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으로 즐기는 세계여행 ‘확산일로’
학교급식으로 즐기는 세계여행 ‘확산일로’
  • 유태선 기자
  • 승인 2021.06.27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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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교육과 연계한 ‘세계 음식의 날’ 학생들도 ‘긍정’
이탈리아·베트남 등 외국 문화와 음식, 급식에서 만나

[대한급식신문=유태선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해외여행이 여의치 않은 요즘 낯선 나라에 대해 배워보고 그 나라의 음식도 체험하는 ‘세계음식 여행의 날’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학교단위로 실시하는 다문화교육과정에서 급식을 통한 세계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 적지 않다.

경남, 학생과 소통하는 ‘두루밥상’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 이하 경남교육청)은 지난해 9월부터 다른 나라의 음식과 문화를 체험해보는 교육 자료들과 레시피 ‘두루밥상’을 관내 학교에 제공하고 있다.

감자가 제철인 요즘, 학생들은 급식을 기다리면서 ‘신사의 나라, 여왕이 있는 나라 영국’이라는 주제로 영국을 상징하는 음식 중 하나인 ‘피쉬앤칩스’를 맛본다. 피쉬앤칩스를 통해 영국의 문화와 역사를 공부하는 동시에 피쉬앤칩스를 재치있게 응용한 ‘가자미&감자튀김’을 맛보며 우리나라와 영국의 문화를 비교체험한다. 영국 프로축구리그인 EPL에서 활동하고 있는 손흥민 선수에 대한 퀴즈는 덤.

진주 배영초등학교 안지혜 영양교사는 “해외여행이 힘든 요즘, 학생들이 새로운 음식을 체험해보는 것에 매우 흥미로워하고 있다”며 “단순한 음식제공에 그치지 않고 그 나라의 문화와 식습관 등도 알려주며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다문화정책학교로 세계 체험

학생들을 위한 학교 내 세계여행은 급식시간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 파주 소재 능안초등학교(교장 박우경)는 지난해부터 경기도교육청의 다문화정책학교로 선정돼 매월 새로운 문화 체험활동과 낯선 나라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5월 상호문화이해주간’에는 중국문화 체험활동, 다문화 동아리의 이탈리아 문화 탐구활동, 학생자치회의 세계음악 버스킹, 급식시간 ‘맛으로 만나는 세계 문화’ 활동이 진행됐다.

파주 능안초등학교가 지난달 26일 ‘맛으로 만나는 세계문화’ 활동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음식을 급식에서 제공했다.
파주 능안초등학교가 지난달 26일 ‘맛으로 만나는 세계문화’ 활동의 일환으로 이탈리아 음식을 급식에서 제공했다.

먼저 학생자치회는 등교시간에 다른 나라의 음악을 소개하는 ‘등굣길 버스킹’을 실시했다. 그리고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교육기부로 이루어진 중국문화체험 시간에는 간단한 중국어를 배우고 익히면서 중국의 문화를 체험했다. 또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는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알아보는 다문화 동아리가 이탈리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급식시간에는 ‘맛으로 만나는 세계문화’를 주제로 이탈리아 음식을 먹어보기도 했다.

박우경 교장은 “교육공동체 모두가 상호문화이해교육의 필요성에 폭넓은 공감대를 가지고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해보는 교육과정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보고 만지며 먹어보기

대구 도림초등학교(교장 배은희)는 지난달 11~14일까지 다문화교육주간을 운영하면서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를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

먼저 학교 내 도서관에 학생들이 다른 나라를 소개하는 책들을 접할 수 있도록 ‘다문화 관련 도서 코너’를 마련했으며, 베트남·미주권·러시아·우즈벡·아프리카에 대한 교육 자료가 담긴 ‘세계테마꾸러미’를 가지고 요일별로 다문화를 체험해보기도 했다.
특히 의미가 있었던 프로그램은 ‘직접 체험’. 도림초는 지난 5월 13일 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문화 체험을 진행하면서 우리나라의 팽이·칠교놀이와 유사한 러시아의 마트료시카 팽이·펜토미노 놀이를 소개했다. 팽이와 마트료시카놀이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놀이로 배운 것.

베트남 전통의상도 학생들의 큰 호평을 받았다. 이날 베트남 전통의상을 직접 입어본 학생들은 “베트남 공주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평가했다. 급식시간에는 베트남쌀국수를 준비해 정점을 찍기도 했다.

권희경 영양교사는 “기존에도 종종 다른 나라의 음식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다문화교육주간에 맞춰 제공한 세계음식들로 학생들의 반응이 더욱 좋았다”고 전했다.

전국 곳곳에서 다문화교육주간 등을 활용해 다른 나라의 문화에 대해 이해해보는 시간을 갖고, 급식을 통해 세계 음식들을 접하게 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학교급식으로 즐기는 세계여행이 ‘코로나 블루’로 지쳐있는 학생들에게 신선한 치유가 되고 있다.

경남교육청 정혜숙 장학사는 “코로나 블루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 다른 나라의 문화와 식생활 등을 경험해보면서 잠시나마 ‘힐링’의 시간을 갖게 되는 것 같다”며 “학교에서 즐기는 세계여행으로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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