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김 조리 시 일산화탄소량, 삼겹살집 10배
튀김 조리 시 일산화탄소량, 삼겹살집 10배
  • 한명환 기자
  • 승인 2022.09.14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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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연구팀, 학교급식 조리실 조리흄 분석 결과
일부 학교 일산화탄소, NIOSH 허용량 상회… 미세입자도 위험 수준

[대한급식신문=한명환 기자] 학교급식에서 튀김과 같은 기름 조리를 할 때 배출되는 ‘조리흄’ 등 유해물질의 양이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 연구팀이 최근 실시한 연구에서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내 학교급식 조리 환경에서 발생하는 조리흄의 유해성과 노출 패턴을 정량적으로 파악해 건강 영향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공하기 위해 추진됐다.

기름 조리 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 최대 농도가 295pp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겹살을 구울 때 나타나는 일시적 고농도 일산화탄소(30ppm)의 약 10배에 해당된다.
기름 조리 시 배출되는 일산화탄소 최대 농도가 295ppm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삼겹살을 구울 때 나타나는 일시적 고농도 일산화탄소(30ppm)의 약 10배에 해당된다.

조리흄에는 200여 가지 이상의 가스와 PAH 및 알데하이드 기반의 화학물질 등 다양한 화합물이 포함돼 있다. 이 중 PAH, 포름알데하이드, PM2.5, PM10 등의 미세입자, 고농도의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등은 인체에 유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현재 국내 학교급식 조리실 환경상 이곳에 종사자들은 대부분 조리흄에 의한 사고에 노출돼 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급성 중독에 대한 감시 시스템을 인천과 경기지역에서 운영한 결과, 지난 2017년 2건, 2018년 10건의 급성 일산화탄소 중독 사례가 보고되기도 했다.

이에 연구팀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7월 사이 환기 상태와 식당 환경 사전평가 등을 고려해 A광역시에 소재한 공립학교 급식실 25곳을 대상으로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나프탈렌, 탄화수소(PAH), 벤젠, 포름알데하이드, 미세입자(PM10, PM2.5, PM1) 등 조리 시 발생하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측정했다. 그리고 주방에 있는 각 물질의 농도 등을 실외 대기질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즐겨 먹는 튀김이나 전 등 기름을 사용하는 조리에서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복합적으로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으며, 모두 물을 사용하는 조리보다 고농도 경향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 중학교에서 측정된 일산화탄소의 최고 농도는 미국 국립직업안전위생연구소(NIOSH)가 정한 허용량 200ppm 이상을 훨씬 상회하는 295ppm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업용 주방에서 삼겹살을 구울 때 나타나는 일시적 고농도 일산화탄소(30ppm)의 약 10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에 동시 노출되면 단일 가스에 노출되는 경우보다 인체에 더 유해할 수 있다. 특히 산성도가 증가하고, 회복 시간이 느려지며, 일산화탄소와 적혈구 내 헤모글로빈의 결합 속도가 상승해 저산소증이 악화된다.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조리 환경에서의 PM1, PM2.5 미세입자 농도도 위험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 학교 급식실에서 나타난 PM2.5 미세입자 최대 농도는 367.90μg/㎥로, 이는 AQI(EPA의 대기질 지수)의 위험 대기 농도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같은 PM2.5의 단기간 고농도 노출은 허혈성 뇌졸중 및 사망률 등 건강 문제에 직결된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입자의 크기는 건강과 관련이 깊을 수 있는데 직경 10μm 미만인 미세입자는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다”며 “PM2.5의 단기 고농도 노출은 전세계 600개 이상의 도시에서 심혈관 및 호흡기 사망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위험성을 언급했다.

다행히도 PAH나 포롬알데하이드 등 조리 도중 발생하는 연기에 포함된 발암성 물질의 검출량은 모두 급식실 밖과 유사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당 논문(한국 학교들의 조리흄 위험 수준)은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발간하는 안전보건학술지(Safety and Health at Work)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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