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경기도 친환경농산물
못 믿을 경기도 친환경농산물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2.11.04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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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학교급식용 친환경 감자에서 잔류농약 검출
확인된 36t 감자 전량 폐기… 기존 검사체계도 개편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경기도 학교급식용 농산물 식자재 공급을 총괄하는 (재)경기도농수산진흥원(원장 안대성, 이하 경기진흥원)의 친환경 감자에서 검출되지 않아야 할 잔류농약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심지어 잔류농약이 검출된 감자 중 상당량이 이미 학교로 납품된 상태로 확인됐다. 

경기도(도지사 김동연)와 경기진흥원은 지난달 20일부터 전국 4개 저온 저장고에서 학교급식 납품용으로 보관하고 있던 감자와 양파, 마늘 등 3개 친환경농산물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검사를 실시했다. 검사 결과, 9개 농가에서 납품한 감자 무려 36t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됐다. 

(재)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보관하던 친환경 감자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돼 감자 36t 전량이 폐기됐다. 사진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전국 친환경농산물 생산자를 대상으로 G마크 인증심사를 하고 있는 모습.
(재)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보관하던 친환경 감자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돼 감자 36t 전량이 폐기됐다. 사진은 경기도농수산진흥원이 전국 친환경농산물 생산자를 대상으로 G마크 인증심사를 하고 있는 모습.

검사에서 검출된 농약은 ‘피페로닐부톡사이드’로, 주로 농약의 약효를 강화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일종의 ‘농약 협력제’로 알려져 있다. 더 큰 문제는 이 약제 성분의 경우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해당 감자에 많은 양의 농약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검사는 지난 10월 6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학교급식 수매농산물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던 중 경기진흥원 창고 1곳의 감자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되면서 촉발됐다. 그리고 이 같은 잔류농약 검출 사실을 전달받은 경기도와 경기진흥원은 친환경 감자 대상 잔류농약 검사를 확대해 실시했다. 

실제 검사 결과에서도 검사대상 1132t 중 36t의 감자에서 잔류농약이 검출돼 혹시 했던 우려가 현실이 되버렸다. 특히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경기도 내 학교에 약 612t의 감자가 이미 공급된 상태였으며, 납품된 감자 중에는 문제가 된 9개 농가의 감자 39t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는 이번 검사 결과에 따라 감자 36t 전량을 폐기하도록 명령하는 동시에 경기도교육청(교육감 임태희, 이하 경기교육청)과 일선 학교 측에 협조를 구해 납품된 감자가 아직 남아있다면 즉시 폐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일단 경기도는 잔류농약 유입 경로에 대한 명확한 원인을 철저히 조사한 뒤 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염태영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전수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즉시 공개하고, 잔류농약의 유입 경로에 대한 조사 결과도 경기도민께 투명하게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는 이번 잔류농약 검출을 계기로 재발 방지를 위한 수매농산물 안전성 검사 체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수매 전 밭에서 시료를 채취해 의뢰하던 기존 검사 방식에 더해 수매 운반 용기, 이동 차량, 저장창고 등 단계별로 안전성 검사를 추가할 예정이다.

경기교육청도 지난달 27일 잔류농약 검출 사실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추가로 자체 검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경기교육청 학교급식협력과 관계자는 “학교급식은 교육 활동이며, 학생들의 학교생활 가운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번과 같이 학교급식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학생과 학부모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식자재 공급과 관련한 모니터링을 더 구체적으로 하자는 의미에서 교육 당국의 자체 안전성 검사를 추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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