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자조금 향한 연이은 비판… 깊어지는 내홍
김치자조금 향한 연이은 비판… 깊어지는 내홍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1.06.21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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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사업자’ 위한 사업 없다” 내부서 쏟아지는 비판
“자조금과 김치협회 회계는 한 몸? 현행법 위반” 지적도
농식품부와 aT 관리·감독… “안 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매년 수입과 소비가 폭증했던 중국산 김치가 ‘알몸 절임 동영상 파문’으로 주춤한 가운데 국산 김치 활성화에 ‘거름’이 되어야 할 ‘김치자조금’ 사업에 문제가 있다는 내부 비판이 연이어 쏟아져 나온다. 내홍이 깊어지는 김치자조금과 조성단체인 (사)대한민국김치협회(회장 이하연, 이하 김치협회)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이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이하 농식품부)에 있는 만큼 최근 터져 나온 비판에 농식품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고개를 든다.

‘알맹이’ 없는 김치자조금 결산
“이게 관행입니다”만 되풀이

본지는 지난 1일 농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에 2012~2020년 김치자조금 사업계획과 결산 내역 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공개 내역을 보면 세부 내역은 일체 제외되어 있다.

일단 2020년도 김치자조금 지원사업 집행 결과를 보면, 김지차조금은 지난해 총 5억 원의 예산 중 1억3770만 원을 ‘수급 안정’에 사용했다. 그리고 ‘유통구조 개선’에 1억1230만 원을, ‘소비홍보’에 1억4200만 원을 사용했다고 보고했다. 김치자조금이 보고한 수급안정 사업은 ▲배추 등 김치 원료 비축 지원 ▲김치 원료 계약재배 지원이었고, 유통구조 개선 사업 항목은 ▲김치 원료 및 제품 물류개선 지원 1개 항목이었다.

‘소비홍보’는 항목이 가장 많았다. ▲김치 소비촉진 행사 및 현안 사업 대응 ▲김치 우수성 광고 및 김치체험 행사 개최 ▲김치의날 기념식 및 부대행사 개최 ▲외식업체 국산 김치 사용 확대 지원 등 4가지였다.

그러나 관리·감독 부처인 농식품부와 결산 보고를 받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 모두 이 사업의 시행 대상과 일시 등 구체적인 사업개요는 공개를 거부했다. 농식품부 식품산업진흥과 담당자는 “결산은 aT에서 확인하고 있고, 농식품부에는 최종 집행 결과만 보고된다”고 답변했다. 결산을 맡았다는 aT 전통식품진흥과 담당자는 “공개 요구가 있을 때 원래 1장으로 요약된 집행 결과만 공개한다”며 (최소한의 사업개요라도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이렇게 공개하는 것이 관행”이라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자조금과 협회의 회계 ‘한통속’
“사실이라면 현행법 위반”

불투명한 김치자조금에 대해 제기되는 의혹은 많다. 먼저 법령상 ‘자조금조성단체’와 ‘사업자단체’의 회계가 엄격히 분리되어야 함에도 김치자조금과 김치협회는 그렇지 않다는 내부 주장이 나온다.

김치산업진흥법 제18조는 김치 사업자들의 연합체인 사업자단체를 설립할 수 있는 법적 근거다. 김치산업계는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농식품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김치협회를 설립했다. 그리고 제19조는 김치자조금의 적립과 지원 규정이다.

언뜻 ‘사업자단체 = 자조금조성단체’로 오인할 수 있으나 김치산업진흥법 시행령 제12조에는 “자조금 회계는 다른 회계와 구분·회계처리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사업자단체와 자조금조성단체의 회계가 엄격 분리되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김치협회 내부 관계자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김치협회 한 임원은 “김치자조금 임원이 따로 있다는데 90여 명에 불과한 김치협회 회원 중 누가 자조금 임원으로 등록되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김치협회 사무국에서 제시하는 사업계획과 결산자료도 서명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김치자조금의 자금이 김치협회 운영에 쓰였다는 의혹도 있다. 2012년부터 2020년까지 김치자조금 지원사업 집행 결과를 보면 ‘자조금 운영평가·관리’라는 포괄적인 항목으로 매년 3000만 원에서 최대 5000만 원까지 집행했으나 이 금액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김치협회 임원은 “김치협회 이사들은 자조금과 협회의 회계를 구분해야 한다는 사실조차 잘 몰랐을 것”이라며 “자조금 사무국이 곧 김치협회 사무국인 만큼 결산에 표시된 금액은 인건비로 쓰였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제기되는 의혹을 대하는 김치협회 태도도 비판을 받는다. 언론 취재에 응하며 김치협회를 비판한 임원(이사)를 찾기 위해 김치협회 전무가 일일이 이사들에게 전화를 돌려 이른바 ‘범인색출’을 하고 있다는 내부 증언도 나온다. 김치협회 전무의 전화를 받았다는 한 이사는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안 하고 언론 취재에 응한 임원 찾기에 몰두하는 게 정상이냐”며 씁쓸해했다.

김치자조금의 사업 방향에 대한 비판은 여전하다. 무엇보다 김치 사업자를 위한 자조금 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김치협회의 한 이사는 “김치 사업자들이 어려운 재정 속에서도 자조금을 거출한 것인데 그렇다면 어떤 형태로든 김치 사업자들에게 재정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나”라며 “자조금이 생긴지 10년째인데 김치 사업자의 재정에도, 매출에도 기여하지 못한다면 자조금을 낼 이유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김치협회 사무국 관계자는 “사업비는 한정되어 있어 모든 회원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기 어렵다”고 해명했다.

사실상 ‘특혜’ 받는 김치자조금
“관리·감독이라도 강화해야”

김치자조금에 대한 의혹이 깊어지면서 비판의 시선은 농식품부로 향하고 있다. 김치협회의 설립인가를 내주는 역할과 함께 관리·감독의 권한은 물론 김치자조금의 보조금 역시 ‘농산물가격안정기금’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김치협회와 김치자조금의 출범과정을 지켜봤다는 한 정부 관계자는 “김치자조금은 출범 당시부터 다른 농산물자조금과는 다른 목적을 갖고 여러 가지 정책적 배려 속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다른 자조금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특혜’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어서 관리·감독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 담당자는 “김치자조금의 사업계획에 대해 농식품부가 세밀하게 지시하거나 조정하지는 않고 있고, 회계의 분리 여부는 사실을 확인해봐야 한다”며 “문제가 있다면 조치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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