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고 당당한 영양교사 되기를…
자신 있고 당당한 영양교사 되기를…
  • 윤영옥 (인천 용현남초등학교 영양교사)
  • 승인 2011.05.09 14:4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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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웃음 속에 맛있게 점심을 먹던 아이들이 마치 썰물처럼 빠져나간 식당은 어느새 고요함이 가득하다. 조금 전까지 재잘거리던 아이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미소 속에 잠시 지난시간을 돌아본다.

지난 시간만큼 빠른 것이 없다지만 2007년도에 영양교사로 임용된 후 어느새 햇수로 5년을 맞이하고 있다. 물론 그 전에도 학교에서 아이들의 급식을 책임지는 업무를 담당하기는 했지만 영양교사의 신분으로 보낸 지난시간은 분명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주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교사의 신분으로 아이들에게 영양 및 식생활 관련 수업을 당당하게 진행할 수 있었음이 뿌듯함으로 남아 있고 이 같은 교육이 1∼2년 지속되면서 담임교사들로부터 학기 초에 영양관련 수업을 당연히 진행하고 급식을 시행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한 것도 보람으로 다가온다.

또한 교사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급식지도를 시행한 것은 단순히 아이들에게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아이들의 인성교육에도 기여를 한 것 같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보람되고 즐거웠던 부분이 많았던 만큼 아쉬움과 함께 안타까운 부분도 있다. 영양 관련 수업이 교과과목이 아닌 재량수업이다 보니 보건 교육의 경우처럼 연간 수업일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수업이 부족했다고 여겨지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고 향후 개선이 돼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또한 근무 학교 전출시 낯 설은 급식시설과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새로 대하는 조리종사원들을 관리해야 하는 등 운영 부분에 신경을 쓰게 되면서 영양 관련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게 되는 점도 아쉬운 점이다.

아이들과 보다 많은 대면 접촉과 이를 통해 급식에 대한 흥미 유발이 이뤄져야 급식만족도가 높아지는 만큼 아이들과의 접촉은 필요하며 이를 통해 균형 있는 식생활을 유지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아쉬움이 더하다.

이외에 급식의 시행과 함께 영양 관련 수업이 병행돼야 하는데 저학년의 경우 오전에 수업이 끝나고 5∼6학년의 경우도 오후 2시 반 정도면 수업이 종료되어 수업시간을 잡기 어려운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직무와 관련해 안타까운 부분으로는 교원성과급제도를 들 수 있다. 영양교사의 경우 비교과교사이기는 하지만 급식과 관련된 다양하고 복잡한 업무에 중식지원 대상자 선정, 식자재 구매를 위한 나이스 및 에듀파인 작업, 급식 기자재 관리와 조리종사원 관리 등 많은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급식시설 현대화 사업이 진행될 경우 야근은 물론이고 방학 중에도 출근을 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지급을 위한 평가에서는 업무의 특성을 인정받지 못한 채 최하등급을 받는 경우가 비일비재해 영양교사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쉽고 안타까운 부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영양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영양가 높은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지금도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동료 영양교사들이 급식과 영양 분야에 관한 전문가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업무를 수행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업무와 그에 따른 노력이 궁극적으로 학교급식의 질을 높이고 아이들의 건강을 책임지며 나아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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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5-13 07:42:09
여러모로 열악한 상황에서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근무하시는 전국 영양(교)사님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