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다날과 영양 상담으로 잔반·편식 없앴죠”
“수다날과 영양 상담으로 잔반·편식 없앴죠”
  • 김지혜
  • 승인 2011.06.0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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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와 질서, 바른 품성으로 자라는 아이들… 천안 백석초등학교

천안 백석초등학교(이하 백석초교)의 급식은 학부모의 참여로 이뤄진다. 급식재료 검수부터 아이들 잔반까지 학부모가 직접 관찰하고, 기록을 남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1,800여명의 학생과 교직원은 안전하고, 질 좋은 식사를 보장받는다. 학생들 역시 ‘봉사 plus, 질서 up, 즐거운 식사시간’이라는 바른 품성 5운동에 식생활 운동을 연계함으로써 급식 안전을 스스로 지키고 있다. 급식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백석초교만의 급식 현장을 찾아가 본다.

 

 

 

학부모 수다날 현장. 남기지 않고 다 먹은 학생에게는 학부모가 스티커를 나눠준다.

 


잔반, 70%까지 줄이다

백석초교를 방문한 날은 이 학교의 ‘수다날’이었다. 급식실에서 수다를 떠는 날인가 짐작을 해봤지만 ‘수요일은 다 먹는 날’이라고 했다. ‘수다날’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시작된 것으로 이날 잔반을 남기지 않고 다 먹은 아이들에게 학부모가 스티커를 주고, 스티커를 받은 학생들은 교실로 돌아가 게시판에 붙이도록 하고 있다.

이주희 백석초교 영양교사는 “학기마다 학년 별로 스티커를 가장 많이 모은 반을 뽑아 우리밀로 만든 조각 케익이나 피자, 친환경 과일 쥬스 등을 상으로 준다. 학생들은 1등을 하기 위해 잔반을 남기지 않고 다 먹는다”며 “수다날을 하지 않는 요일과 잔반량을 비교하면 많으면 70%까지 줄어들고, 평균50%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백석초교는 학부모회 활성화 연구학교로 지정돼 다양한 분야로 학부모회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급식 분야에서는 급식 모니터링단, 급식 검수단, 수다날 프로그램을 운영해 많은 학부모가 참여하고 있다.

급식 모니터링의 경우 한 달에 한 번씩 학부모 1명이 검수-조리-배식-퇴식-청소의 과정을 참관한다. 특히 급식 검수단의 경우 2007년부터 시작해 올해 5년째로 들어섰으며 학부모의 참여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 영양교사는 “검수단은 작년에 90여명이 활동했고, 올해 역시 100여명이 신청해 매주 금요일 아침마다 2~3분이 오셔서 식재료 검수를 하고 있다”며“직접 식재료를 눈으로 보고난 후 학교급식을 신뢰하는 학부모들이 많아졌다”고 밝혔다.

바른 품성 운동, 식생활교육에 연계
백석초교의 점심시간은 11시 10분(1차), 12시(2차) 두 번으로 나눠진다. 많은 학생들로 급식실은 항상 붐빈다. 하지만 학생들은 질서 정연하게 한 줄로 서서 손 소독을 한 뒤 자기 차례를 기다린다. 급식실의 질서는 백석초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바른 품성 5운동 때문에 지켜지고 있다.

바른 품성 5운동은 ‘친절하기, 질서 지키기, 공경하기, 봉사하기, 나라사랑하기’로 기본 생활습관과 예절,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학생으로 키우기 위해 실시되고 있다.

백석초교는 바른 품성 5운동에 식생활도 연계시켰다. 이를 위해 점심시간이 되면 다른 학생들의 식판과 퇴식구를 정리하는 바른품성봉사단도 만들어졌다.

4학년 10반 조혜미 학생은 “봉사단 활동을 어제부터 했는데 재미있어요. 급식봉사단이다 보니 잔반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해요”라며 즐거워했다.

함께 급식봉사단 활동을 했던 같은 반 김지영 학생 역시 “봉사단 활동은 재미있어요. 하지만 잔반을 남기는 아이들을 보면 속상하고 화가 나요. 식판에서 잔반 털어주는 것도 힘들고, 음식을 버리면 아주머니들(조리종사원)이 치우시기 힘드니까요. 아이들이 다 먹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수다날’ 활동에 참여한 3학년 2반 정근아 학생의 어머니 장동주씨는 “학생들이 학부모가 오는 날에는 눈치를 보면서 확실히 덜 남기려는 노력을 한다”면서 “식생활 교육이 학교에서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또 “어떤 엄마들은 간혹 ‘우리 아이가 먹기 싫어하는 음식은 억지로 안 먹였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골고루 섭취를 하도록 지도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식습관 교육위해 영양 상담실 운영
이 영양교사는 성장기 학생들의 올바른 식생활 습관 형성과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 작년 9월부터 영양 상담실을 운영해왔다.

“비만이나 편식, 특이체질로 상담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참여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는 이 영양교사는 “상담을 통해 잘못된 식습관을 인식시키고, 개별적인 영양교육과 식사지도로 학생 스스로가 식습관을 조절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한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위한교육과 상담으로 학생들은 자신들이먼저 바뀌려고 노력을 했다”며 “어린학생들의 식습관은 상담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관심을 가지면 바뀔 수 있다”고 전했다.

이 영양교사는 인터뷰 내내 초등학교 때 형성되는 식습관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했다.


“새로운 음식이 나왔을 때 먹을지 안 먹을지, 면이나 채소를 좋아할지 싫어할지 초등학교 때 거의 정해진다”며 “성인이 됐을 때는 옛날에 먹었던 것을 떠올리며 찾아서 먹는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잘 먹지 않는 머위나물, 고사리, 도라지 등 우리 전통 음식을 다양한 조리법으로 편식하지 않도록 제공하고 지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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