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학교급식 메뉴, 과제는 
코로나19가 바꾼 학교급식 메뉴, 과제는 
  • 김나운 기자
  • 승인 2023.06.04 1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교통대 이호진 교수팀, 전국 300개 초등학교 식단 변화 분석 
조리과정 및 시간 단축, 식사 속도 높이는 메뉴 제공량 크게 늘어

◆ 연구자 이호진 한국교통대학교 식품영양학전공 교수

 

[대한급식신문=김나운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학교급식 식단이 큰 변화를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의 변화는 조리과정 및 시간 단축, 배식시간 증가에 대비한 변화지만, 영양학적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변화한 사례도 상당히 많았다. 다만 이 같은 변화과정과 변화된 식단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면 향후 ‘팬데믹’ 상황이 또다시 발생했을 때 식단 기초자료 및 가이드 개발로 활용할 가치가 있다고 분석됐다.

한국교통대학교 식품영양학 전공 이호진 교수팀(이호진 식품영양학 전공 부교수·김수연 한국교육환경보호원 학교급식팀장·이은지 식품영양학 전공 학부생)은 이같은 분석내용을 담은 ‘코로나19에 따른 초등학교 급식 메뉴 제공 빈도의 변화’ 논문을 한국식품영양학회지 최근호에 게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학교급식 식단에도 큰 변화가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먼저 전국의 초등학교 300개를 대상으로 코로나19 상황 이전인 2019년도 6월과 7월, 코로나19 상황 이후인 2020년도 6월과 7월의 급식 메뉴별 제공 횟수를 조사했다. 조사대상 학교는 서울(27개), 경기(63개), 인천(12개), 부산(15개), 대구(12개), 광주(9개), 대전(6개) 등 전국 17개 지역에서 골고루 표본을 취합했다.

이어 조사대상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식단 정보를 활용해 2019년 6월과 7월, 2020년 6월과 7월의 식단 정보를 수집했다. 연구대상 시기를 6월과 7월로 정한 이유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등교가 재개된데다 시차등교, 간편식 제공, 영양 권장량 기준 완화 등으로 큰 변화를 겪은 학교급식이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등교는 재개됐어도 학생과 이렇게 수집한 식단을 ▲국 또는 찌개 ▲밥 ▲주반찬 ▲후식 등으로 재분류하고 제공 횟수를 모두 합해 많이 제공된 순서대로 정리했다.

정리 결과 국 또는 찌개의 제공 횟수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제공된 미역국은 343회(2019년 7월)에서 386회(2020년 7월)로 늘었고 두 번째로 많이 제공된 콩나물국도 285회(2019년 7월)에서 329회(2020년 7월)로 늘었다. 이외에도 상위 30개 메뉴 대부분이 유의미하게 제공량이 늘어난 반면 삼계탕은 193회(2019년 7월)에서 179회(2020년 7월)로 줄어들었다.

이에 연구팀은 2020년에는 조리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메뉴를 주로 편성했던 터라 상대적으로 조리시간이 길게 소요되는 삼계탕과 같은 메뉴의 제공 횟수가 감소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비빔밥과 카레라이스 등 이른바 ‘일품밥’ 제공횟수는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이후의 일품밥의 총 제공횟수를 살펴보면 2019년 6~7월에는 총 1854회가 제공됐지만 2020년 6~7월에는 2827회가 제공돼 약 1.5배 증가했다. 이는 상대적으로 조리과정을 단축시키는 동시에 식사속도도 높일 수 있는 메뉴인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연구팀은 일품밥 제공량 증가는 학생들의 탄수화물 섭취량을 과하게 높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리과정 단축 및 식사속도 증가 필요성은 주반찬에도 영향을 미쳤다. 해당기간 동안 가장 많이 제공된 주반찬은 치킨, 돈육불고기, 돼지갈비찜, 오리고기구이 순이었다. 이 메뉴들은 모두 코로나19 이전보다 이후에 제공 횟수가 늘어난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메뉴는 조리종사자들이 직접 만들기보다 완제품이 제공되는 빈도가 약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조리시간 단축과 학생들의 선호도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후식류 중에서 과일 제공 횟수가 증가했지만 주스, 유제품류의 제공 횟수도 많이 증가했다. 이는 완제품인 주스나 유제품류의 경우 전처리 작업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주스나 유제품류는 당 섭취량을 증가시킬 수 있어 학생들에게 균형 잡힌 영양소를
제공하기 위한 세심한 메뉴 구성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응한 정부의 지침이 급식메뉴 선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면서 그동안 학교급식에서 팬데믹 상황에 대비해 제시한 식단을 토대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시차제 등교를 실시한 도시의 과밀학교에 비해 과밀도가 낮은 농어촌 학교는 시차제 등교를 실시하지 않았다며 농어촌과 도시형 학교의 메뉴 제공 형태를 분석하는 연구도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