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해한 환기설비 개선공사, 해결의 실마리 보인다
난해한 환기설비 개선공사, 해결의 실마리 보인다
  • 김기연 기자
  • 승인 2024.04.12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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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인 조리실 환기설비 개선, 방법을 찾는다]
어려웠던 환기공사의 주범, 낮은 층고 등 해결할 ‘흄방지기’ 첫선
정부가 제시한 후드면 풍속 기준 충족은 물론 조리실 열기도 제거

[대한급식신문=김기연 기자] 2018년 4월 학교급식실 조리 종사자가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이후 ‘조리흄’ 심각성을 인지한 교육 당국이 전국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조리실 환기설비에 대한 전면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서울특별시 강서양천교육지원청(교육장 손기서, 이하 강서양천교육청)이 조리흄을 유의미하게 제거할 수 있는 환기설비 시스템인 ‘흄방지기’를 시범 적용해 학교급식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대한급식신문은 강서양천교육청의 협조를 얻어 시범사업 학교인 서울 신월중학교(교장 박선준, 이하 신월중)를 방문해 시범사업의 성과와 급식 종사자들의 반응을 직접 살펴봤다. <대한급식신문 380호(2024년 4월1일 자) 참조>

- 편집자주 -

신월중은 지난해 12월 강서양천교육청의 ‘학교급식실 환기설비 개선 시범사업(이하 시범사업)’ 대상 학교로 선정된 뒤 겨울방학 동안 급식실 환기설비 개선공사를 진행했다. 개선공사에 투입된 예산은 총 8000만 원. 강서양천교육청의 시범사업 대상 학교 5곳 중 가장 적은 예산이 투입됐다. 

서울 강서구 신월중학교 조리실에서 조리종사자가 조리작업을 하는 모습. 국솥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흄방지기가 빨아들여 위쪽으로 강제 이동시키고 있다.
서울 강서구 신월중학교 조리실에서 조리 종사자가 조리작업을 하는 모습. 국솥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를 흄방지기가 빨아들여 위쪽으로 강제 이동시키고 있다.

실전 배치된 흄방지기 ‘주목’
이번 강서양천교육청의 시범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흄방지기라는 기존에는 없던 방식의 설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환기설비 개선 사업에 있어 ‘발상의 전환’이라고도 표현한다. 환기설비 개선공사를 어렵게 만드는 주범이었던 낮은 조리실 층고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어서다.

현재 신월중에는 고재환 강서양천교육청 학교시설안전과 주무관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토대로 선경산업(대표 김종석)이 제작한 흄방지기가 설치됐다. 실제 강서양천교육청은 신월중 조리실에 회전식 국솥 4대를 나란히 배치하고, 국솥마다 후드와 별도의 흄방지기를 설치했다. 

신월중의 급식인원은 교직원을 포함해 800여 명에 달하며, 이곳에 배치된 조리 종사자는 모두 7명이다. 이처럼 800여 명의 급식을 위해 국솥은 거의 매일 활용되고 있으며, 현장을 방문한 당일에도 나란히 배치된 4개의 국솥에서 각각 다른 조리작업이 이뤄지고 있었다. 

이날 식단에는 누룽지튀김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를 조리하기 위해 조리 종사자 1명은 기름을 가열하고 있는 국솥 앞에 서서 누룽지를 튀기는 작업을 반복하고 있었다. 튀겨지는 면적이 상대적으로 작은 누룽지튀김에서는 많은 연기가 발생하진 않았지만, 국솥에 설치된 흄방지기는 일정한 공기 흐름을 만들며 발생한 연기가 조리 종사자 쪽으로 가지 않도록 유도했다.

누룽지튀김 옆 국솥에서는 야채육수를 끓이고 있었다. 야채육수에서는 누룽지튀김과 다르게 연기가 뭉게뭉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수증기처럼 보였던 이 연기는 여지없이 흄방지기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후드면 평균 풍속, 기준치 상회
신월중에 설치된 흄방지기의 성능은 어느 정도 입증된 상태다. 고용노동부(장관 이정식)가 제시한 ‘단체급식시설 환기에 관한 기술지침(이하 기술지침)’에서는 조리흄을 효과적으로 포집해 조리실 밖으로 배출할 수 있도록 후드면의 풍속을 0.5(수증기 조리기구) ~ 0.7(유증기 조리기구)m/s로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3월 강서양천교육청이 측정한 신월중의 후드면 풍속은 평균 0.8m/s였다. 일반적으로 후드면 풍속은 후드면을 6개 구역으로 나눠 각 구역의 후드면 풍속을 측정한 뒤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같은 방식으로 신월중을 측정한 결과, 가장 포집력이 강한 가운데 구역은 2.10m/s가 나왔고, 가장 낮은 풍속을 기록할 수밖에 없는 바깥쪽 후드면은 0.4m/s가 나왔다. 2차례 측정 결과 평균 풍속은 0.85m/s와 0.81m/s로 나타났다. 즉 후드 성능 향상을 위해 덕트 용량을 추가로 늘리지 않고도 풍속이 올라간 것이기 때문에 흄방지기가 후드 성능을 충분히 보조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된 것.

이외에도 흄방지기는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열기를 제거한다는 점에서도 또 다른 주목을 받고 있다. 신월중 방문 당시 작동 중이던 4대의 국솥 중 2대는 튀김 기름을 가열하는 과정이어서 2대의 흄방지기만 작동하고 있었다. 이처럼 흄방지기가 작동 중인 국솥 위 온도는 옆의 국솥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게 느껴졌다. 

이는 강서양천교육청의 조사에서도 입증됐다. 강서양천교육청이 흄방지기 주변 온도변화를 측정한 결과, 조리 작업자 가슴 위치 온도의 경우 흄방지기 미작동 시 42.1℃였으나 흄방지기 작동 시에는 33.1℃로 측정됐다. 또한 조리작업이 이뤄지는 조리 작업자 골반 위치 온도는 48.2℃에서 39℃까지 낮아졌다. 조리 작업자 주변 모두 평균 20%가량 온도가 낮아진 것이다. 

신월중 조리사는 “조리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기 때문에 얼마나 제거되는지 직접 평가할 수 없지만, 온도가 내려가는 것은 실제 피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흄방지기, 조리실 열기도 잡아
신월중에서 만난 급식 종사자들은 모두 흄방지기의 성능과 역할에 대해 크게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별도의 공사 없이 흄방지기만 설치하면 되는 탓에 공사기간이 짧아 급식이 중단되는 경우가 없고, 덕트의 성능과 관계없이 후드의 배기 성능이 기술지침에서 제시한 ‘효과적인 포집 기준’을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서다. 물론 시범운영 단계에서 일부 문제점이 나오기도 했지만, 강서양천교육청은 선경산업과 협의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정소라 신월중 영양교사는 “강서양천교육청이 실효성 있는 환기설비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며 “이외에도 조리실 내 열기를 제거하기 위해 흄방지기와 더불어 전기식 조리기구 배치도 확대하고 있어 조리 종사자들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재환 강서양천교육청 주무관은 “흄방지기가 언론에 소개된 후 전국 교육청으로부터 수많은 문의를 받았다”며 “4월 중으로 서울시교육청(교육감 조희연)과 협의를 마쳐 ‘서울형 조리실 환기설비 개선 모델’로 확산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4월 22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2024 우수급식·외식산업전’에서는 급식 조리실 환기시스템 모델관 및 흄방지기 전시와 함께 환기시설 개선 사업 및 계약업무 절차 등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돼 환기공사를 추진하는 학교 관계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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