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가의 보도’된 식품업체 ‘행정심판’ 제도
‘전가의 보도’된 식품업체 ‘행정심판’ 제도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1.06.18 17: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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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광고로 영업정지 처분받은 업체, 행정심판 청구
충남도, 행정심판 기각… 6월 8일부터 2개월 영업정지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지난해 알레르기 억제와 면역력 증강에 효과가 있다고 허위 광고하면서 충청남도(도지사 양승조, 이하 충남도) 학교급식에 기타가공품을 납품하다 관계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업체가 이를 불복하고, 행정심판까지 나섰던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당 업체가 소재한 지역 급식 관계자들은 “행정심판 기간에도 이 업체는 영업행위를 계속해온 것으로 안다”며 “진작 퇴출되었어야 할 업체가 법을 악용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물의를 일으킨 해당 업체는 충남도 천안시 K업체다.

당초 천안시청은 K업체에 대해 3월 23일 자로 영업정지 처분을 발표한 바 있다. 천안시가 공개한 행정처분에 따르면, K업체는 ▲식품 유형이 기타가공품인 제품을 광고하며, 항암·항당뇨·항염증·항비만 등의 문구를 사용해 질병 예방·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했고 ▲항산화·항콜레스테롤·간기능 개선·면역력 증가 등의 문구를 사용해 건강기능식품이 아닌 것을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할 우려가 있도록 광고한 것으로 최종 확정됐다. 이에 따른 영업정지 기간은 4월 12일부터 6월 13일까지 총 2개월 3일이었다.

천안시청 홈페이지내 행정처분공개내역에 공지된 K업체의 처분결정 사항

하지만 K업체는 천안시의 행정처분에 불복하고, 상위 행정기관인 충남도에 행정심판을 신청했다. K업체의 행정심판 청구에 따라 결국 천안시의 행정처분 조치인 영업정지도 유보됐다. 그리고 이 기간 동안 K업체는 정상적으로 영업활동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K업체가 제기한 행정심판의 요지는 ‘처벌이 과하다’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충남도 관계자는 “K업체 측이 행정처분이 과하다”며 “자사의 ‘시험성적결과’를 바탕으로 처벌 수위를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나 충남도행정심판위원회는 이번 행정심판에 대해 지난달 24일 기각 결정을 내렸고, 이 결정이 지난 8일 K업체 측에 통보되면서 다시 영업정지 처분이 발효됐다. 영업정지 기간은 6월 8일부터 8월 10일까지다.

이제 남은 절차는 K업체에 대한 부정당업자 지정이다. 통상 학교급식을 비롯한 조달시장에 납품하거나 납품한 이력이 있는 업체의 위법행위가 발견돼 제재를 받으면 제재기간이 끝난 후 부정당업자로 지정되어 일정 기간 공공시장에 납품할 수 없게 된다. K업체의 경우도 이에 해당돼 최소 3개월 이상 부정당업자 지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며, 빠르면 오는 10월경 지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지역의 한 영양교사는 “‘알레르기 억제와 면역력 증강’이라는 허위 광고로 문제를 야기했던 K업체보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학교급식을 이용해 ‘보은사업’에 나선 정치인들이 더 큰 문제”라며 “두 번 다시 학교급식을 보은사업으로 이용하는 일이 없도록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충남도 학교급식팀 관계자는 “부정당업자 지정은 각 부서에서 지정 요청을 먼저 한 후 계약심의·심사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며 “현장의 의견은 잘 듣고 있으며,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K업체 임원은 “억울한 요소가 너무 많아 행정심판까지 청구했다”며 “잘못 전달된 사실이 너무 많아 일일이 해명하려 노력했지만, 결국 행정심판이 기각돼 지금은 처분을 받아들이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앞서 K업체는 지난해 9월부터 충남도가 진행한 ‘충남도 식품 알레르기 면역강화제 사업’ 공모를 진행한 충남도내 12개 시군에서 유일한 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총 6억 원이 책정된 이 사업은 타당성이 논의되기 전부터 각종 의혹에 휩싸였다.

일부 시민단체에서는 충남도내 특정 정치인들이 학교급식을 통해 보은사업을 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학교급식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건강식품으로 알레르기를 억제한다’는 발상 자체가 ‘허무맹랑’하다며 극렬히 반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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