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르는 공공요금, 급식소 ‘긴장’
또 오르는 공공요금, 급식소 ‘긴장’
  • 박준재 기자
  • 승인 2023.05.25 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해 30%에 이어 16일 전기·가스요금 5.3% 추가 인상
“인건비·식품비 폭등에 단가 인상했는데, 또 오르면 난감”

[대한급식신문=박준재 기자] #. 서울 강남구의 한 단체급식소는 지난 4월 1일부터 1인당 식단가를 2000원 인상했다. 적자 누적을 감당하기 어려워 재계약 포기까지 생각했던 위탁급식업체 측은 일단 한숨을 돌렸다. 인근 급식소에 비해 제공되는 식사의 질이 높고 자율배식대도 운영하고 있어 비용 부담이 큰 편. 지난해부터 급격히 높아진 식자재 가격은 물론 1년 전에 비해 30% 이상 높아진 전기·가스요금은 큰 부담이 됐다. 그런데 지난 16일 정부가 전기·가스요금을 또 5% 이상 인상하자 위탁급식업체는 내려놓았던 재계약 포기 계획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단체급식소의 운영난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30% 이상 인상된 전기·가스요금이 지난 16일부터 5.3%나 올랐기 때문이다. 학교급식을 비롯한 공공급식은 예산 추가 지원으로 대처할 수 있지만 식단가로 모든 비용을 충당하는 급식소는 유일한 대책인 단가 인상을 제안하기가 어려워 난감한 상황이다. 급격한 식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으로 이미 지난해부터 단가를 높인 곳이 많아 또다시 단가 상승을 요청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이창양, 이하 산자부)는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창양 장관 주재로 브리핑을 열고 16일부터 전기·가스요금을 기존 수준보다 5.3%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4인 가족 기준으로 한달간 약 7400원의 이용요금이 추가된다. 

전기·가스요금은 지난해와 비교하면 이미 큰 폭으로 상승한 상태다. 안민석 국회의원이 교육부(부총리 겸 장관 이주호)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교육청 유·초·중·고등학교 1~3월 학교 전기·가스요금 집행 현황’에 따르면 학교가 부담한 가스요금은 71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부담액(504억 원)에 비해 41%나 증가했다. 학교가 부담하는 가스요금은 사실상 급식소 사용량이 절대다수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인상폭이다.

계속되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해 단체급식소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포항시에서 가스검침원이 가스요금 계량기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계속되는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인해 단체급식소가 긴장하고 있다. 사진은 경북 포항시에서 가스검침원이 가스요금 계량기를 확인하고 있는 모습.

이같은 전기·가스요금 인상 추세는 민간급식분야도 비슷하다. 평균 30% 가량 인상된 것으로 추정된다. 민간에서는 영업비밀에 속하는 탓에 자세한 내역이 확인되지는 않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오른 전기·가스요금은 실제 급식운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위탁급식업체의 경우 고객사와 협의해 애초에 관리비용을 대납해주는 사례가 있지만 이 경우 결과적으로 식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위탁급식업체 소속의 한 영양사는 “도시가스 요금이 3월에만 190만 원이 나왔는데 지난해 3월보다 90만 원이나 더 나온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량으로 가스와 전기를 사용하는 터라 5.3%가 인상됐다고 기존에 100만 원이 나오던 요금이 105만 원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는 120만~130만 원이 된다”며 “지금도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고객사와 논의를 해야 하는데 지금보다 비용이 더 늘어나면 급식 품질을 낮출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식자재 가격도 지속 상승하고 있어 급식운영의 어려움을 부채질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2023년 4월 기준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생활물가지수는 2022년 4월에 비해 3.7%나 올랐다. 2023년 3월과 비교해도 0.2%가 상승했다. 그 중에서도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 가격은 5%나 올랐다. 

사정이 이렇게 되면 급식소는 단가 인상을 요청해야 하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가와 공공요금 상승으로 인해 상당수 급식소가 500~1500원 가량 단가를 인상한 상황이어서 추가 인상을 요청하기가 쉽지 않다.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23년 4월 기준 구내식당 식사비용은 1년 전에 비해 7.9%나 올라 역대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만큼 전체 급식소 식단가 상승이 이뤄졌다는 뜻.

한 단체급식업계 관계자는 “단가 상승으로 인해 위탁급식업체들의 영업실적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물가상승 추세는 꺾이지 않고 있는 반면 운영비 부담은 커지고 있다”며 “정부 당국의 세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