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급식실 소음, 이제 간과해선 안 돼 
[학술] 급식실 소음, 이제 간과해선 안 돼 
  • 정명석 기자
  • 승인 2023.03.10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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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미 가톨릭대 교수, 학교급식 종사자 688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식기세척기 가동 시 소음 85dBA 이상… 청력 보호구 착용률 높여야 

[대한급식신문=정명석 기자] 다수의 조리 종사자들이 근무환경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해 급식실의 여러 위해요소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문제 중 특히 소음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해 청력보호구 보급은 물론 착용률도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교육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결과는 백은미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교수가 학교급식 종사자 68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급식 종사자의 대부분이 소음 등 급식실 위해요인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0년 경북교육청이 급식 종사자의 소음 문제대책을 세우기 위해 현장을 조사하는 모습.
급식 종사자의 대부분이 소음 등 급식실 위해요인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020년 경북교육청이급식 종사자의 소음 문제대책을 세우기 위해 현장을 조사하는 모습.

급식실 산업재해(이하 산재)는 2015년 475건, 2016년 546건, 2019년 618건 등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2021년에는 1206건에 달하는 산재가 급식실에서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급식 종사자 폐암을 필두로 열악한 급식실의 근무환경이 화두가 되면서 개선작업들이 이뤄지고 있으나, 여전히 많은 급식 종사자들이 고열, 소음과 같은 물리적 위험요인과 장시간 노동 및 불완전한 작업 자세 등 인간공학적인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특히 세척 및 청소 시간대 소음은 산업재해 인정 수준인 85dBA(데시벨)을 넘는 수치가 나왔지만, 이에 대한 대비는 물론 급식 종사자의 인식마저 부족한 상황이라 관련 대책은 매우 미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설문조사에서도 598명(86.9%)의 급식 종사자는 평소 피로감을 많이 느꼈고, 678(98.5%)명은 보통 이상의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583명(84.7%)은 최근 허리·목 통증, 516명(75%)은 관절질환, 319명(46.4%)은 두통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신의 건강 상태를 보통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377명(54.8%)으로 비교적 높았다. 

급식 종사자의 적정 작업장 소음 수준에 대해서는 391명(57.7%)가 모르고 있었고, 청력 보호구 착용 여부는 98.1%에 달하는 675명이 착용하지 않았다. 여기에 착용 시간도 92.2%가 2시간 이하로 나타나 사실상 소음에 대한 대처가 전무한 실정이었다. 
청력 보호구 미착용에 대한 이유로는 372명(54.1%)이 ‘의사소통의 불편’을 들었으며, 그다음으로 ‘착용이 어려움(15.8%)’ ‘필요하지 않음(12.5%)’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청력 보호에 대한 교육을 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는 492명(71.5%)이 ‘받은 적 없다’로 답변해 전체적인 교육부터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자는 “이외에도 급식 종사자는 부적절한 작업 자세, 무거운 물건 들기, 오랜 작업시간, 미끄러운 바닥 등 신체 부담이 많은 물리적 유해인자와 맞닿아 있다”며 “급식실 전체에 대한 안전 점검과 함께 물리적인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급식실 소음을 일으키는 요소로는 식기세척기, 작업간 식판 부딪히는 소음 등을 꼽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식기세척기의 공학적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소음성 난청 예방 교육과 보호구 착용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소음의 유해성을 각인시키기 위해 급식실에서도 소음구역 표시를 하는 등의 방법을 제시했다. 

이어 연구자는 “학교급식 종사자들의 건강장해 예방을 위해 직무스트레스, 근골격계질환 관리, 소음성 난청 관리 등의 내용이 담긴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논문(학교급식 조리 종사자의 작업장 환경 인식 및 청 력 보호구 착용 실태조사)은 ‘직업 건강연구’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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