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원전 오염수 방류… 수산물 식단 타격 불가피
日 원전 오염수 방류… 수산물 식단 타격 불가피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3.06.11 12: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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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르면 7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공식화 
단체급식, 메뉴조정 및 안전성검사 강화 등 대응해야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 오염수 방류 강행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단체급식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수산물을 식단에 포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수산물 원산지표시 및 방사능안전성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단체급식업계도 전반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원전 오염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높아지지 않는 이상 특별한 대책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 편집자주 -


日, 올해 여름 오염수 방류

일본 정부는 지난 2021년 4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원전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공식화하고 약 2년간 준비를 해왔다. 원전 오염수는 지난 2011년 폭발사고가 난 원자로를 식히기 위해 투입된 냉각수와 노출된 원자로로 스며드는 빗물과 지하수 등이다. 1일 평균 140t 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원전 오염수 처리 방법을 찾지 못해 최소한의 처리만 한 채 원전 부지 내 저장탱크에 보관하고 있다. 이렇게 보관된 오염수는 130만t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정부는 10년 이상 쌓인 오염수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해양 방류를 추진해왔지만, 국내외의 강한 반발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다 결국 올해 여름에는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 일본은 오염수를 방사성물질 제거설비로 정화한 뒤 바닷물에 희석시켜 해저터널을 통해 후쿠시마 해안과 1km 이상 떨어진 바다에 방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우리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비해 수산물 및 해역에 대한 방사능검사를 강화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방사능 검사 모습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우리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비해 수산물 및 해역에 대한 방사능검사를 강화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이 방사능 검사 모습을 참관하고 있는 모습.

하지만 지난 10년 이상 노력했음에도 오염수에서 삼중수소 등 방사성물질을 제거하는데 실패한 상황에서 일본이 제시한 제거설비가 방사성물질을 제대로 제거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우리 국민들은 제거되지 않은 방사성물질이 해류를 타고 우리나라 해역에 도달할 것이며, 결국 국내산 수산물이 이 방사성물질을 함유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올해 여름 오염수 방류에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분석과 타국의 오염수 시찰단의 조사를 받겠다며 여기에 문제가 없다면 곧바로 방류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현재 IAEA의 공식 조사보고서는 6월 중 발표될 예정이며, 우리나라 오염수 시찰단도 지난달 하순 조사를 마쳤다. 

단체급식, 수산물 소비 급감할 듯

올해 여름 오염수가 방류되기 시작하면 단체급식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급식 식단에서 수산물 사용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급식 등 공공급식 분야뿐만 아니라 민간 급식소에서도 수산물 사용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동일본지역에 있는 후쿠시마는 우리나라가 아닌 태평양을 바라보고 있어 오염수를 방류해도 해류 흐름에 따라 우리나라 동해에 도착하기까지는 대략 2~3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러나 당장 수산물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나빠지기 때문에 단체급식소를 운영하는 영양(교)사들은 수산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기가 어렵다.

한 대형위탁급식업체 관계자는 “7월부터 제공되는 식단에 수산물을 제외하는 방향으로 일선 영양사들에게 안내하고 있다”며 “당장 수산물 소비가 대폭 중단되는 것은 아니어서 이미 구매한 수산물을 폐기하는 등의 금전적인 피해는 없어 다행이지만, 사용 금지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이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등 공공급식소는 더욱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단순히 생선만 사용을 금지할지, 어패류 전체를 금지할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조개·다시마 등 패류와 해조류까지 사용을 금지한다면 식단운영이 매우 어려워지기 때문에 진행상황에 따라 대책을 조심스럽게 논의하고 있다. 

서울의 한 학교 영양사는 “급식에서는 생선뿐만 아니라 조개와 다시마, 미역 등 보조 식자재로 수산물을 많이 쓴다. 심지어 소금도 바다에서 생산된다고 볼 수 있다”며 “어느 범위까지 식단을 조절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 별도 지침이 없어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수산물 공급체계도 확인해야

단체급식업계에서는 수산물 공급체계에 대한 확인도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먼저 학교는 대부분 지역에서 학교급식지원센터를 위시한 공적 식자재 조달체계를 갖추고 있다. 학교에서 요청한 식자재를 모은 뒤 각 학교로 배송하는 형태다. 이 과정에서 농약검사 등 사전안전성검사가 이뤄진다. 

반면 수산물은 다르다. 수산물은 취급의 어려움과 상대적으로 짧은 보관기간 때문에 학교급식지원센터에서 학교로 공급하는 체계가 아닌, 수산물공급업체가 직접 학교로 배송하는 형태가 많다. 따라서 학교급식지원센터는 수산물공급업체를 무척 까다롭게 선정한다. HACCP인증 여부는 물론 수산물 가공설비, 식자재 보관창고, 배송인력 및 계획 등을 살펴 선정한다. 자연히 안전성검사 등도 업체가 자체 실시한 뒤 그 결과를 학교 측에 전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대표적으로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이하 올본)가 이런 체계다. 올본은 올해 초부터 올해 심사를 통해 선정된 8개 수산물 공급업체에 방사능검사장비 및 검사인력을 갖추라고 요구했고, 업체들은 현재 해외에서 개발된 분석장비 도입을 확정지은 상태다. 다만 업체가 가진 인적자원으로 검사장비를 제대로 운용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이 같은 ‘공적 조달체계’에서 공급받는 단체급식소가 아니라면 결과적으로 시중에서 수산물을 공급받게 된다. 대표적인 기구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사장 김춘진, 이하 aT)가 운영하는 ‘공공급식통합플랫폼’(이하 플랫폼)이다. 각 지역의 급식지원센터에서 공급받지 못하는 품목이나 학교가 아닌 단체급식소는 플랫폼에 입찰공고를 올리고, 사전에 플랫폼에 등록된 업체 중 낙찰받은 업체를 통해 식자재를 공급받는다. 그러나 4000여 개에 이르는 등록업체 절대다수가 중소형 업체인 탓에 자체적인 검사장비를 갖추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수산물 입찰공고에 급식소가 ‘방사능검사 결과 확인서’를 요구하면 일부 대형업체에 낙찰이 편중될 가능성도 있어 더욱 세심한 운영이 필요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수산물 소비를 확대하려면 수산물의 안전성과 신뢰도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 실제 해양수산부(장관 조승환)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각 지역 보건환경연구원 등 보건당국은 바다 및 수산물에 대한 방사능 검사횟수를 늘리고 장비와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위탁급식업계의 관계자는 “일반 가정뿐만 아니라 단체급식소에서도 당분간 수산물을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돼 있다”며 “하루빨리 수산물의 안전성과 신뢰도가 확인돼 식단의 다양성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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