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도 불붙는 가스 기구 유해성 논란
미국에도 불붙는 가스 기구 유해성 논란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3.02.07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 공식적인 검증에 나서
가스레인지, ‘아동 천식’ 유발 논란에 퇴출 움직임도
유해물질 호흡기 악영향… 전기식 조리기구 교체해야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 꾸준히 거론됐던 가스식 조리기구 유해물질 배출 문제가 미국에서도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급기야 ‘가스레인지 전면 사용금지 계획’까지 발표됐다. 

이 같은 계획은 반대 의견에 부딪혀 일단 보류됐으나 가스레인지의 위험성을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이하 안전위원회)가 공식 검증하기로 하면서 향후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 연방정부 산하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에서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등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위험성을 공식적으로 검증하기로 했다.
미국 연방정부 산하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에서 가스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등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위험성을 공식적으로 검증하기로 했다.

가스레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 1월 본격화됐다. 1월 초 안전위원회가 가스레인지의 유해물질이 아동 천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판매 금지 조치를 고려하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캐시 호쿨 뉴욕주지사가 1월 10일 신년 연설을 통해 오는 2025년부터 뉴욕주 저층 건물 가스레인지 설치금지 계획을 밝히면서 논란이 가속됐다. 

이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가스레인지 업계 등을 비롯한 반대하는 입장 측의 의견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일단 뉴욕주 계획은 철회된 상황이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뉴욕주는 이미 2024년부터 7층 미만 신축 건물에 가스레인지 등을 설치할 수 없다는 조례를 제정했고, 2027년부터는 모든 신축 건물에 확대 적용한다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하지만 뉴욕주 조례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상당해 가스레인지 퇴출을 금지하는 법령 개정안이 미국 연방정부에 제출된 상태다. 반대 측은 “유해물질은 가스레인지 자체보다 조리과정에서 발생해 배출되는 것”이라며 “이번 조치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가정의 생활비 부담도 늘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상반된 주장이 맞서자 안전위원회는 오는 3월 가스레인지의 위험성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공개 수렴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가스레인지 유해물질 배출기준을 설정하는 문제도 검토하고 있다. 

안전위원회는 미국 연방독립기관으로 제품에 의해 발생된 소비자 피해를 조사하고, 이에 따른 안전기준을 설정하는 역할을 맡는다. 즉 가스레인지 제품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이 소비자에게 심각한 위해를 가한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안전위원회는 제품 제조 시 유해물질 배출 저감을 의무화할 수 있고,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판매도 금지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선진국인 미국에서 안전위원회의 의견 수렴 및 조사 등을 통해 가스식 조리기구의 유해성이 확인된다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 자명하다. 

최근 일고 있는 미국 사회의 가스레인지 논란이 국내에서도 관심을 받는 이유는 지난 몇 년간 유해물질 ‘조리흄’으로 인해 폐암 판정을 받는 학교급식 조리 종사자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조리흄은 가스식 조리기구와 튀김·볶음 조리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는 사실이 확인됐으나 보다 구체적인 발생 원인까지는 규명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조리 종사자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임에 따라 가스식 조리기구를 인덕션 등 전기식 조리기구로 교체하려는 움직임은 계속해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예산 등의 문제로 조속한 조리기구 교체가 어렵다면 유해물질을 원활히 배출할 수 있는 환기설비 교체 등 가이드라인 정비라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요리 매연’에 대한 과학적 환기기준 등이 없어 급식 종사자들이 폐 질환을 비롯한 각종 질병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