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급식에 등장한 로봇, 조리업무 대신한다
군급식에 등장한 로봇, 조리업무 대신한다
  • 정지미 기자
  • 승인 2022.02.09 1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방부·산자부 장관, 군 조리로봇 시범 운영현황 점검
애로로 꼽는 튀김·볶음·국(탕)·취반 4개 작업 로봇 대체
조리업무 단비 조리로봇, 급식업계 전반에 비상한 관심

[대한급식신문=정지미 기자] 지난해 부실급식이란 오명을 남기며 국민의 공분을 샀던 군급식에 새로운 변화가 일고 있다. 부실급식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던 조리병 업무를 경감하기 위한 조리로봇이 등장한 것. 

이번 조리로봇의 등장은 급식소 업무 중 가장 육체적으로 힘든 튀김·볶음·국(탕)·취반 등을 조리인력 대신 로봇이 대체하는 등 조리업무에 단비가 될 수 있어 군급식뿐만 아닌 급식업계 전반에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장관 서욱)는 지난 7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승욱, 이하 산업부)와 함께 충남 논산 육군훈련소 28연대 식당의 군 조리로봇 시범 운영현황을 공개하고, 자동화 설비 등에 대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이날 방문은 산업부가 지난해 11월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인 튀김·볶음·국(탕)·취반 등 4가지 주요 공정의 로봇과 자동화 설비에 대한 현황 점검을 위해 마련됐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해 8월 국방부-산업부 장관 공동 주재로 열린 ‘방위산업발전협의회’에서 국방 분야에 로봇 활용을 확대하기 위한 ‘로봇 활용 표준공정모델의 국방 분야 적용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시범 보급사업은 조리병이 가장 애로로 꼽는 튀김·볶음·국(탕)·취반 등 4개 작업에 로봇을 활용한 표준모델을 개발해 보급한 것으로, 조리 시 화상사고와 대량작업에 따른 근골격계 질환 등의 위험을 경감시키고, 조리과정의 표준화를 통해 급식 품질 개선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 방문에서는 식당 내 조리실에 배치된 조리로봇의 조리과정이 시연됐고, 조리로봇이 만든 음식을 시식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튀김 조리 (좌)도입 전 (우)도입 후.

먼저 튀김 조리로봇은 조리병이 재료를 통에 담으면 기름에 넣어 조리하고 꺼내 컨베이어 벨트로 나오는 과정까지 전자동으로 진행됐다. 이어진 볶음과 국(탕) 조리과정에서는 군급식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조리삽이 사라지고, 조리병이 솥에 재료만 넣으면 상단에 설치된 직교로봇이 내려와 재료를 섞어 조리하는 모습이 시연됐다.

볶음 조리 (좌)도입 전 (우)도입 후.

쌀을 씻는 과정도 자동화 설비로 대체됐다. 고속으로 씻겨 나오는 쌀과 적정량의 물이 자동으로 계량돼 솥에 담기는 방식이다. 

취사 (좌)도입 전 (우)도입 후.

국방부는 이번 시범 보급사업의 결과를 바탕으로 야전 등 다양한 부대의 급식시설에 로봇을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조리공정의 시연을 마친 후에는 양 장관과 주요 참석자들이 훈련병들과 함께 로봇이 조리한 급식을 직접 시식하는 시간도 가졌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군 조리로봇 시범 보급사업은 급식의 질 개선, 조리병의 업무부담 경감, 안전사고 예방 등 다양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상용 로봇의 소요 발굴과 가늠터(Test-bed) 제공 등을 통해 민간 로봇산업을 발전시키는 선순환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금번 시범 보급사업은 조리로봇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확대가 예상되는 국방 분야 로봇화에 중요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국방의 다양한 분야에서 로봇 활용이 더욱 활발해질 수 있도록 국방부와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지역 급식 분야에 종사하는 한 관계자는 “급식에서 가장 힘든 부분이 조리업무인데 이를 로봇이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은 ‘급식 분야의 혁명’이라고 본다”며 “최근 학교급식에서도 조리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 조리로봇의 상용화는 이 같은 기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