’에 따르면, 쑥은 성질이 따뜻해 장에 좋고 소화액 분비를 촉진한다. 그리고 쑥 80g이면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 A가 충족된다고 한다. 비타민C와 엽록소가 풍부해 감기예방에 좋고 각종 호흡기와 알레르기 질환에도 좋다. 뿐만 아니라 지방대사를 돕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다.

■ 민들레 - 우리 곁에 늘 있는 파랑새 같은 것
다음으로 소개할 봄나물은 민들레다. 강인한 생명력 때문에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백성과 같다 해서 민초(民草)로 비유된다. 그래서인지 위에서 소개한 냉이, 달래, 쑥은 익히 아는 나물이지만 민들레는 잡초 취급받기 십상이다.

‘내 몸을 살리는 자연의 맛 산나물 들나물’에 따르면, 민들레는 그 효능이 다양한데 염증과 종기를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으며 항균과 해독 효과가 있어 몸속에 침투한 유해균을 물리친다. 위장보호와 소화불량, 만성위염, 위염, 식도암에 효과를 발휘한다. 특히 위가 약해 만성적으로 고생하시는 분들은 말려서 뿌리를 차로 다려 마시면 좋다.

산나물들은 산에 가야 취할 수 있는데 반해 냉이, 달래, 쑥, 민들레 같은 나물은 주변에 흔했다. 거동이 시원찮은 어르신들도, 고사리손 아이들도 손쉽게 수확할 수 있었다. 우리 곁에 늘 있는 파랑새 같은 나물이다.

겨울을 이겨낸 생명력 가득한 나물들을 만나고 싶다면 매년 4월말에서 5월초에 3일간 열리는 ‘양평 용문산 산나물축제’에 가봐도 좋다. 2008년 용문산에서 채취한 산나물을 중심으로 시작된 축제는, 현재 양평의 12개 읍면에서 채취하고 재배한 취, 곤드레, 두릅, 버섯과 같은 다양한 식재료로 확대되었다. 경기도의 대표축제로 손꼽는다. 산림이 70%이상을 차지하는 양평에서 난 산나물은 조선 중기에 편찬된 ‘동국여지지’에서 ‘임금님 진상품으로 용문산 산나물이 최고다’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맛과 향이 뛰어나다. 


민들레 꽃말은 ‘감사하는 마음, 행복’이란다. 코로나19로 인한 두려움과 불편이 차고 넘치는 시기다. 머리도 하얗게 셀 지경이다. 하지만 보도블럭 사이로 후미진 건물 틈에서 겨우 살면서도 하늘 향해 방긋 웃는 민들레처럼 살아보자. 감사해보자. 이미 우리 안에 봄 있으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