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맞춤 식단 개발 ‘붐’
환자 맞춤 식단 개발 ‘붐’
  • 이원식
  • 승인 2011.05.2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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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병원, 질환별 메뉴·외국인 환자식도 개발
병원식은 환자의 상태와 치료 상황에 따라 식단을 달리하는 맞춤식이 필요하다.

대학병원을 비롯한 국내 대형병원들이 의료서비스 질을 높이는 데 주력하면서 환자의 식단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들 대형병원들은 개개 환자의 질환별로 ‘치료’의 개념을 접목한 맞춤식 전용식단을 선보이며 메뉴 개발에 노력하는가하면 외국인 환자를 위해 해당 국가의 문화와 전통에 맞춘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의사의 의학지식과 임상영양사의 영양학적 검증을 거쳐 개발된 환자식단은 앞으로 병원별로 더욱 다양화·차별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자식단은 ‘치료식’ 인식 확산
국내의 대형병원들이 암이나 당뇨 등 특정질환 환자를 위한 맞춤식 식단을 선보이면서 환자식은 단순히 식사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치료에 필요한 영양을 공급하는 ‘치료식’이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형병원들은 의사의 전문적인 의학지식과 임상영양사의 영양학적인 지식을 접목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식단을 개발하는 데 힘쓰고 있다. 특히 몇몇 병원의 경우 메뉴 개발을 위한 ‘쿠킹클래스’를 마련해 맛도 뛰어나고 치료에도 효과적인 영양식단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삼성서울병원이 암 환자를 위한 다양한 영양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해 큰 호응을 받은 것이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암센터가 암 환자를 위한 전용 메뉴를 개발해 운영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 영양팀은 지난해부터 국내 처음으로 암 환자 맞춤 식단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푸드&쿠킹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등 암 환자들의 건강한 영양 섭취를 돕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도 암 치료에 있어 올바른 영양섭취가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지난해부터 ‘메디칼쿠킹클래스’를 열고 있다. 현재까지 1,000여 명의 암 환자와 보호자가 참여하는 등 괄목할 만한 호응을 얻고 있다.

음식으로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힐링(Healing)식품 사업을 전개하는 병원도 있다.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의 힐링식품사업단은 지난해 ‘힐링용 로컬푸드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당뇨병 환자를 위한 맞춤형 식단을 개발했다.

힐링식품사업단은 최근 동산의료원에서 당뇨병의 운동관리, 식사교육과 함께 당뇨환자들이 직접 식단을 체험하는 시식회를 열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암 환자 위한 영양식 개발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집계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국내 암 환자가 7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암 진단을 받게 되면 많은 환자들이 평소의 식습관에서 벗어나 민간요법 등에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대학병원들은 이러한 암 환자의 치료를 돕기 위한 영양관리와 식단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형미 신촌세브란스병원 영양팀장은 “암 환자의 영양관리는 병의 진행 상태와 치료단계에 따라 칼로리와 식단을 달리하는 맞춤식이 필요하다”며 “암 환자들이 무조건적으로 채식을 선호하거나 민간요법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데, 암 치료를 견디고 빈혈 예방 등을 위해서는 매끼 단백질 섭취를 하고 입증되지 않은 민간 약제보다는 균형 잡힌 식사가 더욱 안전하고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앙대병원도 최근 암환자를 위한식단 메뉴 개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거동이 불편한 중증 환자를 위해서 ‘콜 서비스’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정해진 시간에 식사를 하기가 불편하거나 곤란한 환자들을 위해 시간 제약을 두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혜숙 중앙대병원 영양팀장은“최근 환자 식단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추세에 따라 우리 병원도 암 환자를 위한 메뉴 개발을 준비하고 있으며 환자의 기분을 쾌적하게 해주는 식사 환경을 조성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은 지난 2009년에 당뇨식 식사처방 환자를 대상으로 선택 식단제를 도입해 환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병원은 연구를 통해 당뇨병 환자에게 선택식을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영양 요구와 필요를 충족시키고 치료효과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건국대병원 영양팀이 개발한 러시아 암 환자 점심식단


식단 전시회도 주목 끌어
충남 천안 단국대병원은 지난달 병원에서 ‘암환자 식단 전시회’를 열었다. 암을 예방하기 위한 식사 관리와 암 환자들이 수술과 치료 후 지켜야할 올바른 식단, 식이요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특히 병원 영양팀이 개발한 다시마녹차밥, 강황참치죽, 인삼부추겉절이 등 암 환자에게 필요한 영양을 갖춘18가지 종류의 다양한 식단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박선향 천안 단국대병원 영양팀장은 “균형 있는 영양 섭취는 체내 대사활성화로 암세포의 빠른 성장을 억제해주며 투병 과정에서 수반되는 여러 부작용 등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도 고혈압 환자를 위한 무료강좌와 식단전시회를 열고 메뉴 개발에 나섰다. 이 전시회에서는 고혈압 환자에게 필요한 ‘저염식 식단’과 ‘추천메뉴’ 등을 선보여 직접 시식한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는 후문이다.

최근 병원들이 속속 개발한 맞춤형환자식 가운데 무기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곤드레 나물 영양밥과 이뇨 작용에 좋은 청국장 동태조림은 당뇨병환자에게 좋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등 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과 녹차의 카테킨은 동맥경화를 억제하고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환자의 입맛을 잡아라
한편 외국인 환자 유치 방안에 대한 병원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위한 맞춤식단을 도입하는 사례도 늘고있다.

건국대학교병원은 지난 3월‘외국인 환자를 위한 식단 전시회’를 열었다. 이 전시회에는 러시아와 몽골, 인도네시아 등 3개국의 33가지 음식이 선보였고 국가별로 한 끼 식단을 맛볼 수 있도록 했다.

유정아 건국대병원 영양팀장은 “외국인 환자의 지속적 증가에 따라 다양한 식문화를 가진 외국인 환자가 더 편안하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와 영양 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도록 식단을 준비했다”며 “이러한 행사를 계기로 병원이 외국인 환자에게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동경희대병원은 현재 러시아 환자들이 많이 입원해 있어 러시아 음식을 제공하기 위해 신경 쓰고 있다.

외국인 환자가 입원하면 개별 인터뷰를 통해 종교적 이유로 금기시 하는 음식이나 알러지 반응 유발 음식 등을우선 체크한다. 이를 위해 영양사들은 외국 문화를 알기 위한 컨퍼런스를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며 조리사들도 음식 제조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이 병원의 이금주 영양팀장은 “본토처럼 완벽하게 음식을 마련할 순 없지만 그 나라의 식문화, 식자재, 조리법을 적용해 최대한 음식을 만들고 식단을 제공한다”며 “식사를 마친 환자들에게 양이나 맛에 대해 개선해야할 점 등을 물어 다시 식단 개발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국인 환자를 위한 식단이 국내 병원에서 정착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의견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병원에서 제공해 줄 수 있는 음식은 한계가 있고 환자 개인이 특정 음식을 원하더라도 개별적인 서비스가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 환자의 나라별 음식문화에 대한 정보를 담은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필요하다는 것이 대학병원 내 임상영양사들의 중론이다. 이를 통해 병원마다 제각각인 맛과 영양을 통일할 수 있고 외국인 환자를 위한임상영양치료와 식단 표준화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오는 6월 2일부터 열리는‘2011 우수급식·외식산업전’에서 ‘병원 환자식도 치료의 하나’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려 병원급식 관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제공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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