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이제 소금은 ‘불가근불가원’
[나침반] 이제 소금은 ‘불가근불가원’
  • 조성현 워커힐호텔 셰프
  • 승인 2022.12.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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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현 워커힐호텔 셰프
조성현 워커힐호텔 셰프
조성현 워커힐호텔 셰프

소금은 짠맛이 나는 백색 결정체로 주성분이 염화나트륨이다. 그리고 우리 몸은 나트륨 성분이 들어 있는 소금을 필요로 한다. 오랜 기간 나트륨이 부족할 경우 기운이 빠지고 피로해지며, 심하면 불안 증상까지 생기는 등 체내 세포나 근육, 혈액 속에서 중요한 생리 작용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체내 나트륨은 땀을 흘릴 때 많이 배출되기 때문에 운동과 등산 등 땀을 많이 흘리는 활동 시 소금 섭취는 꼭 필요하다. 이는 사람뿐만 아니라 동물도 동일하다. 다만 동물은 사람처럼 소금을 만들어 먹을 수 없어 몸속에 소금기가 있는 다른 동물을 잡아먹으며 섭취한다.

이처럼 소금은 인간에게 필수지만, 짜게 먹지 말라는 말에 대부분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서도 ‘국’과 ‘찌게’가 기본인 한식은 짭짤한 간이 되어야 제맛이 나기 때문에 싱거우면 못 먹겠다는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인지 우리 국민들은 다른 나라 사람보다 4~5배 많은 소금을 먹고 있으며, 그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점점 더 짜게 먹는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짠 음식이 더 맛있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인지 시판하는 음식 중에는 짠 것들이 적지 않다. 정작 큰 문제는 적절하지 않은 과한 소금은 건강상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때론 구운 소금이나 발효 소금 등 기능성 소금은 괜찮을 것 같지만, 나트륨 성분 자체가 문제인 소금은 어떤 형태로 바꿔도 그 위험을 줄일 수 없다. 그리고 이런 짠 음식들은 결국 고혈압과 심장병, 뇌졸중 같은 성인병 위험을 3배 이상 증가시킨다. 

물론 과거에는 짠 음식이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다시 말해 짠 음식으로 문제가 될 만큼 오래 사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생은 60부터’라 할 만큼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며, 성인병 예방이 곧 건강한 삶의 지름길이 됐다.

간혹 아이들은 짜게 먹어도 고혈압 등 성인병과 무관하다고 하는데 이것은 근거 없는 오해일 뿐 아이나 어른 모두 성인병에 노출될 수 있다. 그리고는 나이가 들면서 점점 더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건강한 소금 섭취는 어느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적정한 소금 섭취를 위해 1~3세는 2g, 4~6세는 3g, 7~10세는 5g, 11세 이상은 하루에 6g 이하가 적당하다. 성인도 역시 하루 6g 이하 섭취가 권장된다.

평소 우리가 먹는 음식에는 이미 충분한 소금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실제 간장, 된장, 김치가 대표적이며, 장조림과 굴비, 젓갈도 그중 하나다.
 
참고로 우리가 자주 접하는 배추김치 60g에는 5g, 자반고등어 한 토막에는 2.5g의 소금이 들어 있다. 한 끼가 아닌 ‘하루’ 소금 권장량이 6g이라는 점에서 결코 작은 양이 아닌 것이다.

대형 단체급식업체 중 하나인 삼성 웰스토리는 현재 전체 사업장 700여 곳에서 염도를 낮춘 국을 제공하는 한편, 국의 양 선택제도 실시하고 있다. 그중 100여 곳에서는 업계 최저 수준의 저염식 ‘Health giving 365’라는 자체 브랜드를 매일 선보이고 있다. 

우리가 접하는 제품에 사용된 소금의 양은 확인하기 위해서는 ‘영양성분표’를 보면 된다. 여기에 우리나라는 소금을 나트륨이라 표기하고, 수입품은 소디움(sodium)으로 표기한다. 그리고 이 수치에 2.5를 곱하면 해당 음식에 사용된 소금의 양을 알 수 있다. 

이제 진정 건강한 삶을 위해서 소금과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을 고백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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