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 예절 익히고 자라는 아이들
밥상머리 예절 익히고 자라는 아이들
  • 김지혜 기자
  • 승인 2011.08.04 18: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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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개인 식습관 존중하며 교육 실시
▲ “다 먹었어요”신기어린이집 원아들은 다양한 식습관 활동을 통해 건강한 아이들로 자라고 있다.

경기 신기어린이집을 들어서는 순간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책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책읽기는 신기어린이집만의 전통이 된지 이미 오래. 책읽기 습관뿐만 아니라 식사예절을 습관들이기 위해 만1세부터 만3세까지 영유아 44명이 함께 노력하고 있다. 신기어린이집은 국공립 보육시설인 장애아통합 보육어린이집으로 2층에는 경로당이 있어 할머니들과 함께 텃밭관리, 된장 만들기도 함께 하고 있다. 또한 식단의 경우 교사들이 직접 보육센터 홈페이지나 영양사가 있는 어린이집의 식단표를 제공받아 식단을 작성한 후 안양시 보육정보센터 영양사에게 검수를 받아 사용하고 있다. 철저한 식단관리와 식탁 예절교육으로 건강한 아이들로 자라게 하는 신기어린이집을 찾아가봤다.

나는 아침밥 대장

신기어린이집의 하루는 ‘아침밥 먹었니’라는 물음으로 시작된다. 신기어린이집 원생들의 부모는 대부분맞벌이기 부부이기 때문에 아이들은 따로 아침밥을 챙겨먹지 못하고 등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신기어린이집은 아이들에게 꾸준하게 아침을 먹고 오는 식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아침밥 먹기 캠페인을 올해 4월부터 시작했다. 아침밥 먹기 캠페인은 아침밥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와 시청각 활동 등으로 아이들에게 교육한다.

또한 신기어린이집은 가정에서도 캠페인에 동참하도록 가정통신문과 함께 ‘아침을 꼭 먹어요~!’ 실천 스티커북을 배부했다. 아침밥을 먹고 온 아이들에게 스티커를 나눠주고 가장 많이 모은 아이들에게 ‘아침밥 대장’이라는 상과 유기농 쌀과자를 선물한다.

박미정 주임교사는 “아침밥을 먹고 오는 아이들과 먹지 않은 아이들을 비교해보면 감기 걸리는 횟수나 활동력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며 “3~4세 이전에 식습관을 형성시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캠페인 초기에는 바쁜 출근시간에 아이들에게 아침을 챙겨주기 부담스러워하는 부모들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 달이 지난 지금은 처음 시행할 때보다 참여가 훨씬 높아졌다. 박 교사는 “가능한 아침밥을 꼭 먹고 올 수 있도록 학부모들에게 부탁드렸다”며 “편식이 심한 아이들에게는 아이가 가장 잘 먹거나 거부감이 들지 않는 음식으로 조금씩 먹는 습관을 들이도록 했다”고 전했다.

어린이집은 우리 할머니·할아버지

신기어린이집은 아침밥 먹는 것뿐만 아니라 밥상머리 예절도 중요하게 지도하고 있다. 작은 규모의 어린이집이지만 식탁공간과 활동공간을 구분한다. 밥을 먹을 때는 움직이지 않고 조용히 앉아서 먹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교사들은 그 날 식단의 식재료 특징과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음식을 먹을 수 있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하며 주변 사람이나 환경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기를 수 있도록 지도한다.

지난 15일 반찬으로 나온 브로콜리는 아이들이 잘 먹지 않는 채소의 한 종류. “브로콜리는감기를 예방하는데 좋은 음식이니까 우리 한 번 먹어봐요”라며 교사들은 아이들이 잘먹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도한다. 예전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밥상머리에서 실시하던 교육을 이제는 어린이집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다양한 경험으로올바른 식습관도 갖춰요

신기어린이집은 월요일 ‘채소 먹는 날’, 금요일 ‘밥과 반찬을 남기지않는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월요일만큼은 아이들에게 탄소를 배출하는 육류로 인해 지구환경이 오염된다는 설명을 하면서 채소나 생선을 먹도록 유도하고 있다. 금요일에는 아이들 스스로가 남기지 않도록 자기의 양에 맞춰 덜어서 먹거나 부족하면 더 퍼서 먹는 등 아이들 스스로 조절한다.

또한 안양시 ‘아토피·천식 어린이집’으로도 지정돼 아이들의 식습관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 현재 신기어린이집 원생 중 아토피를 앓는 아이는 8명. 박 교사는 “아토피뿐만 아니라 영유아기에는 알레르기 질환이 많아 식재료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쌀이나 잡곡, 장류의 경우 유기농제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식재료 역시 모두 국내산을 사용한다. 된장의 경우 경로당 할머니들과 교사들이 함께 담근 것으로 먹는다. 내년에는 아이들도 함께 할머니와 장을 담가보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

이밖에도 상추랑 찰토마토를 심은 텃밭 가꾸기, 화전·쑥개떡·식혜를 만드는 쌀요리 활동, 오색주먹밥·오색국수·오색경단 등을 만들어 먹어보는 오색오미활동, 식생활 관련 책 놀이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박 교사는 “책 놀이 역시 단순히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에 나온 과일이나 채소를 직접 맛보고 만져볼 수 있도록 체험 프로그램을 연계해서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엄마도 교육 받아요

아이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교육을 받는 한편 신기어린이집은 부모를 대상으로 한 식생활 교육도 진행한다.‘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유혹’이라는 도서를 선정해 가정에 지급하고 녹색식생활 부모 및 교사 교육의 일환으로 ‘똑똑하고 건강한 우리아이’프로그램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식품첨가물이 우리 몸에 끼치는 해로움과 아이들 성장에 도움이 되는 식품을 소개하고 음료나 우유의 색소 실험을 통해 눈으로 직접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확인하도록 하는 등의 교육을 진행해 엄마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박 교사는 “아이들의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기 위해 현장에 있는 교사들도 많은 공부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아이들 발달연령에 적합한교육과 가정과의 연계된 활동으로 영유아기의 건강을 지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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