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학교급식 조리실 표준화 모델’ 출격 완료
국내 최초 ‘학교급식 조리실 표준화 모델’ 출격 완료
  • 김재홍
  • 승인 2011.05.1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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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관 레이아웃·기자재 배치 확정, ‘위생준비실’은 새롭게 도입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열띤 토의를 펼치는 자문위원들.

대한급식신문사는 김영진 의원(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민주당)과 6월 2일부터 5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리는‘2011 우수급식·외식산업전’에서 학교급식 조리실 표준화를 위한 모델관 운영과 함께 기준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연다. 이를 위해 대한급식신문사는 각 분야별 전문가로 자문위원단을 구성하고 1차 자문회의를 열어 조리실의 기본적인 동선과 구조를 결정했다(본지 4월 25일자 2면 참조). 이어 지난달 27일 열린 2차 자문회의에서는 조리실 구조가 완성되고 시설 및 기자재 배치 등이 확정됐다. 2차 자문회의의 주요 내용을 정리해 본다.

이번 2차 자문회의는 김민회 서울특별시학교보건진흥원 과장, 권기현 한국식품연구원 선임연구원(공학박사), 문달현 김해교육청 보건급식팀장, 박옥순 인천동산고등학교 영양사, 정지미 대한급식신문사 팀장 등1차 회의 참석자 5명 외에 문혜경 창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가 합류하여 더욱 활발한 토의가 진행됐다.

학교급식시설 지침과 HACCP기준 충돌
문혜경 교수는 1차 회의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간이도면을 보며 “일부동선과 구조가 HACCP(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규정과 맞지 않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전처리실에 대해 “도면상 전처리실을 거쳐 청결구역인 조리실로 들어가도록 되어 있어 오염 발생가능성이 크다”며 “관리의 편의성을 추구할 것인지 HACCP 규정을 따를 것인지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했다.

이에 대해 문달현 팀장은 “교육청의 학 교 급 식 시 설 관 련 지 침 과 HACCP 규정은 서로 충돌하는 점이 많 아 사 실 상 학 교 급 식 시 설 이 HACCP 인증을 받기는 쉽지 않다”며 “현실보다 조금 앞서가는 모델을 제시해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손세정대 충분해야 교차오염 방지
이 날 회의에서 자문위원들은 지난 1차 회의 결과를 토대로 작성된 간이도면을 검토해 수정·보완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으고 토론에 들어갔다.

자문위원들은 전체구조에 대해서는 큰 이견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경비절감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곳외의 자동문을 일반 출입문으로 교체하고 손 세정대를 여러 곳에 두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문달현 팀장은 “손 세정대가 부족하면 조리원이 식자재를 세척해야 할 세정대에서 손을 씻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교차오염 발생가능성을 경고했다.

또 김민회 과장은 “퇴식구를 거쳐 들어온 잔반은 외부로 즉시 배출되어야 한다”며 “세척실 끝에 배출구를 둬 잔반을 처리하자”고 했다.

 

이상적인 학교급식 조리실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문달현 김해교육청 보건급식팀장.


‘위생준비실’새롭게 도입, 휴게실과 위생실 기능 분리
한편 이번 학교급식 표준화 모델에는 ‘위생준비실’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공간이 도입될 예정이다.
위생준비실은 기존의 위생실에 화장실, 샤워실, 세탁실 등이 함께 들어가 있어 오염이 염려됐던 점을 감안, 이 시설들을 휴게실로 옮기고 위생실에는 손세정대 및 손소독기, 장화소독건조기, 위생복소독건조기만을 배치해 최상의 위생 상태를 만들기 위한 공간으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또 급식관리실 내에 고정된 투시창을 두어 ‘영양(교)사가 행정업무중이라도 조리 과정을 원활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권기현 박사는 “관리자가 온도계와 레시피를 들고 조리장과 함께 직접 보고 확인하는 것이 중요한데 투시창이 있으면 관리자가 움직이지 않는다”며 투시창 설치를 반대했다.

시설 및 기자재 품목 확정, 반드시 필요한 제품중심으로
효율적인 동선을 중심으로 한 조리실 레이아웃을 확정한 자문단은 반드시 필요한 시설 및 기자재를 결정했다. 60여 개에 이르는 시설과 기자재들이 모두 채택됐지만 배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다.

우선 유인포충기의 설치자체를 반대하는 의견이 있었다. 문달현 팀장은 “유인포충기를 실내에 두면 오히려 비위생적이다”라며 “반드시 설치해야 한다면 실외에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문위원들은 유인포충기가 검품검수실에는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설치에 합의했다.

이에 대해 권기현 박사는 창문에 바르는 필름형태의 해충퇴치기를 소개하며 “온도와 냄새 등으로 해충을 퇴치해 포충기보다 위생적일 것이다”라며 이번 학교급식 표준화 모델에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또 문혜경 교수는 “국솥과 오븐기 등을 배식구 쪽에 둘 수도 있다”며 일본 등 외국사례를 소개했다. 이는 불필요한 동선을 줄여 즉석배식이 가능해 배식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자문위원들은 “많은 열이 발생하는 조리기구들이배식구에 집중되면 안전사고 발생이 걱정 된다”며 시도하지 않기로 했다.

이 밖에도 자문위원들은“식품보관실내 냉장과 냉동 구역을 따로 두자”,“ 배식이 끝나면 배식구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해 해충침입을 막자”,“조리실내 중앙 세정대 사이에 간이벽을 세워 교차오염을 막자”등 다양한 의견을 내며 장장 4시간이 넘도록 논의를 계속했다.

정지미 팀장은“표준화 모델은 이상적인 것보다 현실을 바탕으로 현업에 종사하는 분들이 바로 수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앞으로 학교급식 표준화 모델의 제작 및 설치를 위해 실무회의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자문위원들은 “그동안 학교급식시설이 표준화된 모델이 없고 시설 기준도 제 각각이어서 전국 1만여 개가 넘는 학교급식소 운영자와 관리감독기관, 시설 및 기자재 공급업체 등 급식관계자들의 고충이 많았다”며 하루빨리 표준화 모델이 완성되기를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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