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푼 공공기관 급식… ‘누가 덕보나’
규제 푼 공공기관 급식… ‘누가 덕보나’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2.12.06 08: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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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기존 실적 등 완화한 ‘경쟁 제한적 규제 개선방안’ 발표
애초 ‘대형위탁사’ 진입 불가한 시장, 결국 수혜는 ‘중견위탁사’로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앞으로 공공기관 구내식당 위탁운영을 맡는 중·소형 위탁급식업체(이하 중·소위탁사)가 다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가 구내식당 위탁운영자 선정 시 자격기준 등을 중소형업체에 맞춰 낮췄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위생관리 및 식자재 조달 능력이 중요한 단체급식의 특성을 감안하면 기존의 문제점이 되풀이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한기정, 이하 공정위)는 지난달 24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2년 경쟁 제한적 규제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중소위탁사 불리한 기준 ‘완화’

공정위는 이번 발표에 대해 일부 공공기관이 구내식당 입찰과정에서 신규·중소기업에 불리한 참가 자격과 우선협상자 선정기준을 요구함에 따라 기준을 완화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관은 한국농어촌공사 등 8개 기관으로 공정위는 이들 기관이 위탁운영자 선정기준에서 기존 운영실적, 매출액, 업력, 시설기준 등을 높게 설정해 사실상 중·소위탁사의 참여를 봉쇄해왔다고 판단했다. 

공정위가 공공기관 구내식당 위탁운영자 선정기준을 대폭 완화해 중·소위탁사의 참여 기회를 넓혔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구내식당 모습.
공정위가 공공기관 구내식당 위탁운영자 선정기준을 대폭 완화해 중·소위탁사의 참여 기회를 넓혔다.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구내식당 모습.

실례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산하기관인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공고한 ‘2019년 구내식당 위탁운영자 선정입찰공고’를 보면, 1일 3식을 제공하는 구내식당의 1일 예측 식수인원은 281명(조식-16명·중식-230명·석식-35명)이며, 이에 따른 연간 예상 매출은 3억 원가량이다. 그런데 입찰공고에서 명시된 업체 자격기준 매출액은 70~100억 원이다. 

한국서부발전, 도로교통공단, 한국공항공사 등도 입찰 업체에게 예측 식수인원보다 높은 수준의 운영실적을 요구했다. 이를테면 식수인원이 200명이라면 250~300명의 구내식당 운영 경험을 요구한 것. 이에 대해 공정위는 입찰공고에 현재 식수인원과 동일하거나 조금 적은 수준으로 운영실적을 낮추도록 했다.

대형 빠지면 ‘중견위탁사’ 수혜

이번 조치는 중·소위탁사의 참여 기회를 넓힌다는 측면에서 환영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대형 위탁급식업체(이하 대형위탁사)와 중·소위탁사 사이 위치한 이른바 ‘중견 위탁급식업체(중견위탁사)’만 수혜를 볼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정부가 2012년 발표한 ‘영세 중소상인 지원대책’에 따라 대형위탁사는 공공기관 구내식당 위탁운영자 입찰 참가 자격이 없다. 

물론 잠시 참가 자격이 주어졌던 시기가 있었다. 2016년 기획재정부가 3년의 기한을 적용하는 ‘공공기관 구내식당 중소중견업체 참여 확대 관련 특례변경’ 지침을 시행하면서 2017년 1월부터 대형위탁사의 입찰을 허용했다. 

다만 허용대상을 상주 인원 1000명 이상 공공기관으로 한정해 당시 해당되는 공공기관은 한국전력과 코레일 등 20여 개뿐이었다. 이 같은 지침은 당초 제시된 3년 이후 연장 없이 폐지돼 여전히 대형위탁사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이처럼 대형위탁사 진출이 원천봉쇄되자 반사이익은 중·소위탁사가 아닌 엉뚱한 곳으로 흘렀다. 풀무원 계열사인 푸드앤컬처와 동원그룹 계열인 동원홈푸드, 미국계 급식기업 아라마크 등 중견위탁사와 외국계 기업이 수혜를 얻게 된 것.

특히 이들 중견위탁사들은 대형위탁사에 버금가는 인프라와 자본력을 갖추고 있어 대형위탁사를 배제하고 중·소위탁사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중견위탁사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 이번 규제개선의 실효성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실효성 있는 ‘제한경쟁’ 도입돼야

급식업계에서는 중·소위탁사 지원을 위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상대 계약처럼 ‘제한경쟁’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예를 들면 식수인원 ▲300명 이하 ▲600명 이하 ▲1000명 이하 ▲1000명 이상 등으로 구간을 나눠 입찰 자격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대형위탁사 관계자는 “식자재 조달능력과 전문인력 확보 여부, 위생관리 기술 등이 중요한 단체급식 특성상 현재 상황에서는 어떠한 조치를 해도 중견위탁사만 혜택을 본다”며 “공공기관의 식수인원 기준을 보다 세부적으로 구분해 중·소위탁사끼리 경쟁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어차피 공공기관 구내식당은 급식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아 ‘박리다매’ 형태를 취할 수밖에 없어 대형위탁사가 원하는 수준의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식수인원이 최소한 1000명은 되어야 한다”며 “이 같은 단체급식산업의 특성을 이해하면서 급식업계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면 효과적인 중소위탁사 육성 정책이 도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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