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식품사고로 인해 먹을거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15년간 위생사고 없이 단체급식에 수산물을 전문으로 공급해온 ‘일오삼H&F’가 주목받고 있다.
저가 경쟁 입찰로 인해 질 낮은 제품이 납품될 수도 있는 등 다양한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는 요즘, 신뢰를 바탕으로 정직하게 제품을 공급해 단체급식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일오삼H&F’의 김영서 대표를 만났다.
◆ 제철 수산물을 신선하게 공급
‘일오삼H&F’가 십수년 간 급식사업을 하면서 품질과 안전,서비스에서 신뢰받는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김대표는 “기본에 충실한 기업이기 때문이다”고 답했다.
“수산물의 기본은 신선도입니다. 이를 지키기 위해 그 해 잡은 제철 수산물을 그때그때 공급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오삼’의 공급원칙이기도 합니다.”일오삼H&F는 제철 수산물을 산지에서 직접 구매해 HACCP인증을 받은 가공 공장에서 작업한 후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1차 유통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매입에서 유통까지 본사가 직접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복잡한 유통단계에서 발생하는 위생 문제도 해결하고 불필요한 물류비용도 줄여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경쟁력 있게 공급할 수 있게 된다. 경쟁이 치열한 수산물업계에서 살아남 수 있는 비결이 여기에 있다.김 대표는 “수산물을 단순 가공하는 우리 같은 업체는 대형화가 되면 경쟁력을 잃는다”며 “대량 생산은 장기간 보관이 필수이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가공처리를 해야 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수산물의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 HACCP 지정업체로 위생관리 철저
일오삼H&F는 신선도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위생’이다.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데 위생만큼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위생관리의 첫 번째 조건은 바로 ‘HACCP’. 일오삼H&F는 일찍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HACCP 지정을 받아 안전하고 위생적인 수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미생물검사실에서는 전문 위생사가 그날 들어온 원재료의 샘플을 채취해 혹시 모를 미생물 유무를 검사한다.
작업장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깔끔한 통유리로 만들어 내부를 한 눈에 볼 수 있게 만들었다. 0.2mm의 이물질도 잡아내는 금속검출기에 각종소독기, 에어샤워기 등 HACCP 기준에 맞는 위생관리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다. 언제든 급식 관계자들이 방문해도 자신 있게 공개할 수 있도록 위생관리에 철저를 기하고 있었다.
위생관리에 있어 김영서 대표의 열정은 남다르다. 스스로HACCP 팀장을 맡아 가공 공장의 위생관리를 직접 체크할 정도다. 그 이유에 대해 김 대표는“회사 경영자가 먼저 세부적인 위생 원칙을 알아야 위생적인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라며 “소비자는 안전한 식품을 먹을 권리가 있고 식품업체는 안전한 제품을 생산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위생 설비나 관리 시스템도 중요하지만 생산을 담당하는 직원들의 철저한 위생의식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어느 생산라인이든 규모의 차이는 있더라도 관리장비는 대동소이합니다.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입니다. 생산파트 직원들 스스로 위생에 대한 관심과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에 있어 자부심을 갖도록 늘 격려하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시간 날 때마다 직원들에게 “내 가족이 먹을 것이다”라는 말을 강조한다.
‘정성이야말로 최선의 위생관리법’이라는 김 대표는 “우리 아이들이 먹을 것이고, 우리 가족이 먹을 것인 만큼 더 위생적이고 세심하게 작업할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대표는 현재 초등학교 4학년과 중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학부모로 안전한 수산물 생산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다.
◆ 저가 출혈 경쟁… 피해자는 아이들
지금은 서울지역 상당수 직영급식 학교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 했지만 어려움도 있었다. 학교급식이 본격적으로 실시되던 1990년대 후반 급식업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입찰 경쟁이 치열했다. 때문에 실적을 쌓기 위해 최저가입찰을 통해 원가 이하로 물건을 납품하는 경우가 생겨났다.
이때 부도를 맞은 업체들이 상당수다. 이런 출혈경쟁 체제에서 살아남으려면 함께 가격을 낮추는 방법뿐이었다.그러나 김영서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신선하고 안전한 수산물을 공급하겠다’는 창업 이념을 저버리면서까지 저가 경쟁을 하고 싶지 않았다.“가격이 내려가면 제품의 질 또한 떨어지게 됩니다. ‘제품으로 승부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기 때문에 질 낮은 저가제품을 공급할 바에야 아예 손을 떼겠다고 생각했죠.김 대표는 회사를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비용 절감을 위해 원재료 매입에 승부를 걸었다. 제철 수산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확보하느냐가 승패를 좌우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의 이런 고집스러운 경영 원칙이 지금의 ‘일오삼H&F’를 만든 것이다.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일오삼’이라는 회사명에서도 쉽게 엿볼 수 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김 대표는 신약성경에 나오는‘153’이라는 숫자의 의미가 경영의 밑받침이라고 귀띔했다.
“베드로가 갈릴리 바닷가에서 하루 종일 고기 한 마리 못 잡고 있을 때 예수님이 던지라는 곳에다 그물을 던졌더니 153마리나 되는 물고기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일오삼H&F’도 크리스천의 양심과 믿음으로 제품을 생산해 납품하다 보면 풍성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 급식에 대한 올바른 마인드 중요
서울시교육청 등이 학교급식을 또다시 저가 입찰제로 바꾸려는 것에 대해 김 대표는 “부모의 입장에서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현재 학교급식은 입찰금액의 87.745%와 90%의 낮은 가격으로 계약을 하도록 돼 있다.
나머지에 대한 손해는 업체의 몫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제품을 학교급식에 공급하기 위해선 공급가격이 보다 현실적이어야 한다”며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좋은 것만 먹이고 싶은 부모의 입장에서 이런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김 대표는 학교급식 시장에 대해서도 “이미 포화상태인식자재 시장에서 가격으로만 승부를 걸면 안 된다”며 “위생과 안전에 대한 요구가 점차 높아지고 있고 급식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먹을거리에 대한 기업인의 올바른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선한 제품을 안전하게 공급하겠다는 김 대표처럼 학교급식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갖는 이들이 있는 한 우리 아이들의 급식은 안전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글_한상헌 기자 hsh@fsnews.co.kr 사진_ 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