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급식 민간 위탁, 포문이 열렸다
군급식 민간 위탁, 포문이 열렸다
  • 안유신 기자
  • 승인 2024.04.08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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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급식, 연 2조 원대 규모 시장… 대기업들 잇따라 출사표
삼성웰스토리, 육사 생도식당… 아워홈, 공군 병사식당 수주

[대한급식신문=안유신 기자] “지금의 흐름을 볼 때 이제 군급식 민간 위탁에 포문이 열린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겁니다. 다만 과연 어느 부대까지 군급식 위탁을 허용할지가 관건이라고 보여집니다.”  - A위탁급식업체 관계자 -

최근 육군사관학교(이하 육사)의 생도식당 운영을 대기업인 삼성웰스토리(대표이사 정해린, 이하 웰스토리)가,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병사식당 운영을 아워홈(대표이사 구지은)이 수주하면서 드디어 군급식이 외부에 개방되는 것 아니냐는 급식업계에 기대가 나온다.

이번 수주로 웰스토리는 오는 5월부터 2027년 4월 말까지 3년간 육사 생도식당을 운영하며, 아워홈은 향후 5년간 공군 제20전투비행단 병사식당을 운영하게 된다.

군부대 급식 모습
최근 삼성웰스토리와 아워홈이 군급식 위탁운영을 수주하면서 연 2조 원에 달하는 군급식이 개방된다는 기대가 나온다. 사진은 군장병들이 급식소에서 자율배식을 하는 모습.

육사와 공군 병사식당 입찰에는 굴지의 위탁급식업체들이 나서 치열한 접전을 펼친 것으로 전해진다. 먼저 육사 생도식당 입찰에는 중대형 위탁급식업체 10곳이, 공군 병사식당 입찰에는 중대형 급식업체 7곳이 참가해 경쟁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 평가 기준은 ‘타 업장 운영현황’ ‘품질 및 공급관리’ ‘식단 운영’ ‘급식 만족도’ 등 기술 능력 평가가 90점, 입찰가격이 10점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번 위탁운영을 시작으로 연 2조 원대에 이르는 군급식 시장을 잡기 위한 업계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됐다. 다만 군급식은 군사시설 내에서 이뤄진다는 점과 전시에는 주둔지가 아닌 작전지역에서 임무를 수행한다는 점을 볼 때 완전 개방에는 제한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 군급식 관계자는 “군급식 위탁은 후방이나 교육기관 위주로 제한적 위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며 “군조직 특성상 전투부대, 지원부대 등 고유의 임무와 위치 등 고려해야 하고, 각 부대마다 개별 여건도 달라 전군으로 확대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위탁급식 업계는 단순 군급식 위탁뿐만 아닌 식자재 유통사업, 식음료(F&B)사업 등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관측은 그간 대기업에 제한됐던 군급식 진출이 허용되면서 그 가능성 또한 커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군부대 민간 위탁에는 대기업 참여가 제한돼 중견기업인 풀무원과 동원홈푸드가 시장을 선점했다. 하지만 부실 급식 논란이 커지면서 군급식 단가 인상과 함께 대기업 참여도 허용됐다.

아워홈 관계자는 “군급식 분야에 진출하게 돼 상당히 고무적으로 생각한다”며 “다만 이제 시작인 만큼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장병들을 위한 위생과 안전, 맛까지 완벽히 충족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군급식 위탁은 이번 육사 생도식당을 시작으로 교육기관 위주로 확산될 것이라 전망이 설득력을 얻는다. 실제 육사 생도식당 위탁운영을 시작으로 육군3사관학교를 비롯한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간호사관학교 등도 올해 안에 위탁업체를 선정해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관학교 고위 관계자는 “군급식 위탁은 교육훈련 위주로 운영되는 사관학교, 훈련소 등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하면서 꼼꼼한 모니터링과 보완사항을 도출한 후 일반 전투부대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일부 사관학교 등 교육기관이 하반기 민간 위탁운영을 시작하기 위해 업체 선정 등 행정적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군급식 위탁운영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한 예비역 장군은 “평상시 장병들이 잘 먹고 쉬는 것도 중요한 임무 중 하나라 군급식 위탁운영은 긍정적”이라며 “다만 전시에 민간업체가 장병들의 전투근무지원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도 살펴야 한다”고 우려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군급식 위탁운영은 우선 교육기관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가는 상황이 맞다”며 “올해 안에 육사를 포함한 10여 개의 교육기관이 위탁운영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 전투부대로의 확대는 부대 특성과 위치, 임무 등 고려할 사항이 너무 많다”며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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