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중심 영양교육과 식생활 관리 위한 통합 플랫폼 필요
[대한급식신문=안유신 기자] 청소년기 식생활 습관은 건강의 기초이자 성인이 된 이후 식생활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료에서 지난 10년간 청소년의 식생활 행태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학계와 관련 단체에서는 이처럼 악화된 청소년들의 식생활 행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이뤄지는 영양·식생활교육 강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 이하 질병청)이 지난 2월 발표한 '청소년건강행태 조사 기반의 청소년 식생활 심층 보고서(이하 심층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22년까지 청소년의 아침 식사 결식률과 에너지음료 섭취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과일과 채소, 우유 섭취율은 감소했고, 패스트푸드와 탄산음료, 단맛 음료 섭취는 증가했다.
이와 함께 식생활에 대한 청소년 인식과 영양 및 식습관 교육 경험률도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여전히 상당수 청소년들은 시간과 식욕이 없거나 늦잠을 자서 아침을 먹지 않았으며, 여기에 더해 아침 식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청소년도 늘었다.
과일을 매일 꼭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먹기 번거로워서 안 먹는 청소년도 조사 인원에 절반에 달했다. 아울러 우유를 매일 꼭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거나 맛이 없고 다른 음료가 더 좋아서 먹지 않는 청소년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1년간 학교에서 영양 및 식사 습관에 대한 영양·식생활교육을 받은 청소년은 2명 중 1명에 불과해 대책 마련이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식생활 행태는 패스트푸드, 단맛 음료, 야식 섭취 등과 강하게 연관된 비건강 식사 패턴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리고 이 같은 비건강 식사 패턴 양상은 남학생, 고등학생, 도시 거주, 주관적 경제 상태가 높거나 주관적 학업성적이 낮고, 거주 형태가 자취나 하숙, 친척집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에서 높게 관찰됐다.
에너지음료 섭취와 관련해서는 전반적으로 남학생, 고등학생, 대도시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섭취율이 높았다. 또 주관적 학업성적과 관련성은 학교급별로 달라 중학생은 학업성적이 낮은 청소년에서, 고등학생은 학업성적이 높은 청소년의 에너지음료 섭취율이 높았다.
에너지음료 섭취는 비건강적인 행태인 식사 패턴, 흡연, 음주, 스트레스, 주관적 수면 충족 수준과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심층 보고서의 모든 결과는 청소년건강행태조사(2013~2022년) 원시 자료가 활용됐으며, 취약 집단 탐색 분석은 2022년 자료, 에너지음료 섭취 관련 요인 분석은 2019년 자료가 사용됐다. 이어 모든 분석은 청소년건강행태조사의 복합표본설계를 반영해 이뤄졌다.
분석에서 식생활 행태의 최근 10년 동안 선형적 변화 추이의 유의성은 일반 선형모형의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사용했고, 연도별 추세 변동은 Joinpoint analysis를 사용해 검정했다. 또한 식생활 행태 관련 취약 집단 및 에너지음료 섭취와 관련한 요인 분석은 로지스틱 회귀분석을 실시해 탐색‧검정했다.
질병청은 이번 심층 보고서를 통해 ▲아침 식사의 중요성에 대한 제고 ▲청소년기 식생활 연구를 기반으로 하는 청소년 식생활지침 개정 ▲건강한 식생활 환경조성 강화 ▲영양교육 시간 확보 및 수요자 중심으로 내실화한 영양교육 시행 ▲청소년 식생활 행태 관리를 위한 통합 플랫폼 운영 등을 제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급변하는 환경변화로 영양교육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며 “교육부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심층 보고서를 연구·분석한 심지선 연세대 교수는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아침 식사 결식이 늘고, 과일‧채소‧우유 섭취는 감소하는 등 식생활 악화가 지속돼 왔다”며 “청소년기 건강한 식생활을 위해서는 학교 영양교육 시간을 확대하고, 수요자 중심의 내실이 있는 영양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