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리흄 예방, 급식실 후드 개선부터”
“조리흄 예방, 급식실 후드 개선부터”
  • 정명석 기자
  • 승인 2023.03.10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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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청, ‘급식 종사자 폐암 현안 및 대책’ 토론회 개최
여성 폐암 현황·조리흄 예방·급식실 환기 등 대책 방안 논의

[대한급식신문=정명석 기자] 급식 종사자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조리흄’ 예방을 위해 급식실 후드 설비의 전면 교체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상남도교육청(교육감 박종훈, 이하 경남교육청)은 지난달 27일 창원컨벤션센터 회의실에서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현안 진단과 대책’을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경상대학교 의대 강윤식 학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폐암 관련 전문의,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산업안전보건공단 관계자 등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이들은 여성 폐암 관련 현황과 폐암 검진의 세부 내용, 조리흄 발암물질 예방 관리, 급식실 환기 방안 등에 대해 발표하고, 대책 방안을 모색했다. 

지난 27일 경남교육청이 개최한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현안 진단과 대책’ 토론회 모습.
지난 27일 경남교육청이 개최한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현안 진단과 대책’ 토론회 모습.

먼저 안승기 경남교육청 안전총괄과장은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관련 현황 및 경과’에 대해 설명했다. 2021년 조리 종사자의 폐암이 산업재해로 처음 승인된 이래 현재는 고용노동부의 권고로 일정 기준 이상의 급식 종사자들은 모두 폐암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안 과장은 “급식 종사자의 폐암 관련 대책은 체계적 예방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며 “1차로 폐암의 원인이 되는 조리흄 발생을 억제하고 발생하는 조리흄이 조리 종사자의 폐에 침입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면 2차 대책은 폐암의 조기 발견 및 시기적절한 치료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폐암 검진 방법으로 활용되는 ‘저선량 폐CT’는 학계에서도 장점과 단점이 엇갈린다”며 “폐암뿐만 아니라 다른 흉부 질환 발견에도 도움이 되지만 정기적인 검사는 과잉진단과 합병증을 발생시킬 우려도 있어 교육청보다는 정부 차원의 지침과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래 근로복지공단 창원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은 ‘조리흄 발암물질 건강 위해 예방’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교수는 튀김과 볶음요리가 많은 중국의 조리 경향과 여성의 폐암 발생율을 비교하며 “튀김 및 볶음조리 경력이 많을수록, 그리고 조리시간이 길수록 폐암 발생위험률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볶음·튀김 요리와 폐암과의 관계, 조리흄 노출량을 줄이는 방법, 기름을 사용하지 않는 저온 요리법의 장점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준호 산업안전보건공단 경남지역본부 부장은 학교급식 종사자들에게 조리흄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이유는 ‘조리실의 구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 부장은 “낮은 층 높이, 캐노피형 후드시스템, 단시간 집중 노출, 기류 정체로 인한 환기 불량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조리흄이 발생하는 공정은 최대한 작업장 벽면 근처로 배치하고, 배기 효율 증대를 위해 후드 설치 장소 또한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조리실 설계 단계부터 작업자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남교육청은 지난해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문제가 대두된 이후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대책 마련을 건의해왔다. 그 결과 교육부는 학교급식 종사자 폐암 예방 관계 기관 공동전담팀 구성·운영을 시작했으며, 여기에 경남교육청이 경상권역 대표 교육청으로 참여하고 있다. 

박 교육감은 “이번 토론회는 현장의 궁금증을 해소하고, 폐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며 “다양한 대안을 발굴해 급식 종사자의 폐암 예방대책을 수립하는 계기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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