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식재료 미식 기행 - 강원 홍천, 충북 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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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식진흥원
  • 승인 2021.06.08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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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을 품은 기다림의 맛, 옥수수와 감자

맛으로만 승부를 낸다면 여름 햇볕 옴팍 받고 자란 여름 찰옥수수와 백일 넘게 땅속의 기운을 끌어안고 자라난 감자를 그 어느 것이 이길 수 있을까?

■ 어디서나 잘 자라는 옥수수  
옥수수는 척박한 땅에서도 아주 잘 자라는 식물이다. 심는 시기는 4월부터 7월까지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심는 시기가 길다는 것도 옥수수의 특징이다. 예전에는 옥수수를 말려서 다음 해의 씨앗으로 사용을 했는데 요즘에는 씨앗이나 모종을 사서 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심는 날로부터 2-3개월 정도 지나면 옥수숫대는 2미터 이상으로 자라고 하나의 대에 옥수수 네댓 개가 열린다. 보통 옥수수수염이라고 부르는 것이 옥수수의 암꽃인데 이 수염이 적당히 마른 상태가 되면 옥수수가 잘 익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흙이나 물의 질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고 성장 기간이 짧아서 한국의 시골 마을 어디에서나 옥수수를 키운다. 대량 생산지도 많지만 집 근처의 텃밭에서 작은 규모로 키우는 경우도 많다. 옥수수의 원산지는 원래 아메리카 대륙이지만 유럽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온 서구의 옥수수를 개량한 찰옥수수 종자가 훨씬 맛있고 대중적이다. 유럽의 각지에서 키우는 옥수수와 우리나라 옥수수는 찰기부터 다르다. 외국의 옥수수가 노랗고 무른 속을 가진 것이 특징이라면 우리나라의 옥수수는 하얗거나 까만 것, 노란 것 등 종류도 다양하고 속도 꽉 차있다. 쌀이나 밀과 함께 3대 작물에 속하면서 쌀이나 밀과 같은 도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쉽게 조리해 먹을 수 있으며 기름을 짜거나 가루를 내어 빵이나 면으로도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경제적인 작물이기도 하다. 가난했던 한국의 5, 60년대에는 밥 대신 끼니를 해결해 주던 훌륭한 식량이었던 옥수수다. 먹을 것이 넘치는 지금도 여름철 맛있게 먹는 간식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 여름에 캐 먹는 감자의 맛
감자는 보통 봄과 가을에 나누어 심는다. 맛은 역시 여름에 캐 먹는 감자가 맛있다. 보통 장마가 시작되는 유월 말에서 칠월 초 이전에 감자를 캐야 하기 때문에 감자를 심는 시기도 보통 3월 중순 이후로 잡는다. 이즈음 심은 후 100일 정도 성장의 시기를 거치면 여름에 맛있게 감자를 먹을 수 있다. 감자 역시 특별한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바로 먹을 수 있는 경제적인 식자재라 모두에게 사랑받는 작물이다. 가난한 시절에는 허기진 배를 채워줬다면 다이어트가 일상이 된 현대에는 칼로리는 낮으면서 포만감을 주는 작물로 인기가 많다. 비타민C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피로 해소에도 도움을 주고 감자에 함유된 마그네슘이 수면을 돕는 세로토닌 생성을 활성화해 불면증에도 크게 효과가 있다. 휴가철 물놀이 끝에 햇볕에 탄 피부를 진정시켜야 할 때 감자를 얇게 저며서 피부에 붙여두면 열기가 빠진다.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개선해 주는 효능까지 있어 이모저모로 건강에도 아주 좋은 작물이다.

■ 그 자체로 너무 근사한 여름의 멋진 요리
시골 어느 텃밭에서도 무심한 손길 탓하지 않고 저대로 잘 자라는 옥수수와 감자, 기대하지 않아도 여름이 되면 귀한 보물처럼 우리에게 맛있는 먹거리가 되어 여름 한 철을 행복하게 해준다.

강원도 홍천에서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걸쳐 찰옥수수 축제가 열린다. 충북 옥천에서는 잘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옥수수와 감자가 함께 축제라는 옷을 입고 손님들을 맞는다고 한다. 이쪽저쪽에서 벌어질 옥수수와 감자 요리의 향연을 상상하니 군침이 돈다. 대나무 바구니에 가득 담아 올린 찐 옥수수와 찐 감자는 그 자체로 너무나 근사한 여름의 멋진 요리다. 누구든 반기며 받을 한 상이다.

올여름도 옥수수를 찌고 감자를 삶으면서 마음에 새로운 기운을 담아야겠다. 봄이 가면 여름이 오고 여름을 즐기면 가을이 선물처럼 도착할 것이며 겨울 또한 쓸쓸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품고 미래를 기쁘게 기다릴 것이다. 코로나19로 모든 일상의 시간이 답답하게 흘러간다 해도 삶의 소중한 것들은 옥수수가 익고 감자가 익는 시간의 기다림을 견딘 후에야 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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